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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 상승기의 투자법

증시고수에게 듣는다
일러스트=강일구 ilgook@hanmail.net

일러스트=강일구 ilgook@hanmail.net

주가가 다시 오르고 있다. 지난 8월에 상승이 한번 끝났으니까 이번이 대세 상승의 두 번째 국면이 된다. 상승의 가장 큰 원동력은 경기다. 미국의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60.8을 기록했다. 13년 만에 최고다. 실업률은 반대로 4.2%까지 떨어졌다. 4%대 초반의 실업률은 경기 호황이 절정에 달했던 1990년대 말에나 접할 수 있었던 수치로, 지금 미국 경제가 완전 고용 상태에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경제 성장률이 2%대 중반을 넘을 걸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연초 이후 유럽이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것까지 고려하면 선진국 중심의 경기 회복이 무르익어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업 이익이 늘었다. 우리 기업들이 특히 인상적인데, 3분기 영업이익이 최초로 50조원을 넘을 걸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이익 증가는 한 업종이나 기업이 아니라 다양한 종목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삼성전자가 14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두드러지긴 하지만, 다른 기업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이익이 30% 이상 늘어날 걸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 기업의 평균적인 이익 구조가 개선된 결과이다. 이는 2011년과 다른 모습으로 그때도 분기당 영업이익이 사상 최초로 40조원을 넘었지만, 주가가 오르지는 못했다. 이익의 절반 이상이 삼성전자와 현대차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규모가 작은 기업의 경우 이익이 2~3배 늘어날 때 주가가 3~4배 넘게 오르기도 하지만, 시가총액 12위 기업은 그럴 수 없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여러 기업들의 이익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시장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국내 주식시장, 당분간 느린 상승 이어갈 것
선진국 주가도 우리 시장에 힘이 되고 있다. 2009년부터 미국 주식시장이 금융위기로 인한 급락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9년 가까이 상승을 이어왔는데 이런 장기 상승은 호황기였던 1990년대를 제외하고 전례가 없는 일이다. 우리 시장은 선진국 주가가 상승하던 2011~2016년에 쉬었기 때문에 특히 더 큰 에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하반기 주식시장을 얘기할 때마다 걸림돌이 됐던 게 금융정책 정상화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유동성 흡수에 나설 경우 주가에 상당한 타격을 줄 걸로 걱정했었다. 지금까지는 경기가 금융정책 정상화에 의해 만들어진 구멍을 메워 나가고 있는데, 당분간 금융정책 변화가 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대세상승 기간이고 호재 요인이 많긴 하지만 종합주가지수가 생각만큼 빠르게 오르지는 못하고 있다. 10개월 동안 23% 정도 오르는 정도인데, 과거 대세 상승기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과거에는 대세 상승이 시작되기 전에 주가가 하락해 출발 시점의 지수가 낮았던 반면, 이번에는 주가가 오랜 시간 박스권을 거친 후 상승해 출발점이 높기 때문이다. 경기가 방향을 전환하긴 했지만 회복 강도가 떨어지는 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경제가 회복되는 것도 그렇다고 나빠지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에 머물고 있다. 이런 상태는 주가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지만 적극적으로 끌어올리기는 힘들다. 당분간 주식시장은 느린 속도의 상승을 이어갈 걸로 전망된다.
 
종목은 시장보다 복잡하다. 우선 지금 진행 중인 대형주 우위 현상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가끔 대형주와 차이가 너무 벌어질 경우 중소형주가 오르긴 하지만 의미 있는 상승률이나 상승기간을 기록할 정도는 아니다. 상승 종목의 변화는 대부분 대형주에서 다른 대형주로 옮겨가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은 대형주 중에서도 매매 대상을 좁혀가고 있는 상황이어서 투자자들이 중소형주까지 신경을 쓸 여력이 없다.
 
반도체 중심 IT 기업 1~2년은 거뜬
7월까지 상승으로 과거 발생한 이익을 주가에 반영하는 작업이 끝났다. 따라서 앞으로 상승은 미래 이익을 반영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이는 다시 가시적인 이익과 불확실한 이익의 형태로 나눠질 텐데 가시적인 이익은 정보기술(IT)이, 불분명한 미래 이익은 바이오와 2차 전지 등 4차 산업 관련주가 핵심이 될 것이다. IT 강세에는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7월에는 200만원이 넘는 주가에 대한 경험이 없어 주식을 가지고 있던 투자자는 일찍 처분해 버리고, 반대로 매수하려는 투자자는 높은 주가 때문에 제대로 사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런 경험으로 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보유하는 게 다른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주가가 다시 상승하자 가격에 관계없이 주식 확보에 나섰다. 삼성전자의 상승은 다른 IT 주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반도체 회사의 이익이 IT 기업 간 연관성을 통해 업종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재 IT 주식의 상승은 흠잡을 데가 없다. 앞으로 1~2년간 반도체 기업이 높은 이익을 유지할 걸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바이오와 4차 산업 관련주다. 최근에 주가가 많이 올라 더 이상 이익으로는 주가를 설명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그 때문에 과거에 주가가 오를 때마다 문제가 됐던 부분들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영업 성적이 적자인 상태에서 시가총액이 수십조원에 달하는 게 맞느냐 하는 점이다, 그 동안은 미래에 많은 돈을 벌 거란 말로 우려를 막아 왔지만, 더 이상 그 말을 하기 힘들 정도가 됐다. 불확실한 수익이 확실하고 큰 이익으로 바뀔 가능성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 됐는데, 그게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주가가 다시 하락할 수도 있다.
 
당분간 주가보다 종목 선택이 수익을 좌우하는 상태가 계속될 것이다. 대세 상승기일 때 주도주에 올라타는 전략이 더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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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