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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표류 10년 … 대전 은행1구역 상가에 한숨만 쌓인다

전국 늙은 도시의 눈물 … 해법은 ④ 대전 중·동구 원도심
재개발이 10여년 째 중단된 대전시 중구 은행1구역. 찾은 사람이 없어 썰렁하다. [프리랜서 김성태]

재개발이 10여년 째 중단된 대전시 중구 은행1구역. 찾은 사람이 없어 썰렁하다. [프리랜서 김성태]

20일 오후 6시 대전시 중구 은행동 대우당약국 뒷골목. ‘은행1구역’으로 불리는 곳이다. 어둠이 깔리면서 환하게 조명이 들어온 도로변 상가와 달리 골목 안은 군데군데 식당 몇 곳만 영업 중이었다.

정비사업 중단 후 조합 내부 소송전
줄폐업에 손님 뚝 “언제까지 버틸지”

건너편 제일극장거리는 다시 활기
1월 건물주·상인·지자체 의기투합
임대료 낮추고 업종 바꿔 상권 살려

 
낮에도 인적이 많지 않은 이곳은 밤이 되면서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겨 을씨년스러웠다. 중앙로를 따라 조성된 상권 가운데 유일하게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곳이다. 2008년 이곳에 60층 규모의 랜드마크 빌딩을 세우는 등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추진했지만, 시공사인 롯데건설이 사업을 포기하면서 10여 년이 흘렀다. 조합 내부에서도 소송분쟁이 이어지면서 2014년부터 사실상 개발이 물 건너간 상태다. 60대 식당 주인은 “사람은 고사하고 골목에 차도 들어오지 않는다”며 “가게를 내놓아도 팔리지 않고 임대도 되지 않아 그냥 버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대전시와 중구청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같은 시각 은행1구역 반대편인 옛 제일극장거리. 쌀쌀한 바람이 불었지만 친구, 연인과 나온 젊은이들로 북적였다. 상인들은 “지난 봄부터 찾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고 입을 모았다. 1980~90년대 대전의 대표적 상권이던 이곳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급속히 쇠락했다. 주요 공공기관이 둔산 신도심으로 이동하면서 점포가 줄줄이 문을 닫고 손님의 발길도 뚝 끊겼다. 2015년 중반엔 공실률이 60%를 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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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극장거리에 활기가 되살아난 것은 올 1월 건물주와 상인, 지방자치단체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면서다. 건물주와 상인들은 대전도시재생지원센터 자문을 통해 임대료를 낮추고 업종전환을 시도했다. 건물주들은 임대료를 3년간 동결하기로 했다. 임대료가 올라 세입자가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 현상)’을 막기 위해서였다. 이후 3년간은 물가상승률에 맞춰 임대료를 올리기로 했다. 아웃도어 매장이 주를 이뤘던 점포는 ‘가상체험존(VR)’ 등으로 바뀌었다. 이런 노력으로 최근 공실률은 10%대까지 낮아졌다.
 
대전시는 지난해 11월 ‘도시재생전략계획 2025년’을 수립했다. 원도심의 르네상스를 되찾겠다는 취지에서다. 과거 대전의 중심축이던 대전역~옛 충남도청(중앙로)을 중심으로 도시재생을 추진할 방침이다. 중앙로를 따라 남북으로 위치한 중구 대흥·선화·은행동, 동구 중동·정동·삼성동 지역이 핵심이다. 현재 ▶옛 충남도청사 활용 ▶근대문화유산을 활용한 문화재생 ▶수요자 중심의 도시정비 등을 추진 중이다.
 
맞은편의 으능정이 거리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맞은편의 으능정이 거리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선화동에 위치한 옛 충남도청사는 문화·예술·과학 복합공간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미 대전시 일부 부서와 시민대학·평생교육진흥원 등 산하기관이 입주해 있다. 공연장과 전시공간 등도 마련돼 있다.
 
지난달 국토교통부 도시재생특별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한 ‘중앙로 프로젝트 사업’도 도시재생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2020년까지 360억원(국비 180억원)을 들여 중앙로 신·구 지하상가 연결(100m), 지하상가 보행환경 개선 등을 추진하게 된다.
 
인쇄·한약재 거리로 유명한 중동에는 만화·웹툰 창작실과 창업공간·비즈센터 등으로 이뤄진 건물이 들어선다. 지난 18일에는 중앙동 주민센터에 청년 거점공간 ‘청춘다락’이 문을 열었다.
 
대흥동 옛 충남도지사 관사촌을 중심으로는 ‘문화예술촌(가칭)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충남도지사 관사는 한국전쟁 때 이승만 대통령이 임시거처로 사용한 곳이기도 하다. 대전시는 2018년까지 관사촌을 매입해 시민창작공간과 체류형 작업공간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관사촌과 테마공원~보문산을 연결하는 ‘도심 속 문화올레길’도 검토 중이다. 중·동구 원도심 일원 1.8㎞구간에는 근대문화예술특구를 조성한다. 올해부터 2020년까지 460억원의 예산을 투입, 근대 건축유산과 문화예술 활용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게 특구 조성의 목표다.
 
임묵 대전시 도시재생본부장은 “도시재생은 원도심의 기능회복에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이라며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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