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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와 중기] 국경 없고 재기 쉬운데, 한국 스타트업 왜 유럽 안 오나요

북유럽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스타트업사우나’ 카롤리나 밀러 대표(왼쪽)와 얀 부비엔치크 최고마케팅경영자(CMO)는 ’ICT 강국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유럽 시장에 진출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북유럽에는 의료기술·게임, 동유럽에는 인프라·건설 업종이 유망하다 “고 조언했다. [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

북유럽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스타트업사우나’ 카롤리나 밀러 대표(왼쪽)와 얀 부비엔치크 최고마케팅경영자(CMO)는 ’ICT 강국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유럽 시장에 진출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북유럽에는 의료기술·게임, 동유럽에는 인프라·건설 업종이 유망하다 “고 조언했다. [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

“미국과 중국도 좋지만, 왜 유럽 시장 진출은 주저하고 있나요? 처음엔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최근 상황으로 볼 때 유럽이야말로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스타트업들에 ‘기회의 땅’입니다.”
 

핀란드 스타트업사우나 대표 밀러
ICT 강한 한국 벤처에 기회 열려
정부 지원 많고 기술만 있으면 통해
북유럽 의료·게임, 서유럽 AI·뷰티
동유럽엔 인프라·IT 융합 업종 유망

지난달 14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서울 중구 CKL기업지원센터에서 마련한 ‘스타트업사우나 워크숍’ 행사 전 만난 카롤리나 밀러(27) 스타트업사우나 대표는 이같이 말하면서 의아해했다. 기자가 “한국은 내수 시장이 좁은 데다 저성장 환경에 처하면서 많은 스타트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에 가까운 중국이나 창업 천국 미국으로 향하는 스타트업 수가 늘었다”고 운을 띄운 데 대한 반문이었다. 통상 한국과 지리·심리적으로 멀게만 여겨지는 유럽이지만, 막연하게 두려워할 필요 없이 진출에 도전하면서 기회를 엿보라는 얘기다.
 
스타트업사우나는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 있는 알토 대학이 만든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로 2010년 설립됐다. 핀란드뿐 아니라 인근 북유럽 국가들의 유망 기업을 발굴, 성장하도록 도와 유럽 전역으로 진출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핀란드의 명물(名物) 사우나를 할 때 땀에 흠뻑 젖듯이 학생들이 열정을 다해 아이디어를 사업 모델로 만들게 한다는 의미에서 이름이 붙여졌다. 밀러 대표는 2012년부터 신문기자와 작가로 일하다가 스타트업사우나에 합류, 최고마케팅경영자(CMO)를 거쳐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그가 한국처럼 내수 시장이 좁은 핀란드에서 많은 스타트업들을 유럽에 진출시키는 산파(産婆) 역할을 하는 동안 느낀, 유럽 시장에 진출하면 이로운 점은 크게 네 가지다. “유럽연합(EU) 단일 시장으로 묶여 국경이 없습니다. 여러 나라에서 동시에 풍부한 테스트(점검) 과정을 겪을 수 있죠. 또한 재기에 유리한 환경입니다. 실패하더라도 ‘실패자’로 낙인찍지 않으니 보완해서 재도전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스타트업사우나가 길러낸 ‘유지션(Yousician)’이라는 핀란드의 온라인 음악·교육 애플리케이션(앱) 스타트업을 예로 들었다. 2010년 설립된 이 스타트업은 직원 수가 50여명뿐이지만 글로벌 사용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어 5000만 앱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특정 지역에서 사무소를 두지 않고도, 취미로 음악 연주자가 되기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은 유럽 전역의 취향을 제대로 공략했다”는 것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여기에 유럽 각국 정부가 저성장 극복을 위해 우수 스타트업 유치에 나서면서 다양한 인센티브를 마련하고 있는 것도 이점이다. 또 많은 기업들이 작은 스타트업이라도 기술만 있으면 기꺼이 파트너십을 맺는 문화가 형성돼 있다고 밀러 대표는 덧붙였다.
 
지역별로 어떤 업종이 유망한지를 묻는 질문엔 “핀란드·스웨덴·덴마크 같은 북유럽에선 의료기술과 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네덜란드·독일 등 서유럽엔 인공지능(AI)·핀테크와 뷰티, 폴란드·체코·헝가리 같은 동유럽엔 인프라·건설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진출할 때 좋은 결과를 기대할 만하다”고 했다.
 
예컨대 핀란드엔 ‘앵그리버드’ 모바일 게임으로 유명한 로비오엔터테인먼트 같은 게임 업체들이 대거 포진해 북유럽 전역에서 인기다. 4차 산업혁명에 관심이 많은 독일은 AI 분야에서 기회의 땅이다. 핀테크는 금융업이 발달한 암스테르담(네덜란드)을 중심으로 스타트업들이 참여하는 시장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제약사가 많은 스위스에선 의료기술 업종에서 다양한 파트너십 기회를 모색할 만하다. 여전히 인프라 구축 면에서 부족한 동유럽에서는 인프라와 결합한 IT업종 기업들이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핀란드는 한국에선 몰락한 글로벌 휴대전화 업체 노키아의 나라로 유명하지만, 최근 스타트업사우나 같은 유능한 엑셀러레이터들의 조력 속에 스타트업들이 ‘강소기업’으로 성장해 자생적인 생태계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스타트업 3년차 생존율이 60%에 육박해 최상위권이다(한국은 2015년 기준 38.2%로 하위권). 밀러 대표는 이에 대해 “재창업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문화 때문”이라고 연신 강조했다.
 
그는 “실패해도 ‘멘토’가 돼 연단에 올라 공개적으로 경험담을 다른이들과 공유하는 문화가 있으며, 정부도 재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전했다. 
 
49.5%
● 정부에서 연구·개발(R&D)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의 사업이 실제로 성공할 확률. (중소기업벤처부 조사, 최근 3개년 기준) 정부의 지원을 받아 R&D 과제가 성공할 확률은 90%가 넘는 데 반해 실제 사업화까지 성공하는 확률은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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