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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임종석 실장까지 나선 청와대 캐비닛 정치의 득과 실

어제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세월호 사고 당시 청와대가 벌인 유치하고 졸렬한 행태를 고발했다. 지금까지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일 오전 10시 최초 보고를 받아 15분 뒤에 첫 조치를 취했다는 공식입장을 밝혀 왔다. 그런데 알고 보니 최초 보고 시점이 오전 9시30분이었다는 게 그제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공용 폴더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임 실장은 “이는 보고 시점과 첫 지시 사이의 시간 간격을 줄이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보고를 받고 15분이 아니라 45분 동안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직무 불성실뿐 아니라 시간 조작이라는 부도덕성까지 비난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임 실장은 또 청와대가 세월호 사건 석 달 뒤인 7월 국가위기관리 지침을 불법적으로 변경했다고 주장했다. 그 전엔 국가안보실장이 종합관리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돼 있었는데 안보는 국가안보실, 재난은 안전행정부로 업무를 나눴다는 것이다. 지침 변경은 법제처장을 통해야 함에도 이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게 불법이라고 했다. 사후적인 지침 변경으로 세월호의 최종 책임을 청와대 아닌 정부 부처로 뒤집어씌우려는 졸렬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다만 현 청와대도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미묘한 시기마다 ‘청와대 캐비닛’ 문건들을 터뜨려 망신을 주는 일이 되풀이되기 때문이다. 이번 세월호 사안도 16일이 마감인 박 전 대통령의 구속시한 연장 문제를 놓고 반(反)박근혜 여론을 부추기려는 꼼수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 사흘 전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항소심을 앞두고 여당 의원이 “민정수석실에서 ‘이 부회장은 세자이니, 자리잡아 줘야 한다’는 문건이 발견됐다”고 폭로한 것도 마찬가지다. 전직 대통령 시대의 기록물 내용은 대통령 기록관에 넘겨야 한다. 그렇지 않고 현 청와대가 선별해 공표하는 행태는 자칫 위법 논란을 낳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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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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