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곰의 탈을 쓴 여우 vs 발톱 감춘 호랑이

김태형 두산 감독(왼쪽)과 김기태 KIA 감독은 ‘형님 리더십’이라는 공통점을 가졌다. 두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 맞대결한다. [사진 중앙포토, KIA 타이거즈]

김태형 두산 감독(왼쪽)과 김기태 KIA 감독은 ‘형님 리더십’이라는 공통점을 가졌다. 두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 맞대결한다. [사진 중앙포토, KIA 타이거즈]

야구를 좀 아는 ‘형님’들이 맞붙는다. ‘형님 리더십’의 대명사인 김태형(50) 두산 감독과 김기태(48) KIA 감독이 한국시리즈(7전4승제)에서 지략 대결을 펼친다. 1차전은 25일 오후 6시 30분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다.
 
한국시리즈 3연패(連覇)에 도전하는 김태형 감독과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는 김기태 감독의 공통점은 ‘형님 리더십’이다. 선수 시절 나란히 주장을 맡아 일찌감치 리더십을 인정받았다는 점도 비슷하다.
 
포스트시즌 들어 김강률에게 마무리를 맡기는 승부수를 던진 김태형 감독. [뉴시스]

포스트시즌 들어 김강률에게 마무리를 맡기는 승부수를 던진 김태형 감독. [뉴시스]

김태형 감독은 현역 시절부터 불같은 성격으로 유명했다. 후배들이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따끔하게 지적했다. 별명이 ‘불곰’이었다. 강단도 있었다. 선수단 처우와 관련된 내용을 말하기 위해 사장실에 쳐들어갈 정도였다. 두산 프런트를 지낸 구경백 해설위원은 “막무가내는 아니었다. 선수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조목조목 이야기할 줄 알았다. 구단 내부에선 일찌감치 ‘감독감’이란 얘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두산은 2014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자 SK 배터리코치였던 김태형 감독을 불러들였다.
 
KIA 김기태 감독도 보스 기질이 강하다. 선수 때부터 일찌감치 지도자감이란 평가를 받았다. 쌍방울을 이끌었던 김성근 감독은 20대 후반인 김기태를 주장으로 임명하며 “미래의 감독감”이란 평가를 했다. 김기태 감독은 선수 시절 삼성으로 트레이드된 뒤에도 주장을 맡았다. 그는 지도자 연수를 받았던 일본 프로야구계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승엽의 전담 코치로 요미우리에 입단했지만, 정식 코치를 거쳐 2군 감독까지 맡았다.
 
스타일이 비슷한 두 사람이지만 팀을 운영하는 방식은 사뭇 다르다. 김태형 감독은 다양한 작전지시를 내리기보단 선수들의 능력과 판단에 맡기는 유형이다. 중심타자 박건우를 대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올시즌 타격 2위(0.366)에 오른 박건우는 초구 공략을 선호한다. 실제로 초구를 때렸을 때 타율이 0.392나 된다. 그러나 박건우는 기다려야 할 때도 과감하게 스윙을 할 때가 있다. 그래도 김태형 감독은 나무라지 않는다. “속으로는 천불이 나지만…. 그게 본인한테 맞다는 데 어쩌겠느냐.” 김 감독은 “사실 난 참을성이 없는 편이었는데 김인식·김경문 감독님을 보면서 성격이 바뀐 것 같다”고 했다.
 
선수들의 개인기록이 걸린 상황에선 심판에게 목소리를 높이는 김기태 감독. [뉴시스]

선수들의 개인기록이 걸린 상황에선 심판에게 목소리를 높이는 김기태 감독. [뉴시스]

김태형 감독의 또다른 별명은 ‘곰의 탈을 쓴 여우’다. 곰처럼 우직해 보이지만 필요할 땐 과감하게 결단을 내린다. 장기전인 정규시즌보다는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에서 그런 모습을 자주 보인다. 대표적인 게 2015년 플레이오프였다. 두산은 NC에 1승2패로 끌려가고 있었다. 김 감독은 1차전 완봉승을 거둔 니퍼트를 3일만 쉬게 하고 4차전 선발로 내세웠다. 니퍼트는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호투를 펼쳤고, 두산은 결국 4·5차전을 내리 이긴 뒤 한국시리즈에 진출,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김 감독은 올해도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정규시즌 내내 마무리를 맡았던 이용찬 대신 최근 구위가 좋은 김강률 카드를 꺼내들었다. 승리를 위해 냉정한 결단을 내린 것이다.
 
김기태 감독은 ‘맏형’에 더 가깝다. 외국인 선수 버나디나의 ‘헬멧 세리머니’를 따라하는가 하면 선수들에게 고개를 숙이기도 한다. 소탈한 모습이지만 ‘규율’과 ‘팀’을 강조한다. 선수들이 머리를 염색하거나 복장이 흐트러지는 걸 용납하지 않는다. 인터뷰를 할 때도 특정 선수에 대한 칭찬이나 비난을 하지 않는다. 모든 결과는 팀으로써 함께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위권에 머물던 KIA를 맡아 3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것도 ‘동행’ 리더십이 작용한 덕분이었다.
 
엄한 맏형 같은 김기태 감독이지만 지도자가 된 뒤엔 현역 시절에 없던 부드러움을 더했다. 대표적인 게 ‘반바지 훈련’이다. 김 감독은 지난 두 시즌 동안 선수들이 경기를 앞두고 훈련을 할 때 반바지를 입는 걸 금지했다. 다른 팀들이 훈련을 할 때 유니폼 대신 반바지를 착용하는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팀’을 상징하는 유니폼을 갖춰입고 야구와 팀에 대한 예의를 갖추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올해 여름부터 훈련을 할 때 반바지 착용을 허용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그만큼 노력해줬으니까 감독도 배려를 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심판들에게 거친 항의를 하지 않는 김 감독이지만 간혹 목소리를 높일 때가 있다. 안타성 타구가 실책으로 판정되면 주저하지 않고 항의를 한다. KIA 관계자는 “선수들에겐 안타 하나하나가 연봉 고과에 반영된다는 걸 잘 아는 김 감독이 선수들을 챙겨주기 위해 나온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