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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청자는 장르 섞는 것 싫어해, 멜로 비중 확 줄였죠”

미국 ABC에서 방영하는 ‘더 굿닥터’를 공동제작하고 있는 이동훈 프로듀서. [사진 엔터미디어콘텐츠]

미국 ABC에서 방영하는 ‘더 굿닥터’를 공동제작하고 있는 이동훈 프로듀서. [사진 엔터미디어콘텐츠]

‘더 굿닥터’의 성공을 들여다보면 낯선 용어들이 종종 등장한다. 한국과 미국의 드라마 제작 환경이 판이한 탓이다. 웬만한 드라마 규모가 영화보다 커서 제작에 관여하는 회사만 5개 달한다. 방송사인 ABC 스튜디오와 소니스튜디오가 실제 촬영과 편집을 진행하고, 작가 데이비드 쇼어의 쇼어Z 프로덕션, 배우 데이비드 대 김이 설립한 3AD, 이동훈 대표가 이끄는 엔터미디어콘텐츠 등이 공동으로 제작하고 있다.
 
최근 풀 시즌 제작이 확정돼 미국과 캐나다를 오가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이동훈 대표는 “현지 방송 시간에 맞춰 트위터 라이브를 진행하는데 실시간 트렌드 검색어 3위에 오를 만큼 인기가 뜨겁다”며 “특히 자폐아를 자녀로 둔 부모들이 드라마를 통해 더 큰 희망을 갖게 됐다거나 그들의 상황을 보다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됐다는 반응이 많아 제작자로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화 인터뷰를 통해 만난 이 대표는 “처음에는 과연 한국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더 굿닥터’가 과연 잘 될까 하는 의구심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았는데 시청률 1위를 이어가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미국에도 ‘초원의 집’이나 ‘천사 조나단’ 같은 따뜻한 휴먼 드라마가 많이 있었지만 장르물의 범람으로 모두 사라지면서 가족애나 사랑을 앞세우는 한국 드라마가 소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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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멜로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30~40%에 달하는 원작의 멜로 비중을 10% 미만으로 줄이는데 특별히 신경을 썼습니다. 미국에서는 메디컬 드라마면 메디컬 드라마고, 멜로 드라마면 멜로 드라마지 여러 장르를 섞는 것을 좋아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숀 머피의 여정을 따라가는 데 보다 중점을 뒀지만 멜로를 완전히 포기할 순 없었어요. 동영상 플랫폼 Viki에서 한국 드라마 팬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월드’를 만들면서 그것이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라는 걸 실감했으니까요.”
 
그는 K포맷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확신했다. 리메이크 판권 가격만 놓고 보면 큰 금액은 아니지만 시즌을 거듭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특히 넷플릭스·훌루 등 OTT 플랫폼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콘텐트의 생명력이 더욱 길어졌다. 2015년 훌루가 코미디언 제리 사인펠트 주연의 시트콤 ‘사인필드’(Seinfeld·1989~1998) 전체 에피소드 180회를 1억8000만 달러(약 2030억원)에 사들인 게 대표적인 예다. 20년 전 드라마 1회당 가격이 100만 달러(약 11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이 대표는 “미국 드라마 업계에서 파일럿을 제작하고 방송 편성이 되지 않으면 1년에 1000억씩 손해를 감수하고도 시즌제로 갈 수 있는 드라마를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내년 3월까지 방영 예정인 ‘더 굿닥터’의 시즌2 제작 여부는 12월 크리스마스 연휴를 전후로 결정된다.
 
동시에 ‘별에서 온 그대’(2015) 미국 리메이크 작업도 준비 중이다. “사실 한국에서 ‘굿닥터’를 볼 때 한 회도 빠지지 않고 눈물을 흘렸어요. 너무 감동적이었거든요. ‘별그대’ 박지은 작가가 세상을 지키는 슈퍼 히어로가 아닌 사랑하는 한 사람만을 위한 슈퍼 히어로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했을 때도 완전 공감했죠. 이 역시 시간은 좀 더 걸리겠지만 미국 드라마 접근법과는 정반대이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일본 만화 원작으로 SBS 드라마 ‘시티헌터’(2011)를 제작했던 이동훈 대표는 내년 KBS2 방영 예정인 미국 드라마 ‘슈츠’의 한국 리메이크도 진행하고 있다.
 
민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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