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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공수처 역할 논란, 오로지 국가 이익만 생각하라

서정욱 법무법인 민주 변호사

서정욱 법무법인 민주 변호사

“청렴이야말로 모든 선(善)의 원천이며, 모든 덕(德)의 근본이다. 청렴하지 않고서는 결코 공직자가 될 수 없다.” 다산 정약용이 『목민심서』에서 갈파한 말처럼 부패 척결을 통한 깨끗한 대한민국의 건설은 그 무엇보다 시급한 시대 과제이자 국가개혁의 핵심 어젠다다.
 

고위공직자의 거악 척결 위한
공수처 구성의 법무부 추진안
대통령 인사 배제 바람직하나
직무 범위 줄이는 건 재고해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논의가 검찰 개혁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는 것은 무소불위의 검찰 권력을 분산하고,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수사기관을 통해 고위 공직자의 거악을 척결하자는 대의명분 때문이다. 어쨌든 기존의 검찰이 스스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탓이다. 공익의 대변자요 사정의 중추기관인 검찰이 제 역할을 다할 때 국가가 바로 선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검찰은 ‘법불아귀(法不阿貴)’, 즉 ‘법은 신분이 귀한 사람에게 아부하지 않는다’는 모습과 거리가 멀었다. 지는 권력에는 추상(秋霜)같이 엄했고, 뜨는 권력에는 춘풍(春風)같이 관대했다. 한마디로 검찰의 존재 이유며, 지켜야 할 절대가치인 수사의 객관성과 공정성이 부족했다는 뜻이다.
 
이제 우리는 그 구체적인 규모와 관할 대상, 권한 범위에 대해 합리적 방안을 찾아야 한다. 최근 나온 법무부 안은 걱정되는 바가 있다. 기존 개혁위원회 안이 수퍼 공수처라는 일각의 비판을 너무 의식해 오히려 유명무실한 종이호랑이로 전락할 가능성은 없는가 하는 점이다.
 
물론 이번 법무부 안은 기존 개혁위 안보다 진일보한 면이 있다. 공수처장 임명권을 국회로 넘긴 것이다. 이번 안은 기존의 개혁위 안과 달리 대통령이 복수의 후보 중 1명을 지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국회가 단수로 선출토록 했는데 이는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을 위해 필수적인 것이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처럼 인사가 모든 문제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시론 10/18

시론 10/18

공수처가 독립된 수사기관으로서 기능하려면 무엇보다 공수처장 인사권을 대통령이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인데, 이번 법무부 안은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단수를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하게 했다. 이는 공수처장의 임명권을 대통령 인사권 밖에 두었다는 점에서 독립 수사기관에 대한 기대가 가능해졌다.
 
그럼에도 이번 법무부 안의 문제점도 적지 않다. 한마디로 출범 자체에 의미를 둔 나머지 공수처가 고위 공직자의 거악 척결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하기에는 너무 왜소화해 관할 대상과 직무 범위가 크게 축소됐다. 물론 기존 권고안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전례 없이 파격적인 권한을 부여하고 수사 대상도 너무 광범위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무소불위의 막강 권한을 지닌 공수처를 어떻게 견제할 것인지 문제도 대두됐다.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말은 공수처에도 해당한다. 무제한적 권력 행사를 하지 못하도록 견제장치를 만드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이번 법무부 안의 경우 기존의 개혁위 안에 대한 비판을 지나치게 의식해 공수처 규모뿐 아니라 수사 대상자와 범죄의 범위가 크게 줄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먼저 개혁위 안에서는 ‘현직 및 퇴직 후 3년 이내의 고위 공직자와 그 가족’이었는데 3년이 2년으로 바뀌고, 고위 공무원 범위도 정무직으로 축소돼 일반 고위 공직자는 수사 대상에서 빠졌다. 또한 범죄 대상도 직무와 직접 연관이 있는 사안만 수사 범위에 포함시켰다. 너무 비대한 ‘수퍼 공수처’는 문제지만 너무 왜소한 ‘미니 공수처’도 문제다. 권력형 부패를 과감히 파헤치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공수처 검사의 임기를 3년으로 제한한 부분도 재고가 필요하다. 3년마다 재임용 과정을 거치고, 또 공수처장이 바뀔 때마다 다른 검사들이 대거 투입된다면 안정적인 수사 역량을 유지하기 어렵다.
 
한편 법무부 안은 기존의 권고안과 달리 공수처의 관할권이 검사와 경무관급 이상 경찰 공무원에 대한 ‘모든 범죄’가 아니라 ‘직무 관련 일정 범죄’로 제한했다. 이는 기존 검찰 수사가 제 식구 감싸기와 셀프 수사로 비판을 많이 받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수사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검사에 대한 수사는 반드시 공수처가 하는 것이 타당하다.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는 말이 있다. 공수처 신설에 대해서도 앞으로 많은 조직적 저항과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고위 공직자의 강력한 부패 척결을 통한 청렴한 정부와 국가의 건설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대세며 국민적 여망이다. 여야 모두 남은 문제에 관해 당리당략(黨利黨略)이 아니라 오직 깨끗한 정부, 깨끗한 국가라는 국리국략(國利國略)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서정욱 법무법인 민주 변호사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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