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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입학금 폐지 논의 무산, 교육부 행정‧재정 압박할 듯

지난 달 사립대총장협의회가 열린 여의도 켄싱턴호텔 앞에서 입학금 폐지를 요구하고 있는 시민단체 회원들. [중앙포토]

지난 달 사립대총장협의회가 열린 여의도 켄싱턴호텔 앞에서 입학금 폐지를 요구하고 있는 시민단체 회원들. [중앙포토]

교육부와 사립대총장협의회(사총협) 간의 입학금 폐지 합의가 무산됐다. 사총협이 입학금 폐지 대신 등록금 인상을 요구한 것에 대해 교육부가 반발하고 나서면서다. 교육부는 27일로 예정된 김상곤 부총리와 사총협 회장단 간의 회의 일정도 취소했다. 향후 입학금 폐지‧인하를 위한 법령 개정 작업에도 나설 전망이다.
 

사립대 입학금 대신 등록금 1.5% 인상 요구
교육부 "등록금 인상하면 2~4학년도 피해"
부총리 회의 취소 등 입학금 폐지 논의 무산

입학금 산정 기준·절차 공개 시행령 제정키로
교육부 "사립대 재정지원 확대 입장에 회의적"

사립대 "수십년째 입학금은 사실상의 등록금"
"등록금 8년 동결, 인상없이 입학금 폐지못해"

 박성수 교육부 학술장학지원관은 22일 “사총협이 입학금 폐지 대신 등록금을 법적 상한인 1.5%까지 인상하겠다는 안을 제시했다”며 “등록금 인상을 조건으로 입학금을 없앤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등록금을 올리면 입학금과 무관한 2~4학년생들까지 피해를 본다”며 “국민 여론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사총협은 지난 20일 교육부와의 간담회에서 실제 입학 업무에 쓰이는 실비를 뺀 나머지 금액만큼 단계적으로 입학금을 폐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 대신 등록금 1.5% 인상을 주장했다. 익명을 요청한 교육부 관계자는 “사총협이 애초부터 논의에 없던 등록금 인상 카드를 꺼내 매우 당혹스러웠다”며 “이 때문에 27일 부총리와의 회의 일정도 취소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40여 일 동안 이뤄진 교육부와 사립대 간의 입학금 폐지 논의는 아무런 결실을 맺지 못한 채 끝났다. 지난 달 8일 사립대 기획처장단 회의를 시작으로 단계적인 입학금 폐지 논의를 해온 교육부는 인센티브로 국가장학금 2유형 확대와 일반재정지원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국가장학금 2유형은 정부와 대학이 매칭 방식으로 재원을 마련해 학생을 지원하는 제도다. 2019년 사립대 지원 규모로 4000억원을 확보하는 게 목표였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교육부는 법령 등을 개정해 실질적인 입학금 폐지 절차에도 나설 계획이다. 박성수 학술장학지원관은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입학금 산정 기준과 절차, 사용처 공개를 의무화하는 조항을 명시할 계획”이라며 “실제 입학과 관련해 쓰이는 돈만 입학금으로 걷게 하면 70~80% 인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교육부가 전국 80개 사립대의 입학금 사용 현황을 조사해보니 신입생들의 입학과 관련해 직접 사용한 금액은 20%가량에 불과했다. 입학금의 3분의 1(33.4%)는 입학 외의 일반적인 대학 운영비로 쓰였다. 또 20%는 신‧편입생 장학금에, 14.3%는 홍보비 등으로 사용됐다.  
입학금 실태조사 [교육부]

입학금 실태조사 [교육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사립대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서울의 한 사립대 총장은 “수십 년 간 입학금이 사실상 등록금 성격이었다는 걸 교육부도 잘 알고 있다”며 “대통령 공약이라는 이유로 입학금을 마치 부당하게 써온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억울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사총협의 요구처럼 입학금을 폐지할 경우 일정 부분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의 한 사립대 기획처장은 “정부는 국내 대학의 등록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 비해 많다는 말만 하는데, 정부의 재정지원이 턱없이 낮은 상황에선 등록금 의존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8년째 등록금이 동결된 상황에서 갑자기 입학금까지 폐지하라고 하면 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건 불보듯 뻔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대학 입학금 폐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 국정과제에 포함돼 있다. 현재 국공립대 41곳은 내년부터 입학금을 폐지하기로 했다. 올해 기준 사립대 입학금은 평균 67만8000원으로 국공립대(14만3000원)의 5배에 달한다.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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