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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 제거 출동했다 사비로 1000만원 물어낸 소방관

[사진 서울소방재난본부 제공 = 이데일리 / 연합뉴스]

[사진 서울소방재난본부 제공 = 이데일리 / 연합뉴스]

벌집 제거를 위해 출동했다가 적금을 깨고 사비로 1000만원을 변상한 소방관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10월 18일 이데일리는 벌집 제거를 위해 출동했다가 발생한 피해에 대해 사비로 1000만원을 변상해야 했던 소방관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2016년 8월 14일 오전 전남 화순소방서 상황실에 한 통의 전화가 울렸다. ‘염소 농장이 있는 산속에 벌집이 있으니 제거해달라’는 농장주의 요청이었다. 해당 농장은 화순군 한천면 야산 인근에 있는 탓에 잦은 벌집 제거 요청 신고가 있던 곳이다. 
 
윤모(49) 소방위는 장비를 챙겨 들고 신고 장소로 향했다. 야산 현장에 도착한 뒤 살펴보니 주범은 ‘땅벌’이었다. 휴대용 부탄가스통에 용접할 때 쓰는 토치램프를 연결해 벌집 구멍에 불을 붙이려는 찰나 돌풍이 일었다.  
 
바람에 날린 불씨는 염소 먹이로 쌓아놓은 건초 더미에 옮겨붙었다. 주변 수풀이 불쏘시개가 돼 금세 산불로 번졌다. 숲이 우거진 지역이 아니어서 불길은 1시간여 만에 잡혔다. 임야 0.1ha(1000㎡)를 태우고 농장 주변 철조망이 그을렸다고 한다. 피해액은 소방서 추산으로 100만원가량이었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내용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 연합뉴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내용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 연합뉴스]

이튿날 염소 농장주 측은 “1000만원을 보상하라”며 윤 소방위를 다그쳤다. 불에 그을린 소나무가 언제 죽을지 모르고 철조망도 새로 교체해야 한다는 게 이유였다. 농장주 아들은 윤 소방위에게 “보상하지 않으면 정식으로 민원을 제기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상부에 보고도 못 한 채 며칠을 혼자 끙끙 앓던 윤 소방위는 결국 적금을 깼다. 본인 과실이 아니란 점을 증명하기 어렵고 ‘안전조치 미흡’으로 되레 인사상 불이익을 당할 수 있어서였다.  
 
윤 소방위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동료들은 십시일반으로 갹출해 400만원을 건넸다. 동료들은 “우리도 언제 덤터기를 쓸지 모른다. 잘못이 없다는 걸 누가 모르겠느냐”며 윤 소방위를 다독였다.  
 
윤 소방위는 “생활안전 활동 담당 대원이 따로 있는데 대신 현장에 나간 게 잘못이라면 잘못”이라며 “동료들이 만일을 대비해 개인 보험에라도 가입해야 하는거 아니냐고 하더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소방청이 17개 각 시도 소방재난본부를 통해 지난 2015년부터 2017년 상반기까지 화재진압 등 공무 중 발생한 파손 피해 등을 사비를 털어 보상한 사례를 취합한 결과 사비변제는 총 20건, 보상 금액은 1732만 3000원으로 나타났다. 
 
현장에서 근무하는 대원들은 이번 실태조사로 드러난 사례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소방청 역시 이번 조사는 한계가 있다고 인정한다. 소방청 관계자는 “대원들 입장에선 상부에 정식 보고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변제한 사건을 다시 꺼내 보고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자체 보험 제도를 마련하지 못해 소방대원들이 입는 피해를 지원하지 못한 지역본부 역시 부끄러운 민낯을 들추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18개 소방재난본부 중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곳은 서울, 울산, 충북, 전남, 경북, 경남 등 6곳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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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영 인턴기자 chung.w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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