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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 토막 시신 지문 채취…첫 여성 치안정감의 성공비결

 여성 경찰관들에게 이금형(59)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석좌교수는 롤모델로 통한다. 1977년 순경으로 시작해 여성 최초로 치안정감까지 올랐다. 경찰청장인 치안총감(경찰청장) 바로 아래 직급이다. 여성 치안정감은 지금까지도 이 교수가 유일하다.   
여성 최초 치안정감 역임한 이금형 전 부산경찰청장. 최승식 기자

여성 최초 치안정감 역임한 이금형 전 부산경찰청장. 최승식 기자

 

[여경 1만명 시대]여성 첫 치안정감 이금형 서원대 교수
임신 중 토막 시신 지문 채취 할 정도로 일에 열정
영화 도가니 모티브 '광주 인화원' 사건 등 수사
여경 편견 "여자라서 더 잘한다"로 바꾸려 노력

 최근 만난 이 교수는 남성 중심 문화가 강한 경찰 조직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일에 대한 열정" 덕분이라고 말했다. 임신 상태에서 토막시신의 지문을 채취한 일, 동료 모르게 홀로 병원에 가 수술을 받고 다시 출근해 맡은 업무를 마무리한 것 등은 지금도 여경들 사이에 이야기된다. 
 
 광주지방경찰청장으로 일할 때는 영화 '도가니'의 모티브가 된 광주 인화원 사건을 재수사해 피의자들을 뒤늦게 처벌하기도 했다. 그는 "'내 가족에게 생긴 일'이고 '나밖에 해결하지 못한다'는 마음으로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이런 그도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았다고 했다. 경감 시절 채증 계장(범죄 현장의 지문·족적 등 증거물 분석 업무 담당) 발령을 원했지만 "여성 채증 계장은 없었다"는 이유로 여러 차례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나기도 했다. 2010년 서울청 생활안전부장 시절엔 G20 정상회의 경호 업무에서 배제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고 한다. 두 업무 모두 결국 떼를 쓰다시피 맡았다.
 
여성 최초 치안정감 역임한 이금형 전 부산경찰청장이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여성 최초 치안정감 역임한 이금형 전 부산경찰청장이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그는 "지금은 여경 수가 1만명이 넘지만 내가 경찰에 입문할 때만 해도 500명에 불과해 선입견이나 편견이 더 많았다"며 "그래서 '여자라서 안 돼'를 '여자라서 더 잘한다'로 바꾸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여성 후배들의 발목을 잡는 걸림돌로 '육아'를 꼽았다. 휴일에도 교대 근무 등을 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아이들을 돌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그는 재직 시절 경찰청에 24시간 육아시설을 만들기도 했다.  
그는 "여성·청소년·장애인 관련 업무는 여성이 더 적합할지 모르지만, 경찰 업무에 남성의 일, 여성의 일이 구분되어 있진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성 경찰관과의 보이지 않는 차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여성 경찰관을 직급 등으로 부르지 않고 '미스'나 '여사'로 부르는 게 대표적이다.
광주경찰청장으로 근무했을 당시의 이금형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석좌교수의 모습 [중앙포토]

광주경찰청장으로 근무했을 당시의 이금형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석좌교수의 모습 [중앙포토]

 이 교수는 "여성 동료를 '여사'라고 부르는 직원들에게 '우리는 동료이니 제대로 호칭을 해달라'고 말해 왔다"며 "경찰이 발전하고 국민의 신뢰를 받기 위해선 여경이 꼭 필요한 존재라는 걸 인식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후배 여경들에게도 당부했다. "육아나 가사 등으로 힘들다고 나약해지지 말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야 한다.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면 주변에서 먼저 인정을 해줄 것이다."
 
특별취재팀=최모란·이은지·김호·백경서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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