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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세는 나를 보여주는 음악

“록 페스티벌은 이제 끝났어요.” 

EDMㆍ힙합이 인기인 이유

얼마 전 만난 한 페스티벌 음악 감독의 목소리에 아쉬움이 짙게 묻어났다.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고 어느덧 쌀쌀해진 계절 이야기를 하던 차였다. 여름의 대표 페스티벌로 꼽히던 ‘지산 밸리록 뮤직앤드아츠 페스티벌’과 ‘인천 펜타포트 페스티벌’이 떠올랐던 걸까. ‘끝난’ 것까진 아니지만 올해 두 페스티벌의 성적은 알려진 대로 저조했다. 지산은 6만 명(지난해 9만 명), 펜타포트는 8만 관객 동원에 그쳤다. 현장을 찾았던 사람들은 이구동성 “썰렁했다”고 입 모았다. 페스티벌이 열리기 전부터 감지됐던 현상이다. 몇 차에 걸쳐 발표하는 뮤지션 라인업에 들뜨거나 2박 3일간의 일정을 짜며 설레하는 분위기도 덜했다. 라디오헤드급의 해외 뮤지션이 매년 오기도 힘들고, 페스티벌이 전국에 걸쳐 많아진 탓이다.
 
록 대신 페스티벌의 왕좌를 차지한 것은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이다. 우선 숫자가 이를 증명한다. 지난 6월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렸던 EDM 뮤직 페스티벌 ‘울트라 코리아’는 이틀간 12만 명을 동원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9월 인천문학경기장에서 열렸던 ‘월드클럽돔코리아(사진)’는 첫 행사인데도 10여만 명의 관객이 찾았다. 어디 그뿐인가. EDM의 인기는 ‘록페’까지 덮쳤다. 지산과 펜타포트 모두 주요 헤드라이너로 EDM 뮤지션의 이름을 올렸다. “이럴 거면 페스티벌에서 ‘록’자를 빼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EDM의 인기 이유는 페스티벌 현장에 가면 바로 알 수 있다. 수만 관객이 리듬에 맞춰 춤춘다. 무대와 객석의 구분이 없다. 직접 참여하는 재미가 크다. ‘그래 봤자 클럽 음악’이라고 얕잡아 볼 수만은 없다. 세계 EDM 시장은 어느덧 8조원(IMS 비즈니스 리포트, 2015년 기준)으로 성장했다.
 
힙합도 마찬가지다. 음악장르로서 힙합은 오랫동안 비주류였다. 그런데 지금, 힙합은 제일 ‘핫’하다. 방송에서 일리네어 레코드의 수장, 래퍼 도끼의 자산 규모가 늘 화제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 잠깐 나온 도끼는 100평대의 집과 여러 대의 슈퍼카로 또 한번 눈길을 끌었다. 그의 노래 ‘치키차카초코초’의 가사다. “내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 문이 올라갔네 샀지 걍 멋있을라고 / 막연하게 멀게만 느껴지는 일들 / 막상 하고 보면 별거 아닌 것이드라고 / 그러니까 일단 하고 보는 거지 뭐 / 사고 싶은 거 다 사고 보는 거지 뭐(중략)” 
 
그의 돈자랑에 젊은 세대가 열광하는 걸까. 힙합 저널리스트 김봉현씨가 최근 12명의 래퍼를 인터뷰해 쓴 『밀리언달러 힙합의 탄생』에서 도끼는 “갖고 싶은 걸 가지려는 것은 ‘동심(童心)’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현실과 타협하기 위해 본인이 내키지 않는 것을 하는 것은 가짜”라고 말한다. 그가 힙합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킵 잇 리얼(Keep It Real)’, 자기의 삶을 있는 그대로 진실하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프랑스에 여행가고 싶어 무리해서 갔더니 공연 일거리가 생기더라, 하고 싶은 게 있으면 투자해서 해라”는 그의 말은 랩 마니아를 넘어서 대중까지 열광하게 한다.
 
‘쇼미더머니6’ 우승자 비와이도 힙합의 매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니까 카타르시스가 있어요. 래퍼 도끼의 자랑도 단순 허세가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목표가 될 수 있잖아요. 본인들이 말하고 싶은 걸 쓰고, 넣고 싶은 사운드를 넣고 하니 랩을 통해 그 래퍼를 그대로 알수 있는 것도 특징이죠.”
 
요즘 대세인 EDM과 힙합의 공통점을 찾자면 ‘나’인 것 같다. 나를 춤추게 하고, 나를 말할 수 있게 하는 음악. 기성세대에 대한 저항정신이 1970~80년대 록음악의 전성기를 낳았다면 EDM과 힙합의 인기 밑바탕에는 나에 대한 관심이 자리하고 있는 게 아닐까. 혹은 “하고 싶은 것을 해라. 실패해도 괜찮다”고 말하지 않는 시대에 대한 또 다른 ‘저항’일 지도 모르겠다.
 
 
글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사진 월드클럽돔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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