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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평가] KAIST 피 안 나는 주사 개발, 포스텍 기술이전 수익 51억

자연과학·공학 계열평가
이해신(맨 오른쪽) KAIST 화학과 교수가 연구실에서 학생들과 함께 홍합을 살펴보고 있다. 이 교수는 홍합의 ‘카테콜아민’이란 성분으로 ‘찔러도 피 안 나는 주사’를 만들었다. 접착력이 있는 이 성분을 이용해 출혈을 막는다. 지혈이 어려운 당뇨병·혈우병 환자 등에겐 매우 필요한 기술이다. 장진영 기자

이해신(맨 오른쪽) KAIST 화학과 교수가 연구실에서 학생들과 함께 홍합을 살펴보고 있다. 이 교수는 홍합의 ‘카테콜아민’이란 성분으로 ‘찔러도 피 안 나는 주사’를 만들었다. 접착력이 있는 이 성분을 이용해 출혈을 막는다. 지혈이 어려운 당뇨병·혈우병 환자 등에겐 매우 필요한 기술이다. 장진영 기자

이해신 KAIST 화학과 교수의 연구실에선 비릿한 바다 내음이 났다. 연구실 한 쪽에 쌓인 홍합 때문이다.
 
그는 홍합을 이용해 ‘찔러도 피 안 나는 주사’를 개발했다. 접착력 있는 ‘카테콜아민’ 성분을 홍합에서 뽑아내 주삿바늘에 코팅하는 기술을 활용했다. 바늘이 피부를 찌르고 나올 때 이 성분이 구멍을 메워준다. 
 
이 교수는 15년간 카테콜아민을 연구해 인공적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게 했다. 학계에서 상당한 관심을 모았다. 국내외 연구자들이 논문에 이 교수의 연구를 앞다퉈 인용했다.
‘2017 중앙일보 대학평가’ 자연과학계열 평가에서 이 교수가 속한 KAIST가 1위에 올랐다. 이 교수처럼 뛰어난 연구성과를 낸 교수들이 많은 점이 작용했다. 
 
김상규 KAIST 자연과학대학장은 “연구를 활발히 하는 교수에겐 나이·경력에 상관없이 연구 공간을 대폭 넓혀주고, 연말 인센티브를 준다. 교수들 사이에서 연구를 놓고 가혹할 정도의 경쟁하는 분위기를 10여 년 동안 유지해왔다”고 말했다.
 
이번 자연과학계열 평가 대상은 49개 대학, 공학계열 평가 대상은 58개 대학이다. 자연과학 또는 공학계열 학생 수가 너무 적거나 대학 내에서 비중이 작은 대학은 평가에서 제외했다.  
용어사전 > 2017 중앙일보 대학평가
1994년 시작된 중앙일보 대학평가는 올해로 24회째를 맞는다.
4년제대를 대상으로 대학의 종합적 경쟁력을 평가하는 ‘종합평가’, 각 계열별로 대학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계열평가’, 세부 학과별로 우수 대학을 선정하는 ‘학과평가’ 등이 있다. 이 중에서 학과평가는 종합 및 계열평가보다 앞서 지난 9월 7일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올해 종합평가는 인문ㆍ사회ㆍ공학ㆍ자연ㆍ의학ㆍ예체능 중 4개 계열 이상을 갖춘 4년제대 61곳이 대상이다. 이공계 특성화대학인 KAIST, 포스텍 등은 종합평가에선 제외된다. 계열평가는 인문ㆍ사회ㆍ공학ㆍ자연과학의 4개 계열별로 평가 순위를 매긴다.
종합평가는 교수 연구 성과와 교육 여건, 학생 교육 등 33개 지표, 300점 만점으로 평가한다. 계열평가는 계열 특성에 따라 평가 지표나 배점이 다르다.
포스텍은 자연과학계열 2위, 공학계열 공동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이 대학은 교수가 개발한 기술을 기업 등에 전해주면서 얻은 이익이 많아 지난해에만 51억원을 벌었다. 
 
여기에 일등 공신은 성영철 생명과학과 교수가 창업한 ‘제넥신’의 성장호르몬제다. 이 성장호르몬제는 2주에 한 차례만 투약해도 기존 치료제와 동일한 효과를 보여 의료계를 놀라게 했다. 기존 치료제는 매일 투약해야 했다. 
 
