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강찬수의 에코사이언스] 흑산도, 세인트헬레나 공항 재판되면 어쩌나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논설위원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논설위원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유배됐던 대서양의 절해고도 세인트헬레나 섬. 이곳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배로 닷새는 갈 거리라 찾는 관광객이 연간 4000명이 되지 않는다. 그런 이곳에 지난해 공항이 들어섰고, 지난 14일 여객기가 처음 착륙했다.
 
국내에서도 전남 흑산도에 공항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2015년 국토교통부가 환경부에 낸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계획 변경 요청서’를 보면 비용 대비 편익의 비율이 4.4나 된다고 했다. 이 비율이 1보다 크면 경제성이 있다는 이야기인데 흑산도 공항은 그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다. 공항 건설과 운영에 1115억원이 들어가지만 이익은 4887억원에 이른다는 주장이다. 30년 편익을 더해 현재 가치로 환산했다.
 
에코사이언스 10/24

에코사이언스 10/24

이 비용-편익 분석은 매년 관광객 30만 명, 편도로 환산하면 60만 명이 비행기로 흑산도를 찾을 것이란 가정에 바탕을 뒀다. 60만 명이 고속철도·선박 대신 비행기를 이용함으로써 시간과 돈을 절약하는 편익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 국토부는 지난 7월 국립공원 경관 훼손 등 비용효과가 빠졌다는 환경부 지적에 따라 다시 경제성 평가를 해 제출했다. 그 결과 비용-편익 비율은 2.6으로 떨어졌다. 국토부의 경제성 평가가 고무줄처럼 왔다 갔다 한 것이다. 비행기 운항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과 대기오염 증가, 여객선 운영 손실도 비용으로 넣지 않을 이유가 없다. 게다가 이 편익은 공항이나 항공사의 이해타산을 배제하고 산출됐다. 흑산도에 건설될 1200m 활주로엔 50인승 이하 중소형 항공기만 운항할 수 있다. 50인승의 경우 150억원, 중고도 50억원이나 한다. 국토부 계산으로도 비행기가 9대는 있어야 한다.
 
경제성 평가에 포함되지 않은 국토부 재무성 평가를 보면 30년간 공항 운영을 하면 993억원의 적자가 날 것으로 예측됐다. 이렇게 해도 편익이 더 커 공항을 지어야겠다는 게 국토부 판단인 듯하다.
 
세인트헬레나 공항에는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공항’이란 별명이 이미 붙어 있다. 남아공과의 왕복 항공료가 120만원이라니 앞으로 항공 여객 수요가 얼마나 될지 미지수다. 흑산도 공항도 그런 소리를 들으면 안 된다. 국립공원은 공원대로 망가뜨리고 세금만 축낸다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논설위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