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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들어서면 주변 상권 다 망한다?

2015년 8월 오픈한 현대백화점 판교점. [사진 현대백화점]

2015년 8월 오픈한 현대백화점 판교점. [사진 현대백화점]

캐나다 브리티시칼럼비아주는 줄어드는 순록을 보호하기 위해 2000년께 천적인 늑대와 흑곰을 사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천적을 없애는 만큼 순록의 수는 늘지 않았다. 이때 앨버타대학의 세로야 교수는 "늑대보다는 사슴의 수를 줄이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사슴이 이동하면서 이들을 쫓아 늑대들이 들어오고 있다는 진단에서다. 사슴의 유입을 막자 순록의 수는 회복됐다. 멸종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선 천적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생태계는 이보다 훨씬 복잡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정연승 교수, 대규모 유통점 입점 후 주변 상권 변화
4개 상권 모두 매출·유동인구 증가…'창조적 파괴' 현상



유통 생태계도 이와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소형 유통점과 전통시장이 한데 어우러진 한 지역의 상권은 대규모 유통점 입점 등 외부 요인에 대해 유기적으로 반응하며 ‘창조적 파괴’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23일 최근 2년 새 문을 연 4곳의 대규모 유통점 주변 1㎞ 내에 있는 소매 상권을 조사한 결과 “대형 유통점 입점 후 집적 효과로 인해 4곳의 소매 상권 매출이 모두 늘었다”며 “경쟁력을 갖춘 점포는 매출이 늘고 새로운 점포가 생기는 등 장기적으로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 “인접한 경쟁 업체는 일시적으로 매출이 내려가지만 일정 기간 후 회복세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백화점이 들어서면 주변 상권이 모두 망가질 것이란 일부 주장을 뒤집는 연구 결과다.
 
2015년 8월 문을 연 현대백화점 판교점 주변 소매업종의 매출은 1년 새 644억원에서 1339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하루 유동 인구는 5만3432명에서 5만8021 8.5%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 김해점 역시 221억원에서 294억원으로 33% 증가했다.
 
상권의 성정은 도시 외곽에서 더 두드러진다. 상권의 개척자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외곽 지역의 유동 인구를 가파르게 상승했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의 하루 유동 인구는 개점 전 3499명에서 5361명으로 50% 이상 늘었으며, 롯데몰 광교점은 2만2464명에서 3만7677명으로 68% 증가했다.   
 
정 교수는 “대규모 유통점이 등장하면 주변 소매 상권은 쪼그라든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시간·공간·경쟁이라는 종합적 관점에서 분석하면 이와 다른 결과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대형 유통점끼리도 서로 경쟁을 통해 상권을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3㎞ 이내엔 롯데백화점 분당점과 AK플라자 분당점 있다. 롯데백화점·AK플라자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올해부터 다시 성장세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대규모 점포 입점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력에 관한 연구’는 SKT 지오비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 출점 시점 1년 전후의 현대카드 매출에 가중치를 합산해 매출액을 추산했으며, SKT 기지국에 접속한 단말기 수로 유동 인구를 조사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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