손의락 포스텍 기술지주회사 기술투자팀장은 “포스텍은 기업에 기술이전료를 한 번만 받는 게 아니라, 기술 이전 이후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계속 받는 방식으로 계약을 해왔다. 블록버스터급 신약이 하나만 개발돼도 학교가 상당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에 열린 ‘동국대 면접 역량 강화를 위한 면접 캠프’에서 한 학생의 발표에 다른 참가자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 동국대]

지난 8월에 열린 ‘동국대 면접 역량 강화를 위한 면접 캠프’에서 한 학생의 발표에 다른 참가자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 동국대]

동국대(서울)는 자연과학계열 학생 취업률이 2위였다. 취업의 질을 따질 때 쓰는 '유지취업률'(취업 후 6개월간 취업 상태를 유지하는 비율)도 높았다(자연과학 1위). 이 대학은 2012~2015년간 취업자 1만2000여 명의 학점과 해외연수, 교환학생 경험 등의 '스펙'을 자료로 만들었다. 학생들은 취업에 성공한 선배들의 자료를 보며 자신의 약점을 파악할 수 있다.
 
홍성조 동국대 학생처장은 “학교도 매해 새로운 취업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높은 취업률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공학계열에서 공동 1위를 차지한 성균관대는 졸업생 취업률과 교수의 연구 활동이 모두 우수했다. 이 대학 3~4학년 학생은 매해 전공수업 때 '취업 마중물 프로그램'을 거친다. 대학은 최근 3년간 전공별 취업자 특성을 분석해 학생들에게 진로 지도를 한다. 학생은 누구나 '자기소개서 첨삭 서비스'도 항상 받을 수 있다.
 
교수들은 해외 석학과 함께 정부·기업이 지원하는 굵직한 연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혁렬 기계공학부 교수와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데니스홍 교수팀이 함께 개발하는 범죄 감시견 로봇 ‘아이딘(AiDIN)’ 연구가 대표적이다. 
최혁렬(왼쪽에서 세번째)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가 범죄 감시견 ‘아이딘(AiDIN)’을 학생들과 살펴보고 있다. 아이딘은 도시를 돌아다니며 범죄를 감시하거나, 사람들의 짐을 옮겨주는 일을 하도록 개발 중이다. 우상조 기자

최혁렬(왼쪽에서 세번째)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가 범죄 감시견 ‘아이딘(AiDIN)’을 학생들과 살펴보고 있다. 아이딘은 도시를 돌아다니며 범죄를 감시하거나, 사람들의 짐을 옮겨주는 일을 하도록 개발 중이다. 우상조 기자

UNIST(공학계열 8위)는 친환경 기술과 관련된 연구 성과가 뛰어났다. 김영식 에너지및화학공학부 교수는 바닷물을 이용해 전기를 저장하는 ‘해수전지’ 제작 기술을 2014년 발표했다. 바닷물 속 소금과 물의 화학반응을 이용해 전기를 저장하는 친환경 기술이다.
 
해수전지는 김 교수가 새롭게 개척한 연구 분야다. 다른 연구자들도 그의 논문을 잇따라 참고했다. 김 교수 같은 연구자가 많은 UNIST는 연구의 질을 엿볼 수 있는 국제논문당 피인용 지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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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서울)는 ‘창업’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기술보증기금 등록 벤처 창업자 수가 498명으로 서울대에 이어 둘째로 많았다. 이 대학은 창업 아이템이 있는 학생·동문을 뽑아 수익이 날 수 있는 모델로 발전시켜주고, 비용(3000만~1억5000만원)까지 지원하는 프로그램('한양 스타트업 아카데미’)을 2012년 이후 매해 두 차례 진행하고 있다.
2017 중앙일보 대학평가
 
구태용 한양대 창업지원단 팀장은 "스타트업 아카데미 수료생 500여 명 중 절반이 창업에 성공했고 이들 기업 매출이 연간 150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대학평가팀=남윤서(팀장)·조한대·백민경·전민희·이태윤 기자, 김정아·남지혜·이유진 연구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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