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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화장실 휴지, 이제 변기에 양보하세요

공중화장실 업그레이드

칸막이 화장실 내 휴지통 철거
여성용엔 위생용품수거함 비치
개정 시행령 내년 1월 1일 발효



‘화장지를 변기에 넣으면 변기도 막히고 당신의 인생도 막힙니다.’ ‘휴지통에 화장지를 버리세요. 변기가 아파해요.’
 
재미있게 표현된 이 문구들은 국내 여느 화장실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말이다. 화장지 때문에 변기가 막힐 것을 예방하는 것인데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이를 이상하게 여긴다. 파란색 사각 휴지통이 화장실 칸마다 변기 옆에 놓인 것이 한국의 일반적인 모습이라면 미국·일본·유럽의 여러 국가들에선 휴지통을 볼 수 없다. 화장실 칸을 나와 손을 닦는 곳 구석 한 켠에 놓인 휴지통이 전부다.
 
이처럼 다른 화장실 문화는 온라인 사이트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국내 한 온라인 사이트에는 “영어와 일본어로 ‘변기에 화장지를 넣지 마세요’를 어떻게 쓰나요? 회사에 일본·영국 손님이 자주 오는데 자꾸 변기에 화장지를 넣어요”라는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반면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휴지가 수북하게 쌓여 있는 우리나라 화장실 모습을 촬영한 사진과 함께 ‘대소변이 묻은 휴지를 그대로 두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는 내용이 게재돼 있다.
 
서울올림픽 준비 때 다수 설치
우리는 왜 변기 옆에 휴지통을 놓게 됐을까. 시작은 과거 88 서울 올림픽 개최 시기로 올라간다. 대부분 재래식(푸세식)이었던 화장실을 급격하게 개선하는 과정에서 화장지 보급이 충분치 않아 신문지 또는 질 낮은 휴지 등을 사용한 것. 당시엔 질 낮은 휴지를 변기에 넣으면 하수관이 막혀 이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휴지통을 놓아 둔 것이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대부분의 화장지가 물에 잘 녹는다. 사각 티슈나 키친타월, 물티슈 같은 두꺼운 휴지만 넣지 않으면 문제 없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오히려 변기 옆 휴지통은 미관상 비위생적일 뿐 아니라 악취와 해충 발생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내년부터는 국내 화장실 모습도 달라진다. 행정안전부가 공중화장실에 휴지통을 없애는 등의 내용을 담은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 변기가 있는 칸막이 안에는 휴지통이 사라지고 여성 화장실엔 위생용품을 버릴 수 있는 위생용품 수거함이 비치될 예정이다.
 
남성 소변기마다 가림막
휴지가 휴지통에 꽉 차 바닥에 떨어져 있는 지하철·고속도로 화장실은 이제 사라진다. 하지만 휴지통 없애기에 대한 우려도 있다. 오랜 시간 화장지를 휴지통에 버려온 습관으로 인해 변기에 버리지 못하고 바닥에 버리는 상황이 생기거나, 간혹 화장지가 아닌 물티슈·생리대·기타 물건 등을 넣어 변기가 막히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쓰레기 없는 화장실의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새로운 화장실 이용 습관에 익숙해져야 한다.
 
이번 시행령에는 공중화장실의 구조 변경도 포함돼 있다. 앞으로는 복도에서 안이 훤히 보이는 구조로 화장실을 만들면 안 되며, 남자 화장실 소변기에는 가림막을 설치해야 한다. 화장실 청소나 보수를 할 때도 성별이 다른 작업자가 출입하는 경우 입구에 안내표지판을 놓아야 한다.
 
윤종인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분권실장은 “이번 개정으로 우리나라 화장실 문화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높이지고 공중화장실 이용자의 편의가 증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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