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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못하는 정치인 해고 … 시민의 권리 합법화 방안 필요

박원순 서울시장·욘스도티르 아이슬란드 해적당 대표 대담
서울시청에서 만난 박원순 서울시장(왼쪽)과 비르기타 욘스도티르 아이슬란드 해적당 대표. [김춘식 기자]

서울시청에서 만난 박원순 서울시장(왼쪽)과 비르기타 욘스도티르 아이슬란드 해적당 대표. [김춘식 기자]

지난 겨울 서울광장은 촛불의 물결과 함성으로 가득 찼다. 약 1년이 흐른 지금, 그 촛불이 남긴 의미를 되짚어보기 위한 만남이 지난 22일 있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비르기타 욘스도티르 아이슬란드 해적당 대표의 대담이 그것이다.

박원순 시장
촛불 시민 목소리 정치에 반영해야

욘스도티르 대표
시민 위원회 만들어 의견 교환해야

 
‘해적당’이라는 이름은 유럽에서는 시민의 무제한적 정치 참여를 상징한다. 인터넷에서 불법 다운로드를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해적’이라는 단어를 택한 것은 해적당이 인터넷 정보의 자유로운 공유와 저작권법 및 특허권의 철폐 등을 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직접 민주주의의 가치를 옹호하는 아이슬란드 해적당은 지난해 총선에서 68석 중 10석을 확보해 좌파 녹색당과 함께 공동 원내 2당이 됐다.
 
욘스도티르 대표는 23~24일 서울시가 ‘혁신의 담대한 시도: 민주주의와 사회혁신’이라는 주제로 주최하는 포럼 참가차 한국을 방문했다.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진행된 대담에서 두 사람은 직접 민주주의에 대한 이견을 보이기도 했지만 “광장의 민주주의를 일상으로 스며들게 하는 것이 촛불이 남긴 과제”라는 데는 동의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하 박)=“대의 민주주의의 한계가 극단적으로 표출된 것이 지난 겨울 한국의 촛불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 시민들에 의해 선출된 정치권력이 ‘너무 먼 당신’으로 존재해왔다. 일상이나 삶 속에서의 소망과 요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비르기타 욘스도티르(이하 욘스도티르)=“아이슬란드는 여러 모로 한국과 비슷하다. 노르웨이의 지배를 받았고, 덴마크 왕정 시절도 있었다. 시민들이 일어나서 독립을 쟁취했고, 1945년에 비로소 우리만의 의회를 구성했다. 2008년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계기로 정치에 참여하는 움직임이 생겨났다. 무작위로 1000여 명을 선발해 위원회를 구성하며 시민들이 자기 목소리를 냈다.”
 
▶박=“시민 참여를 위해 경제 개혁도 중요하다. 국회 입법이 여전히 기득권을 옹호하고 힘없는 계층을 보호하지 못하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라고 본다. 촛불민심을 받아들여 이런 목소리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욘스도티르=“숙의 민주주의는 과정이고 직접 민주주의는 그 결과라고 생각한다. 깊은 성찰과 사고 이후의 결과다. 개개인이 할 수 있는 모든 이야기를 하나로 모아서 위원회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 위원회는 누구나 참여 가능하고 페이스북을 통한 참여는 물론 심지어 직접 출석도 가능해야 한다. 해적당은 이미 이런 디지털 플랫폼(x.piratar.is)을 만들었다. 여기에는 7만 여명이 참여하고 있는데, 아이슬란드 인구(33만명)로 보면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니다. 법이 기술의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기술 발전을 토대로 관련 데이터를 공개하고 의견을 교환하고 입안 절차가 빨리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인구가 많은 나라나 도시는 직접 민주주의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현대적 기술이나 채널을 통해 부분적으로 도입할 수는 있다. 참여 확대가 갈등과 비효율을 야기한다는 지적은 기우다. 오히려 참여의 벽이 막혀 있었기 때문에 고함을 치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이게 보장되면 목소리가 합리적으로 차분해진다. 내가 민원 현장에서 ‘끝날 때까지 차분하게 듣겠다’고 말하면 거짓말처럼 차분한 대화가 이어진다. 기껏 2~3분이면 끝난다. 우리가 촛불을 경험하고 대통령을 바꿨다고 모든 것이 끝난 게 아니다. 광장의 민주주의가 어떻게 시민 민주주의로, 일상의 민주주의로 꽃을 피우느냐가 남은 과제다. 이 과제를 푸는 핵심은 참여 보장이라고 생각한다.”
 
▶욘스도티르=“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아이슬란드 국민들의 국회에 대한 신뢰도는 12%에 불과했다. 내가 정치에 뛰어들게 된 이유도 그래서다. ‘정치가 어떻게 작동하기에 이런 불신이 나타났나’, 그걸 알아보고 바꾸려고 직접 뛰어들었다. 시민들이 고함치지 않고 일 못하는 정치인들을 해고하는 방법이 있어야 한다. 아이슬란드는 지난 8년간 3번이나 정치 지도자를 갈아치웠다. 굳이 시위를 하거나 소리지를 필요 없이 시민의 권리를 합법화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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