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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개' 판단시 난소 적출···동물관리 해외선 어떻게

 지난달 말 미국 뉴욕주 클린턴카운티의 작은 마을 페루에서 개가 사람을 무는 사고가 일어났다. 한 달 전 이사 온 마이클 제임스의 개가 맞은편 집에 사는 로레타 티먼스(81)의 얼굴을 물었다.  
 
사건은 제임스가 반려견 세 마리와 함께 출근했다가 퇴근해 집에 도착해 자동차 문을 열면서 시작됐다. 세 마리 가운데 수컷이 집 밖에서 우편함을 확인하던 티먼스에게 돌진해 얼굴을 물었다. 두 마리 암컷도 수컷을 뒤쫓아갔지만, 티먼스를 해치지는 않았다.  
 
티먼스는 지나가던 운전자의 도움으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5시간에 걸친 성형외과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그를 공격한 수컷 개는 뉴욕주 법에 따라 안락사에 처했다고 지역 abc방송이 보도했다.
 
지난 9월 미국 뉴욕주의 작은 마을 페루에서 개가 81세 노인의 얼굴을 무는 사고가 일어났다. 개 주인(오른쪽)이 방송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앞집 노인을 문 개는 안락사에 처해졌다. 집 안에 있는 개 2마리는 개 통제관(dog control officer)이 의해 공격 성향이 없다고 판단을 내려 주인과 함께 지낼 수 있게 됐다. [사진 abc방송 캡쳐]

지난 9월 미국 뉴욕주의 작은 마을 페루에서 개가 81세 노인의 얼굴을 무는 사고가 일어났다. 개 주인(오른쪽)이 방송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앞집 노인을 문 개는 안락사에 처해졌다. 집 안에 있는 개 2마리는 개 통제관(dog control officer)이 의해 공격 성향이 없다고 판단을 내려 주인과 함께 지낼 수 있게 됐다. [사진 abc방송 캡쳐]

 
이 마을 개 통제관(dog control officer)이 출동해 암컷 두 마리는 공격적 성향이 없다고 판단해 별도의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으로 개 주인 제임스는 범칙금 과태료 9건을 받았고, 지역 법원 출석 명령을 받았다.
 
뉴욕주 경찰은 별도 수사에 들어갔다. 브렌트 데이비슨 경위는 “개들이 과거에도 위협적으로 행동한 적이 있는데도 개 주인이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면 형사 입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제임스는 “사람들을 할퀸 적은 있지만 물은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ㆍ영국ㆍ독일 등 선진국은 반려동물과 생활한 역사가 긴 만큼 동물 관리 정책도 체계적이다. 오랜 노하우를 통해 사람과 개가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과 규칙을 세세하게 정해 놓았다.
 
일부 선진국에서는 반려견과 관련한 갈등과 분쟁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입법하고 있다. 동물법 규정은 기본적으로 반려동물 학대를 금지하는 보호 규정이지만, 개가 사람을 공격한 경우의 처벌과 보상도 명시하고 있다.
 
미국 로펌 에드거 스나이더에 따르면 미국에는 7820만 마리의 반려견이 살고 있다. 이들에 의해 해마다 평균 450만 명이 개에 물리는 사고를 당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에서는 해마다 평균 450만 명이 개에 물리는 사고를 당하고 있다. [사진 도깅턴포스트]

미국에서는 해마다 평균 450만 명이 개에 물리는 사고를 당하고 있다. [사진 도깅턴포스트]

 
미국은 주마다 반려견 관련 규정이 다르다. 뉴욕주에서는 ‘위험한 개’가 있다는 민원이 제기되면 경찰 또는 개 통제관(dog control officer)이 개입한다. 개 통제관은 주로 학대받는 동물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지만, 동물이 사람을 공격했을 경우에도 사건을 처리할 수 있다.
 
뉴욕주에서 문제를 일으킨 개는 법원의 판단을 구해야 한다. 사람이 문제를 일으키면 판사 앞에 서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판사는 문제의 개를 ‘위험한 개’로 볼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 살펴보고 즉시 판단을 내려야 한다. ‘위험한 개’로 판단하면 경찰관 또는 개 통제관에게 개의 구금을 명령할 수 있다.  
 
