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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파가 최소 325석 압승… 아베 '군대의 꿈' 이뤄지나

자난달 11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방위성 격상 10주년을 맞아 도쿄 방위성을 찾아 자위대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도쿄 AFP=연합뉴스]

자난달 11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방위성 격상 10주년을 맞아 도쿄 방위성을 찾아 자위대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도쿄 AFP=연합뉴스]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일본 헌법의 운명이 또다시 갈림길에 섰다.  
 NHK에 따르면 22일 중의원선거 출구조사 결과 연립여당인 자민당(253~300석)과 공명당(27~36석)이 개헌이 가능한 전체 의석의 3분의 2(310석)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다 야당이지만 개헌에 긍정적인 희망의당(38~59석)과 일본유신회(7~18석)까지 합치면 개헌에 대한 잠재적인 지지파가 최소 325석에 달하는 셈이다. 반면 호헌 세력인 입헌민주당(44~67석)·공산당(8~14석)·사민당(1~2석)을 합친 의석은 최대 83석이었다.  

개헌 카드 내건 아베…자민·공명 연립여당 압승
개헌파 희망의당·일본유신회 선전, 논의 급물살
평화헌법 기존 조항 놔둔 채 '자위대' 명기만
2020년 개헌하려면 내년 통상국회 때 통과해야
여론은 여전히 부정적…찬성 35%, 반대 42%

개헌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숙원이다. 이번 선거를 위해 중의원을 전격 해산한 것도 개헌 로드맵 때문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 5월 "2020년에 개헌을 완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면서 “헌법에 자위대를 명시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자민당에서 국방족 의원들을 중심으로 제기되던 ‘군대 보유’ 명문화에는 못 미치는 내용이지만 '역설적으로 문턱을 낮춰서라도 일본 헌법을 처음으로 개정한 총리로 기록되고 싶다는  간절함이 묻어난다'는 분석도 나왔다. 
특히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공명당을 배려한 조치란 분석이다. 공명당이 평화를 내세우는 종교단체인 소카각카이(創価学会)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전쟁포기’를 담은 9조 1항과 ‘전력 불보유’ ‘교전권 부인’을 규정한 9조 2항을 고치는 데는 부정적인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본 헌법학자들은 아베가 1항과 2항은 놔둔 채 자위대를 명기한 3항을 신설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8월 24일 일본 육상자위대가 후지산 자락에 있는 고텐바시 히가시후지 훈련장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화력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고텐바 EPA=연합뉴스]

지난 8월 24일 일본 육상자위대가 후지산 자락에 있는 고텐바시 히가시후지 훈련장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화력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고텐바 EPA=연합뉴스]

사실 의석 수로만 따지면 선거를 하지 않더라도 자민·공명당은 전체 의석(475석)의 68%(324석)를 점유해 개헌이 가능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아베가 중의원을 해산한 것은 아베 본인과 부인 아키에 여사가 연루된 사학비리 스캔들에 따른 내각 지지율의 급격한 하락 때문이다. 개헌 추동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억지로 개헌안을 의회에서 처리한다해도 국민투표라는 장벽에 부딪힐 공산이 크다고 봤다.  
 
이와 관련해 22일 아사히신문은 아베를 잘 아는 전직 정부 고위관리를 인용해 “자민당이 헌법개정을 공약으로 내건만큼 중의원 선거에서 이기면 아베는 국민들로부터 개헌승인을 받았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사히에 따르면 아베 정권은 이번 총선 결과를 토대로 올 가을 특별국회 이후에 임시국회를 열어 헌법 개정안을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속도를 내 늦어도 내년 통상국회에서는 개정안을 발의해 통과시키겠다는 것이다. 
이후 곧바로 국민투표를 거쳐 헌법 개정을 마무리짓는 수순이다.   
지난 8일 일본기자협회 주최의 선거정책 토론회에 참석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 [도쿄 AFP=연합뉴스]

지난 8일 일본기자협회 주최의 선거정책 토론회에 참석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 [도쿄 AFP=연합뉴스]

새로 짜여진 일본내 정치 구도도 아베에게 유리한 방향이다. 
특히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가 이끄는 보수신당 희망의당의 등장은 특히 아베 정권의 개헌론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26일 NHK 뉴스 프로그램에 나와 "어차피 고이케도 개헌파"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이번 선거에서 희망의당과 연대했던 간사이(關西) 지역 기반의 일본유신회 역시 보수주의 정당으로 개헌에 적극적이다. 선거과정에서 이 두 정당은 아베식 개헌안에는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지만 이들의 주장은 오히려 '군대 보유를 못박아야 한다'는 자민당 내 강경파와 입장이 같아 어떻게든 절충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아베가 밟게 될 '개헌 페달'을 늦출 수 있는 변수론 개헌에 부정적인 '국민 여론이 꼽힌다. ‘자위대 존재를 명기하겠다’는 아베식 개헌안에 대해 일본 국민의 시각은 여전히 곱지 않다. 보수 성향의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10~1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찬성 35%, 반대 42%로 나타났다. 아베의 생각과는 달리 '중의원 선거 승리=국민의 개헌 승인'이 아니며, 오히려 무리하게 개헌 드라이브를 걸 경우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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