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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명의 샐러리맨 코칭스쿨] 정보가 달라지면 진실이 바뀐다

친소관계, 서로에 대한 감정에 따라 태도 달라져



박 차장은 직장생활이 너무 힘들었다. 상사인 강 상무 때문이다. 강 상무는 폭언을 한다. 박 차장은 이런 폭언을 들으면서 직장생활을 해야 하는지 절망을 느꼈다. 급기야는 우울증 치료까지 받았다. 박 차장뿐만 아니라 강 상무와 함께 근무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강 상무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 박 차장은 회사를 그만 두려고 마음먹고 있었지만, 그 집안이 너무 궁금했다. 강 상무가 집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알고 싶었다. 박 차장은 장례식장에 갔다. 그런데 강 상무의 이야기를 자세히 알고 나니 강 상무에게 측은한 마음이 생겼다. 강 상무의 가족 중엔 제대로 된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어머니는 사이비종교에 빠져 강 상무가 어릴 적에 집을 나가서 죽었는지 살았는지 소식이 없다. 아버지는 치매에 걸려 10년 가까이 고생했다. 동생은 변변한 직장생활을 하지 않고 강 상무에게 얹혀 살고 있었다. 강 상무가 이런 환경에서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대견하게 여겨질 정도였다.
 
폭언하는 상무가 측은하게 여겨져
박 차장은 장례식장에 다녀온 후 강 상무가 웬만한 폭언을 해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 오히려 강 상무가 측은하게 여겨졌다. 그동안 앓고 있던 우울증도 깨끗하게 나았다. 강 상무는 지금도 폭언을 계속한다. 박 차장의 환경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다만 강 상무의 사정을 알게 된 것뿐이다. 이 사실 하나로 박 차장의 세상이 바뀌었다. 박 차장은 지금 즐겁게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박 차장은 생각했다. ‘이게 뭐지? 강 상무 가족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된 것만으로 강 상무에 대한 내 생각이 바뀌어버렸다. 강 상무는 아무것도 변한 게 없는데….’
 
허 파트장은 매사 신중하다. 지금 자신이 맡고 있는 업무에 대해 만족한다. 자신에게 그런 중요한 일을 맡겨 준 회사에 감사하고 있다. 그런데 같은 파트에 있는 김 대리가 자기를 너무 어려워하는 것 같다. 뭘 물어봐도 단답형으로 대답한다. 자기 의견을 말하지 않는다. 허 파트장은 후배들에게 잘해주고 지원해 주는 게 리더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즐겁게 일하면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믿는다. 후배들과 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 그런데 김 대리는 도무지 반응하지 않는다.
 
김 대리가 야구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롯데의 광팬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허 파트장은 파트원들과 함께 야구장에 갔다. 자기는 LG팬이라고 밝히면서 재미있게 승부를 가려보자고 부추겼다. 파트원들과 함께 ‘치맥’을 하면서 열심히 응원하고 즐겼다. 그 다음날 처음으로 김 대리가 먼저 허 파트장에게 말을 걸어왔다. “파트장님이 야구를 좋아하는 줄 몰랐습니다. 파트장님은 일만 하는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그 후로 허 파트장과 김 대리는 자주 어울려서 야구 관람을 한다. 김 대리는 스스로 자기 의견을 말하게 됐다.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고 즐겁게 일을 한다. 허 파트장은 생각했다. ‘이게 뭐지? 서로 야구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함께 야구를 보러 간 것만으로 사람이 이렇게 달라지나?’
 
