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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견제, 영향력 확대 목표 같지만, 합종연횡 속내 제각각 … 국감 끝나면 윤곽

급물살 타는 야권발 정계 개편
야권발 정계개편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 20일 자유한국당은 윤리위원회를 소집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 핵심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에게 ‘탈당 권유’ 징계 결정을 내렸다. 윤리위 결정은 바른정당 통합파가 내세운 당 대 당 통합 논의의 전제 조건이었다. 실제로 공식적인 사유는 해당 행위와 민심 이탈 등이지만 정주택 윤리위원장 스스로도 “정치적 판단인 측면이 많다”고 말할 정도였다.

바른정당 자강파·통합파 갈등에
안철수·유승민 연대설 정국 요동
朴 출당 조치엔 친박계 강력 반발
합류 의원 수, 안보관 등 변수 산적

 
한국당 당헌·당규상 박 전 대통령은 윤리위 의결 후 10일 이내에 탈당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자동 제명된다. 하지만 한국당은 11일째가 되는 오는 30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한 번 더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당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인 측면도 있고, 당헌·당규 해석과 관련해 불필요한 오해를 막고자 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변이 없는 한 윤리위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보수 지각변동, 4당 체제 붕괴되나
물론 당내 반발도 만만찮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로 해외에 있다가 21일 돌아온 서 의원은 22일 윤리위 징계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공식 표명할 예정이다. 홍 대표에게 대표직 사퇴는 물론 정계 은퇴를 요구하며 강 대 강으로 맞설 가능성도 크다. 같은 이유로 해외 체류 중인 최 의원은 윤리위 결정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1월 ‘당원권 3년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가 홍준표 대표 본인이 복권시키지 않았느냐”며 “코미디 같은 윤리위 결정은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김태흠 최고위원, 김진태 의원 등도 같은 입장이다. 현역 의원의 당적을 박탈하려면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홍 대표가 이 정도 반발 수위를 예상하지 못했을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른정당이 새 지도부를 구성하기 전에 통합 논의에 불을 붙이려면 23일 방미 전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었다. 보수대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 구성을 추진 중인 한국당과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은 국정감사가 끝난 뒤 다음달 초 통합 논의를 본격화해 다음달 13일 바른정당 당원대표자회의 전에 결론을 낸다는 방침이다.
 
통추위 대변인 격인 황영철 바른정당 의원은 21일 중앙SUNDAY와의 통화에서 “한국당 윤리위 징계안이 통합의 물줄기를 상당히 크고 확고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며 “27~28일 홍 대표와 김무성 의원 귀국 후 통합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통합파 의원도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당 대 당 통합의 면모를 갖추려면 바른정당 현역 의원의 과반인 10명 이상이 탈당 대열에 합류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정가의 관심은 과연 기존의 4당 체제가 유지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현재 현역 의원 20명인 바른정당은 단 한 명의 이탈자만 생겨도 교섭단체 지위가 사라진다. 이미 김무성·김용태 의원 등 바른정당 일부 의원은 “한국당과의 당 대 당 통합 논의에 임하지 않으면 탈당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상황이다.
 
그러자 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한 바른정당 자강파는 국민의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부각하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동안 자강파인 하태경 최고위원이 종종 언급해 왔지만 바른정당의 대주주 격인 유 의원이 직접 나서면서 파급 효과가 커졌다. 유 의원은 지난 18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간에 통합 논의가 이어지면 자유한국당에서도 동참할 분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우호적인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는 등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국민의당도 보수 진영의 지각변동을 강 건너 불 구경하듯 볼 수만은 없는 처지다. 4당 체제에서는 주요 법안 통과 등에서 캐스팅보터 역할을 할 수 있었지만 집권 여당 대 거대 야당의 강 대 강 구도에선 설 자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안 대표는 이미 지난 대선 과정에서 진보적 경제정책 등 바른정당과 유사점이 적잖다고 판단한 상태다. 이와 관련, 안 대표 비서실장인 송기석 의원은 “늦어도 올해 12월까지는 통합이 이뤄져야 시너지가 제대로 발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의당이 먼저 넘어야 할 산은 박지원 전 대표 등 호남 출신 의원들의 반발이다. 이들은 유 의원이 통합 논의의 전제 조건으로 내건 햇볕정책 폐기와 호남 위주의 지역주의 타파가 국민의당의 존재 기반을 흔드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전남지사 출마를 노리는 박 전 대표도 바른정당과의 통합보다 민주당과의 연정 또는 연대가 득표에 훨씬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새로운 중도개혁” vs “정치공학적 통합”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이 오히려 두 당의 지지 기반만 흔들고 기존의 지지자들로 하여금 등을 돌리게 만드는 등 역효과만 낼 것이란 우려도 적잖다. 국민의당의 한 호남권 의원은 “선거를 앞두고 이뤄지는 정치공학적 통합은 결코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게 이미 한국 정치사에서 수차례 입증되지 않았느냐”며 “게다가 안보관 등이 전혀 다른 현실에서 안 대표와 유 의원이 당장의 정치적 입지만 계산해 무리하게 통합을 추진할 경우 당내 반발은 물론 여론의 뭇매만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와 유 의원이 손을 잡을 경우 호남 의원들이 기존의 당에 남으면서 신당의 규모가 오히려 축소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국민의당 내에선 “안 대표를 따라갈 의원은 40명 중 15명 안팎에 불과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수치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바른정당 자강파 10여 명이 합류해도 25~30명 수준에 머물 것이란 계산이다. 박 전 대표도 2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바른정당에서 10석이 못 올 것”이라며 실익이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당 내 호남 의원들과 바른정당 내 통합파 의원들이 자연스럽게 배제되면서 새로운 중도개혁 세력이 규합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안철수계 의원들과 유 의원 등 바른정당 자강파에 한국당 내 개혁 성향 의원들이 가세할 경우 기존의 더불어민주당·한국당과 충분히 차별화된 제3의 정당을 만들 수 있을 것이란 주장이다.
 
정치권의 시선은 아직 신중한 분위기다. 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야 3당이 문재인 정부 견제와 영향력 확대라는 공통의 목표하에 합종연횡을 추진하고 나섰지만 속내가 제각각인 데다 세 당 모두 내부적으로 둘로 갈라져 있어 단일대오를 이루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 또한 적잖다. 이 같은 야권 통합의 1차 그림은 이달 말 국정감사가 끝날 때쯤이면 보다 자세한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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