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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헬스장은 답답하다, 빌딩 숲 달리는 젊은이들

서울 압구정·청담동 등지의 유명 스포츠 브랜드 매장 앞, 해가 저물기 시작하면 몸에 달라붙는 레깅스에 형형색색의 바람막이를 입은 젊은이가 삼삼오오 모여든다.
간단한 준비운동을 마친 후 사람들은 열을 맞춰 뛰기 시작한다. 백화점을 지나고 횡단보도를 건너며 즐겁게 달린다. 고층 빌딩 숲을 가르며 달리는 ‘도심 러닝족’이다.
 
20~30대 젊은이로 구성된 러닝크루 YRC 회원들이 서울 삼성동의 코엑스 일대를 달리고 있다.

20~30대 젊은이로 구성된 러닝크루 YRC 회원들이 서울 삼성동의 코엑스 일대를 달리고 있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SBS 드라마 ‘사랑의 온도’의 남녀 주인공은 러닝 동호회에서 처음 만난다. 어두워진 서울 광화문·경복궁·북촌 일대를 돌며 청춘 남녀들은 우정을 쌓고 사랑을 키운다.
 
이는 드라마 속의 얘기만은 아니다. 직장인 김혜빈(23·서울 남현동)씨는 요즘 달리기에 푹 빠져 있다. 퇴근 후 러닝 크루(crew·특정 일을 함께하는 무리) YRC에서 석 달째 뛰고 있다. 매주 목요일 오후 8시 반포한강공원에 모여 30여 명의 크루와 함께 잠수교까지 한 시간 정도 달린다. 크루들과 사진을 찍기도 하고 반포대교의 야경을 바라보며 뛰기를 반복한다. 땀이 비 오듯 흘러내리고 숨이 턱까지 차 오르지만 짜릿한 쾌감이 밀려온다. 김씨는 “선배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러닝 사진이 멋져서 친구와 함께 참여하게 됐다”며 “야외에서 달리는 건 처음인데 직장인끼리 모여 달리다 보니 스트레스도 풀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YRC를 이끄는 노진호 대장은 “혼자 달리다 보면 지루하고 피곤해 빨리 포기하기 쉬운데 함께 달리면 외롭지 않고 동기부여도 돼 러닝 크루에 참여하는 젊은 직장인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복의 러닝화 ‘플로트라이드 런’.

리복의 러닝화 ‘플로트라이드 런’.

함께 모여 달리며 즐기는 문화가 뜨고 있다. 기존엔 중·장년층 일색의 동네 조깅족이나 기록 단축을 위해 고독한 달리기를 즐기는 마라토너가 대부분이었다면, 최근엔 2030세대를 중심으로 도심이나 공원·한강변 등을 무리 지어 달리는 일이 많아졌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 지역에서 활동하는 러닝 크루만 50여 개에 달한다. 패셔너블한 러닝복을 갖춰 입은 젊은 러너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증샷을 올리면서 ‘런스타(‘런’과 ‘스타’의 합성어)’ ‘런스타그램(런스타와 인스타그램의 합성어)’ 같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인스타그램에서 ‘#런스타그램’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9만2000개가 넘는 사진이 쏟아진다.
 
지루함 모르고 스트레스 해소
전문가들은 최근 젊은 층에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운동 인구가 늘면서 ‘러닝’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한다. 러닝은 따로 준비할 기구나 비용이 들지 않고 장소 제약이 거의 없어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있는데다 성취감도 맛볼 수 있는 운동이다. ‘셀카’ ‘인증샷’ 찍기를 좋아하는 문화도 러닝족 열풍에 불을 지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자신의 기록을 측정하고 무리 지어 달리는 인증샷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것이 이들의 특징이다. 러닝 크루 회원이 아니더라도 SNS에서 선착순으로 신청하면 함께 뛸 수 있는 ‘오픈 런’도 성황을 이룬다.
 
지난해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에 오픈한 ‘아디다스 런베이스 서울’.

지난해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에 오픈한 ‘아디다스 런베이스 서울’.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해 스포츠 브랜드는 러닝클럽 운영에 나서고 있다. 아디다스는 지난해 3월 러닝을 즐기는 사람들이 모여 운동할 수 있는 ‘런베이스 서울’을 이태원 경리단길에 오픈했다. 출근 복장 그대로 들러서 옷을 보관하고 운동부터 샤워까지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이용료 3000원만 내면 원하는 운동 클래스와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오픈 1년 만에 1만5000여 명이 다녀간 핫플레이스로 등극했다. 아디다스는 전 세계에서 ‘ADIDAS RUNNERS(AR)’라는 러닝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에는 지난 6월 처음 선보여 현재 1500여 명의 러너가 활동하고 있다. 맞춤형 트레이닝과 전문가 코칭 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다. 나이키는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와 삼성동 코엑스몰 매장에서 ‘트레이닝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매주 화·목요일 무료 운동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아식스는 지난해 6월 이태원에 ‘러닝 전문 스토어’를 열었다. 이곳과 강남 직영점에서 국가대표 마라토너 출신인 권은주 감독이 이끄는 러닝클럽을 운영 중이다. 리복은 지난 3월부터 매주 토요일 러닝·아웃도어 트레이닝 클래스를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2017년 비모어휴먼 프로젝트’를 시작한 데 이어 러닝 크루 YRC와 러닝 신제품을 체험하는 파트너십을 맺었다.
 
퇴근 후 헬스장 트레드밀에서 뛰는 게 질렸다면 한번쯤 도심 야경을 벗 삼아 달려 보자. 무턱대고 스피드를 내기보다 짧은 거리를 천천히 뛰다 보면 재미를 붙일 수 있다.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체계적인 관리를 도와주는 러닝 코치 앱 ‘런타스틱’부터 트레이너와 함께 달리는 기분으로 페이스를 조절하는 러닝 메이트 앱 ‘런데이’, 운동 위치·결과를 공유하는 소셜 러닝 앱 ‘엔도몬도’ 등이 젊은 러너들 사이에서 인기다.
 
빛 반사 소재 옷·운동화 골라야
달릴 때는 발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착화감이 편하고 접지력이 우수한 운동화를 신는 것이 필수다.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땀을 많이 흘리면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체온을 유지해 줄 수 있는 가벼운 겉옷이나 바람막이를 준비해야 한다. 함지연 리복 러닝상품담당 차장은 “도심에서 야간 러닝 할 때는 빛을 반사하는 소재가 들어간 옷·러닝화·암밴드 등을 착용하는 게 안전한 운동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야간에는 언제 돌발 상황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안전이 최우선이다. 횡단보도가 많고 갑자기 차가 나오는 경우가 많아 횡단보도나 골목길에선 반드시 멈춰 섰다가 달려야 한다. 도로변에서 뛸 때는 가급적 차량을 마주 보고 달리는 편이, 혼자보다는 동료와 함께 달리는 편이 좋다. 권은주 감독은 “야간 러닝 시 주위 환경이 어둡기 때문에 바닥의 울퉁불퉁한 표면과 장애물이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어두운 곳보다는 안전이 확보되는 밝은 곳을, 낯선 장소보다는 익숙한 장소를 달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글=한진 기자 jinnylamp@joongang.co.kr, 사진=프리랜서 조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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