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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몰카 공화국에 맞서는 ‘빨간 원’ 운동

김민욱 내셔널부 기자

김민욱 내셔널부 기자

23일 오후 기자가 국내 한 동영상 공유 사이트에서 성인 인증을 한 뒤 검색창에 ‘몰카’를 쳐봤다. ‘○○녀 몰카에 찍히는 줄 모르고’ ‘남친 몰카’ 등 선정적 제목의 영상이 쭉 올라왔다. 미리 보기 영상에는 반라의 여성 모습이 나타났다. 한 화면에 표시된 20개 영상 중 절반이 이런 식이었다.
 
앞서 지난 13일 경찰청 국정감사장에 몰래카메라가 등장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몰카의 심각성을 알리려 ‘탁상시계 몰카’를 가져온 것이다. 이철성 경찰청장마저 감쪽같이 당했다.
 
요즘 대한민국은 ‘몰카 공화국’이 따로 없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1년 1523건이었던 몰카 범죄는 지난해 5185건으로 세 배 이상으로 늘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접수된 몰카 등 영상물 삭제 요청 건수는 지난해에만 7235건에 달했다.
 
‘빨간 원’ 캠페인에 참여한 배우 설경구.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빨간 원’ 캠페인에 참여한 배우 설경구.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이런 현실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 중인 ‘빨간 원’ 프로젝트가 주목받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과 광운대 공공소통연구소가 몰래카메라 범죄를 막자는 취지로 지난달 15일부터 공동 진행하는 캠페인이다.
 
몰카 도구로 악용되는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 둘레에 주의·경고·금지 메시지를 주는 지름 5~10㎜의 빨간색 원 스티커를 부착한다.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들이 스스로 노력한다는 의지를 담았다. 몰카에 대한 집단 저항 신호인 셈이다. 빨간 원을 붙인 자신의 스마트폰 인증사진을 “나는 보지 않겠습니다” “나는 감시하겠습니다” 같은 메시지와 함께 적어 SNS 등에 올린다. 이종혁 광운대 공공소통연구소장은 “빨간 원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다는 공감대를 서로 확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빨간 원’ 캠페인에 참여한 가수 거미의 인증사진.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빨간 원’ 캠페인에 참여한 가수 거미의 인증사진.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캠페인 호응도가 예상을 웃돌았다. 네티즌 사이에서 빠르게 퍼지더니 나흘 만인 19일엔 인기 영화배우 설경구씨도 동참했다. 처음 만든 빨간 원 스티커 물량 6만 개가 벌써 동나 10만 개를 추가로 만들어 배포 중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오는 30일을 ‘빨간 원 프로젝트 사이버 행동의 날’로 정했다. 경기도를 넘어 전 국민적인 캠페인으로 확산시키려 한다. 서랑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빨간 원 프로젝트에 동참한 시민들은 몰카 범죄에 대한 적극적 감시자가 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스마트폰의 빨간 원이 디지털 성범죄를 옥죄는 고리가 되길 응원한다.
 
김민욱 내셔널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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