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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가르드 IMF총재 "한국, 집단 자살사회" 한탄한 까닭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지난달 7일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ECC 이삼봉홀에서 학부와 대학원생 8명과 한국 교육시스템의 미래와 여성의 역할 등에 관한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지난달 7일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ECC 이삼봉홀에서 학부와 대학원생 8명과 한국 교육시스템의 미래와 여성의 역할 등에 관한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총재가 "한국은 '집단자살(collective suicide) 사회'"라 한탄했다고 당시 동행했던 이창용 IMF 아태국장이 전했다. 
라가르드는 왜 그런 말을 털어놓은 것일까. 발단은 지난달 7일 서울 이화여대에서의 '학생들과의 간담회'였다고 한다.
당시 라가르드 총재는 학부·대학원생 8명과 '한국 교육시스템의 미래와 여성의 역할'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이대 재학생 150여 명도 청중으로 대화에 참석했다. 
이 국장은 "비공개였던 이 행사에서 모두 울 뻔 했다"고 했다. 학생들의 미래에 대한 걱정을 들으면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의 이화여자대학교 간담회 참석 모습. 임현동 기자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의 이화여자대학교 간담회 참석 모습. 임현동 기자

 
"난 결혼하지 않을 거에요. 왜냐고요? 난 고등학교 때 이대에 오려고 아침 5시부터 새벽 2시까지 공부했어요. 이대에 와서 이제 미래가 열리는구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선배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좋은 직장을 얻는다해도 아이를 갖는 순간 직장을 그만둬야 한다 하고…, 미래가 없는 것처럼 보여요. 이게 '유리천장'(조직 내의 여성에 대한 보이지 않는 장벽을 일컫는 말)이구나 느끼고 있어요."
다른 한 학생은 "한국은 유리천장이 아니라 '시멘트 천장'"이라고 했다 한다. "난 우리 엄마처럼 되지 않을 것"이란 말도 나왔다.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던 라가르드 총재는 학생들에게 "그러지 말라. 여성은 더 독립적이고 강해져야 한다"며 출산의 소중함도 아울러 강조했다고 이 국장은 전했다. 라가르드는 프랑스 변호사 출신으로 IMF 사상 첫 여성 총재다.  
이대 행사가 끝난 뒤 이동하는 차량 안에서 라가르드 총재는 "결혼 안하고 출산율이 떨어지면 성장률과 생산성이 떨어지게 돼 있고, 그럼 재정이 악화된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가 바로 집단적 자살현상이 아니겠느냐. 이게 한국의 문제"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사회 안전망 없이 여성들을 경쟁시키니 자연스럽게 출산을 포기하는 사회가 되고, 이는 결국 사회 전체적으로 리스크가 큰 구조가 형성된다는 주장이다.
이 국장은 "'집단자살 사회'는 전문용어는 아니지만 라가르드 총재가 나름 한국의 현상을 느끼고 묘사한 표현"이라고 말했다. 빨리 손을 쓰지 않으면 한국 전체가 큰 위험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화여대 토론회 나흘 뒤인 지난달 11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크리스틴 라가드드 IMF 총재는 여성의 사회진출을 위한 사회안전망 확충을 촉구했다.

이화여대 토론회 나흘 뒤인 지난달 11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크리스틴 라가드드 IMF 총재는 여성의 사회진출을 위한 사회안전망 확충을 촉구했다.

 
이런 맥락에서 라가르드 총재는 "젊은 여성들이 아이를 낳지 않고 일본보다 경제성장률이 더 낮아질 경우 돈이 나중에 더 많이 들어간다"며 "한국은 재정을 현명하고 유용하게 써서 미래 사회안전망을 미리 구축하고 여성들이 노동시장에 더 적극 참여해 성장률을 올릴 수 있는 정책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한국 지도층에 강하게 촉구했다는 후문이다.     
이 국장은 "재정건전성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재정이 성장률을 발목 잡아선 안 된다"며 "한국의 가장 큰 문제는 청년실업과 노년빈곤으로 지금은 청년실업을 더 걱정하지만 10년 뒤부터는 노년빈곤 문제가 훨씬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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