이후 법원은 5일 이내에 공판을 열어야 한다. 법원 심리에서 고소인(민원인)은 개가 위험하다는 것을 증거를 통해 증명해야 한다. 다만, 개로부터 상해를 입거나 사망한 피해자가 과거에 이 개(또는 새끼)를 괴롭히거나 공격하거나 신체적 위협을 가한 전력이 있을 경우 문제의 개는 ‘위험한 개’에 해당하지 않는다. 개가 주인 또는 거주공간, 새끼를 지키려다 사람을 공격하게 된 경우도 예외를 인정받는다.
 
법원이 ‘위험한 개’라고 판단할 경우 법원은 난소 적출 또는 중성화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마이크로칩을 몸에 심도록 하는 명령도 가능하다. 법원은 이밖에도 ^개 행동전문가로부터 평가 및 훈련 받기(개 주인이 비용 부담) ^일정 기간 구금 ^공공 장소에 나갈 때 목줄과 입마개 착용 ^개 물림 사고에 대비한 책임보험 가입 등을 명령할 수 있다.
 
사람이 죽거나 심각하게 다치면 이 정도에서 끝나지 않는다. 개가 사람을 공격해 심각한 신체적 손상을 입히거나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법원은 문제의 개에 대해 인도적인 안락사와 영구적인 구금을 명할 수 있다. 또 과거 사람을 공격하는 등 잔인한 성향이 있음이 입증된 경우, 다른 동물을 죽이거나 심각한 신체적 손상을 일으킨 경우에도 악락사와 영구 구금 대상이 된다.
 
안락사 명령이 내려지더라도 30일 간은 집행되지 않는다. 이 기간 동안 개 주인은 안락사 명령이 부당하다고 판단되면 항소할 수 있다.  
 
개에 대한 처벌과 별도로 개 주인은 최고 1500달러의 벌금형 또는 경범죄에 준하는 처벌을 받는다.  
 
신체적 상해 보상을 전문으로 하는 미국의 로펌이 개에게 물릴 위험성을 설명하기 위해 게시한 사진. 언뜻 보면 작은 소녀가 개와 교감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개가 공격하기 일보직전이라는 설명이다. [사진 하워드블라우 로펌]

신체적 상해 보상을 전문으로 하는 미국의 로펌이 개에게 물릴 위험성을 설명하기 위해 게시한 사진. 언뜻 보면 작은 소녀가 개와 교감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개가 공격하기 일보직전이라는 설명이다. [사진 하워드블라우 로펌]

 
영국은 1991년 ‘위험한 개 법(Dangerous Dogs Act)’을 제정해 시행 중이다. 개를 키우는 단계부터 개 종류를 규제한다. 핏불테리어, 도사견, 도고 아르헨티노, 필라 브라질레이로 등을 특별 통제견으로 규정하고 이들 견종을 키우려면 법원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  
 
맹견에 대한 대인보상 보험 가입, 중성화 수술, 마이크로칩 삽입, 입마개 착용 의무화도 시행 중이다. 맹견은 번식과 판매, 교환 금지 대상이기도 하다.
 
개가 사람을 물어 상해를 입힐 경우 최대 5년, 사망하면 최대 14년 징역을 선고할 수 있다. 개가 사람에게 상해를 입히거나 사망에 이르게 할 경우 개 주인에게 도살을 명하거나 소유권을 박탈할 수도 있다.
 
독일은 맹견을 19종으로 세분화해 관리한다. 아메리칸 핏불 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 테리어, 잉글리시 불 테리어까지 위험성이 큰 4종류는 일반인의 소유가 금지됐다.
 
프랑스는 일부 맹견의 경우 법원 허가를 받아야 사육할 수 있다. 맹견에 대해서는 주기적으로 행동 평가를 시행한다.  
 
뉴질랜드는 ‘맹견 관리 자격증’ 제도를 도입했다. 위험한 개를 다룰 수 있는지, 사육환경은 적절한지 등을 검토해 일정 기준을 통과한 사람만 맹견을 키울 수 있다.  
 
박현영ㆍ하남현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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