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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장인이 만든 영부인 손가방

정재숙의 '新 名品流轉'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6월 방미 때 든 김용겸 장인의 나전칠기 손가방(왼쪽), 김용겸 장인이 제작한 다양한 문양의 사각 나전칠기 손가방. [사진 중앙포토, 이칠룡]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6월 방미 때 든 김용겸 장인의 나전칠기 손가방(왼쪽), 김용겸 장인이 제작한 다양한 문양의 사각 나전칠기 손가방. [사진 중앙포토, 이칠룡]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지난 6월 한·미 정상회담을 위한 미국 여행에서 한국 정취를 담은 다양한 의상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그 방미(訪美) 패션에서 눈 밝은 이들은 여러 문양으로 변주된 클러치백(손에 쥐는 작은 가방)에 주목했다. 화사한 색감의 봉황, 섬세한 세공이 돋보이는 나비가 새겨진 흰 색조의 손가방은 전통장인의 숨결을 느끼게 했다. 이 나전칠기 공예품은 김용겸(54) 장인이 양해일 디자이너와 협업해 탄생했다.
 
김용겸 장인은 18세에 나전칠기 종목에 입문해 36년 세월을 정진한 숨은 전통공예가다. 경기도 마석 가구단지 안에 있는 작업장에서 묵묵히 옛 장인의 기술과 정신을 잇고 있지만, 나전칠기에 대한 이해부족과 판로(販路) 부족으로 고전 중이다. 이칠룡 한국공예예술가협회장은 “침체된 무형문화재 분야를 살리려면 김용겸 장인 같은 이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지원하면서 전통공예 매장을 활성화해 판매망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26일부터 나흘간 전주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열리는 ‘2017 대한민국 무형문화재대전’은 이렇듯 수요(需要)로부터 소외돼 명맥 잇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장인과 예인을 위한 큰 잔치다. 주제로 내세운 ‘대대손손(代代孫孫)’이란 말 자체가 위기를 극복하려는 이들의 간절함을 함축하고 있다.
 
실제로 무형문화재 일부 종목은 대를 잇겠다는 이수자가 부족해 문화재청이 나서 보호하는 처지에 이른 것도 있다. 이들을 ‘국가긴급보호 무형문화재’라 부른다. 28일 야외공연장 무대에 서는 국가무형문화재 제58호 줄타기, 제79호 발탈이 지원 대상이다. 줄광대가 음악 반주에 맞춰 줄 위에서 기예와 재담을 자랑하는 ‘줄타기’, 발에 탈을 쓴 광대와 재담꾼이 함께 펼치는 독특한 형식의 ‘발탈’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기 힘든 우리 고유의 공연 양식이다.
 
이들뿐이 아니다.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135개 종목 중 34개가 현재 보유자 및 전수교육 조교가 없다. 장도, 나전, 매듭처럼 기능보유자가 2명씩 지정된 종목이 있는가 하면 환도(環刀), 옻칠도장, 다회(多繪)처럼 지정이 안 된 무형문화재도 있어 그 불균형을 잡는 동시에 잊힌 분야를 발굴하는 일도 시급해 보인다.
 
행사장에는 무형문화재가 궁금한 시민을 위해 안내소를 설치하고 창업을 돕는 상담원도 배치한다니, 초고령화시대에 새 삶으로 장인을 꿈꾸는 이들이 가봄직 하다.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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