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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영양소 고루고루 … 119세 할머니 장수 비결

계란의 영양학

살충제 계란 사태가 어느 정도 진화되면서 계란이 우리 식탁에 다시 오르고 있다. 정부는 향후 국내에서 유통되는 계란의 안전성을 강화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였다. 알고 보면 계란은 완전식품에 가깝다. 미국의 디지털 미디어 ‘복스’는 만 71세에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건강 비결 중 하나로 계란을 꼽았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아침마다 계란 흰자 오믈렛을 챙겨 먹는다고 한다. 계란이 몸에 좋은 이유를 알아본다. 
 
지난 4월 119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난 이탈리아의 에마 모라노 할머니는 1899년부터 무려 3세기(19~21세기)에 걸쳐 살았다. 모라노 할머니는 2015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장수 비결로 “매일 날계란 두 개를 먹었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10대에 빈혈 때문에 병원을 찾았을 때 의사가 날계란을 먹으라고 권장한 것이 한 세기 넘게 계란과 인연을 맺은 계기였다고 고백했다.
노른자에 비타민D 듬뿍
모라노 할머니 같은 ‘노인’에게 계란은 중요한 식품이다. 우선 계란은 비타민D를 손쉽게 보충해준다. 햇빛을 받으면 피부에서 만들어지는 비타민D는 외출이 쉽지 않은 노인에게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최근 70세 이상 노인은 비타민D를 하루 800국제단위(IU) 이상 섭취할 것을 권장했다. 성인의 하루 비타민D 권장량(600IU 이상)보다 노인이 오히려 많이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계란 한 개의 노른자엔 비타민D가 약 40IU 들어 있다. 비타민D는 칼슘의 체내 흡수를 도와 노인의 뼈 건강을 지켜준다. 비타민D가 암을 막고 면역력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계란엔 오메가3·콜린(비타민B군의 일종)·비타민A·셀레늄·아연·루테인·지아잔틴 같은 영양소도 풍부하다. 콜린은 기억력 개선을 돕는다. 오메가3 지방의 EPA나 DHA는 뇌 기능을 개선해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다. 오메가3 지방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혈관 건강을 돕는다. 심장병·뇌졸중이 걱정되는 노인에게 계란을 권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루테인·지아잔틴 또한 항산화 성분으로 인지기능 저하를 늦추고 눈 건강에 유익하다. 노화로 인한 시력 감퇴, 황반변성으로 인한 실명 위험을 낮추는 식품으로 계란이 거론되는 건 눈 건강 3총사로 통하는 비타민A·루테인·지아잔틴이 골고루 들어 있어서다. 또 셀레늄은 암 예방에, 아연은 생식 기능에 도움을 주는 미네랄이다.
 
계란은 식중독을 막는 데도 도움을 준다. 계란 흰자에 풍부한 라이소자임(lysozyme)은 대표적인 식중독균인 살모넬라균을 제거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대한수의사학회지에 실린 경상대 수의대 이후장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계란 흰자의 라이소자임이 살모넬라 식중독균에 대해선 항균 효과를, 쥐의 살모넬라 감염증에 대해선 치료 효과를 보였다. 그 결과, 계란 흰자에 든 라이소자임은 1mL당 600㎍의 낮은 농도로도 살모넬라균을 죽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란 흰자 단백질의 3.5%를 구성하는 라이소자임은 계란의 세균 증식을 억제하는 효소다. 강력한 살균 효과를 발휘해 의약품이나 식품 보존제로도 활용된다. 계란이 상온에서도 상하지 않고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킬 수 있는 데도 라이소자임이 기여한다. 계란 껍질이 미생물 침투가 어려운 구조로 된 것도 있지만 흰자의 라이소자임과 노른자의 면역단백질이 항균·살균 기능을 담당하는 것이다.
 
라이소자임은 브루셀라균·이질균·대장균·리스테리아균과 황색 포도상구균 등의 활성도도 떨어뜨린다. 페니실린을 발견한 영국의 플레밍이 1922년 라이소자임을 찾아냈다. 라이소자임의 살균력은 치주염·구강염을 예방해 일부 껌이나 가글액·치약에도 라이소자임이 들어간다. 라이소자임은 바이러스에 의한 피부 감염의 예방·치료에도 유용하다. 라이소자임이 암 성장을 억제했다는 연구도 있고 만성 기관지염이나 알레르기가 있는 부비동염(축농증) 어린이 환자의 상태를 호전시켰다는 연구도 있다.
 
대사증후군 환자는 건강한 사람보다 계란을 유독 적게 먹는 것으로 밝혀졌다.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강명화 교수팀이 대사증후군 환자 15명과 건강한 사람 25명 등 40명의 식사 내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강 교수팀은 평균 연령이 56.3세인 사람들이 아침부터 잠들기 전까지 먹은 모든 음식명과 섭취량, 해당 음식에 들어간 재료 명칭과 재료량 2~3일치를 조사했다. 그랬더니 대사증후군 환자와 건강한 사람의 식단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것은 계란과 우유 등 유제품이었다. 계란의 경우 건강한 사람이 하루 30.3g을 챙겨 먹은 데 비해 대사증후군 환자는 9g만 먹었다.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혈중 루테인·지아잔틴 등 카로티노이드(항산화 성분) 농도가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루테인·지아잔틴은 계란 노른자에 풍부하다. 이 때문에 계란 섭취가 대사증후군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된다.
 
흰자에 라이소자임 가득
대사증후군 환자가 두려워하는 요인은 ‘콜레스테롤’이다. 콜레스테롤 때문에 계란 섭취를 꺼리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대한당뇨병학회 ‘당뇨병지(JKD)’에 발표된 논문(식이 콜레스테롤 섭취와 지질 농도: 달걀은 마음껏 먹어도 되나?)에서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이은정 교수는 “여러 연구를 통해 계란 섭취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은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 논문에서 이 교수는 “계란을 하루 1개 이상 섭취해도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지 않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기술했다. 특히 일반인에선 계란 섭취와 심혈관 질환의 연관성이 입증되지 않았다.
 
라트비아농대 화학과 코발쿡스 교수팀은 계란 노른자 기름에 든 여러 성분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아이의 두뇌 발달을 돕는 DHA, 칼슘의 체내 흡수를 돕는 비타민D, 면역력을 높여주는 비타민E는 모유보다 계란 노른자 ‘기름’에 더 많이 든 것으로 밝혀졌다. 또 루테인·올레산·리놀레산·알파리놀렌산(ALA) 등 계란 노른자 기름에 함유된 각종 성분의 구성과 양이 사람의 모유와 흡사하다는 사실도 함께 확인됐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아그로노미 리서치(농업경제학 연구)’에 실렸다. 당시 코발쿡스 교수팀은 계란 노른자 기름에 함유된 천연 바이오액티브(인체에 영향을 주는) 성분으로 DHA, 지용성 비타민, 루테인, 인지질, 콜레스테롤을 꼽았다. 이들 성분은 모유에도 들어 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두뇌 발달을 돕는 DHA가 노른자 기름 100g당 1.17㎎ 들어 있다”며 “노른자는 유아의 훌륭한 DHA 공급 식품”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노른자 기름의 비타민 D·E 함량은 모유의 약 10배에 달한다. 연구팀은 “노른자 기름의 콜레스테롤 함량은 모유보다 10배 많지만 이는 유아 건강에 이롭다”며 “콜레스테롤이 유아의 두뇌와 중추신경계 발달을 돕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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