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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내게 책임” 발언 직후, 자진 탈당 권유한 홍준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7일 ‘북핵 폐기 전술핵 재배치 천만인 서명운동본부 국민 서명패 전달식’에 참석하고 있다. 한국당은 18일 또는 19일 윤리위 를 열어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의 징계를 논의한다. [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7일 ‘북핵 폐기 전술핵 재배치 천만인 서명운동본부 국민 서명패 전달식’에 참석하고 있다. 한국당은 18일 또는 19일 윤리위 를 열어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의 징계를 논의한다. [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자진탈당 의사 여부를 타진했다. 박 전 대통령이 지난 16일 법정 발언을 통해 “모든 책임은 나에게 물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직후였다.
 

홍, 페북에 “잘못했으면 책임져야”
한국당 “당적 정리해 달라고 전달
탈당 의사 없으면 윤리위 개최”
정우택 “스스로 결단할 시간 줘야”

한국당 관계자는 17일 “어제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었던) 유영하 변호사에게 사람을 보내 (박 전 대통령) 스스로 당적을 정리해 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박 전 대통령의 답변을 며칠 동안 기다려본 후 탈당 의사가 없으면 윤리위원회를 열어 탈당 권유 등 출당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와 한국당은 예전에도 박 전 대통령에게 의중을 타진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법정 발언을 통해 “정치보복은 저에게서 마침표가 지어졌으면 한다”며 “모든 책임은 저에게 묻고 법정에 선 공직자와 기업인에게는 관용이 있기를 바란다”고 한 만큼 입장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스스로 자진탈당할 경우 친박계의 반발을 비롯해 내부 갈등과 보수층의 분열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한국당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책임을 지겠다고 한 만큼 스스로 당적을 정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엔 17일 윤리위를 열어 탈당 권유 징계를 의결하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의결 통지를 받은 뒤 열흘 이내에 자진탈당하지 않으면 자동 제명 처분되는 수순이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입장을 기다리는 차원에서 윤리위를 18일 또는 19일로 미루기로 했다.
 
홍 대표는 이와 관련해 이날 페이스북에 “지도자의 가장 큰 잘못은 무능”이라며 “잘못이 있으면 무한책임지는 것이 지도자의 참 모습”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지울 것은 지우고 새롭게 나아가야 한다”고 적었다. 박 전 대통령이 자진탈당하지 않으면 징계 절차에 착수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동의하지 않으면 징계 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이 “앞으로 더 어렵고 힘든 과정을 겪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포기하진 않겠다”고 말한 만큼 정치적 재기 의지가 있다고 여겨져서다. 친박계 유기준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것 같다”며 “상당한 수준의 정치적 파장이 예상되는 만큼 당내에서 논의 중인 출당 등을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10월 출당 추진이 바른정당과의 통합 작업 때문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당 일각에선 불만을 갖고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배신자’들을 받는데 무슨 조건이 필요하냐”며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든 그들 때문에 박 전 대통령과 동료들이 어려움을 겪어야 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박 전 대통령 스스로 결단할 시간을 줘야 한다”며 홍 대표의 구상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더해 박 전 대통령이 반발성 추가 발언을 내놓는다면 상황은 더 복잡해질 수도 있다. 이번 주까지 처리하기로 했던 홍 대표의 ‘시간표’가 어그러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그렇더라도 홍 대표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 의지를 밝힌 만큼 바른정당 통합파가 다시 움직일 공간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바른정당 통합파로 분류되는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친박 청산’ 조건에 대해 “한국당이 변하는 상황을 봐가면서 ‘이 정도면 어느 정도 되겠다’는 논의가 들어오면 (통합 논의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보수대통합추진위원회의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도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와 서청원·최경환 의원 출당 문제 등에 대한 논의 과정과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면서도 “(친박 청산 등) 통합 조건을 딱 집어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 청산에 대한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한국당 내 의지가 확인된다면 통합이 가능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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