최 팀장은 독서클럽에 다닌다. 책을 읽고 함께 토론하면 좋은 점이 많다. 클럽에 다니면 좋은 책을 추천받아서 읽을 수 있다. 책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식도 생기고 지혜도 생긴다. 생각의 폭이 넓어지는 것 같고 성장하고 있다는 뿌듯함도 있다. 토론하면서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을 수 있어 사고가 확장되고 유연해진다. 자기 생각을 말하면서 생각이 정리되고 표현력도 좋아진다. 또 좋은 사람들과 친교를 하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최 팀장이 알려준 이야기다. 어느 토론하는 날이었다. 그날의 진행자는 자기 말을 너무 많이 했다. 한 사람이 발표를 하고 나면 진행자가 요약을 했다. 최 팀장은 진행자의 방식이 불편했다. 자기가 요약해주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도 스스로 정리할 수 있는데, 진행자가 너무 많이 개입했다.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었고, 진행자가 시간을 독점했다. 그렇게 불편함을 느끼고 있던 차에 진행자가 말했다. “우리나라 교육은 엄마들이 문젭니다. 우리나라 교육이 제대로 되려면 엄마들이 정신 차려야 합니다.” 최 팀장은 발끈했다. “교육이 그렇게 될 동안 아버지들은 도대체 뭐하고 있었습니까?”
 
최 팀장이 발끈하자 진행자는 당황했다. 최 팀장은 내친 김에 말했다. “그리고 오늘 진행 방식도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모두가 동등한 토론자인데, 진행자 혼자서 모든 발표 내용을 요약하느라고 시간과 아이디어를 독점하고 있습니다.”
 
토론이 끝나고 나서 진행자가 최 팀장에게 와서 말했다. “오늘 제 진행으로 불편했다면 죄송합니다. 제 딸아이가 엄마의 교육방식에 불만을 품고 집을 나가버렸습니다. 시골에 있는 외할머니 댁에 갔는데 집에 돌아오지 않겠다고 합니다. 아까는 딸 생각이 나서 저도 모르게 그런 말을 하고 말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최 팀장은 당황했다. “아닙니다. 저는 그런 줄도 모르고 오해했습니다. 저도 그런 입장이었다면 그랬을 것 같습니다. 제가 너무 심하게 말한 것 같습니다.” 최 팀장은 진행자의 사정을 듣고 나니 화났던 마음이 눈 녹듯 풀리고 진행자가 측은하게 여겨졌다. ‘이게 뭐지? 딸 이야기를 듣고 나니까 화가 나질 않네….’
 
동료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알고 있는가
‘타타타’라는 노래가 생각난다. ‘니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직장 동료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에 따라 친소가 달라지고 업무 협조의 정도가 달라진다. 어떤 사람이 부탁하면 잘 들어주지 않는데, 어떤 사람이 들어주면 잘 들어준다. 친소관계뿐만 아니라, 서로의 감정계좌에 잔고가 얼마나 있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상대방의 가정 상황을 이해하고 존중해 주면 감정계좌에 잔고가 쌓인다. 서로 취미활동을 같이해도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상대방의 가치관이 어떠한지, 어떤 신념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어떤 음식을 싫어하는지 등을 알려고 노력하는 건 상대방에 대한 상당한 배려다.
 
직장 동료의 고향이 어딘지 알고 있는가? 그 고장의 특이점이 뭔지 아는가?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이 있는지, 가정의 애로사항을 알고 있는가? 이런 것들은 정보다. 그런데 이 정보라는 게 간단치 않다. 강 상무의 경우처럼 어떤 정보는 그 사람 전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허 파트장의 경우처럼, 상대방의 취미를 알아주고 존중해 주는 것도 조직 분위기를 활기차게 만든다. 최 팀장의 경우처럼, 상대방의 처지를 아는 것만으로 상대방의 잘못도 너그럽게 이해해 줄 수 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어느 정도까지 이런 정보를 알아야 하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상황에 따라서 다를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어떤 정보는 전체 판을 뒤집는다는 것이다. 어떤 정보를 알고 나면 그 사람을 좀 더 이해하게 되고, 관계가 더 좋아지기도 한다. 동료들에 대한 정보를 안다는 건 만만한 게 아니다. 정보가 바뀌면 진실이 송두리째 바뀌기도 한다. 어떤가? 동료들에 대해 알아야 할 정보를 제대로 알고 있는가?
 
※ 김종명 - 리더십코칭연구소 대표, 코칭경영원 파트너코치다. 기업과 공공기관, 대학 등에서 리더십과 코칭, 소통 등에 대해 강의와 코칭을 하고 있다. 보성어패럴 CEO, 한국리더십센터 교수를 역임했다. 저서로는 [리더 절대로 바쁘지 마라] [절대 설득하지 마라] [코칭방정식]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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