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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국감] ‘자립 유도’ 구실 못하는 기초생활수급제…4년 이상 ‘미탈출’ 수급자 100만명

기초생활수급권자로 지정된 이후 4년 이상 수급 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빈곤층으로 계속 유지되고 있는 사람이 약 1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자녀들 소득 때문에 기초생활 수급자 자격도 부여받지 못한 임종구 할아버지. [중앙포토]

기초생활수급권자로 지정된 이후 4년 이상 수급 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빈곤층으로 계속 유지되고 있는 사람이 약 1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자녀들 소득 때문에 기초생활 수급자 자격도 부여받지 못한 임종구 할아버지. [중앙포토]

 
서울 중랑구에서 중증장애를 가진 아내와 단둘이 사는 박모(48)씨는 2012년 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지정돼 매달 84만여원의 생계급여를 지원받아 생활하고 있다. 박씨는 따로 직장을 가지면 130만원 정도 월급을 받을 수 있지만, 취업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급여소득 발생과 동시에 기초생활수급권자에서 벗어나게 돼 생계급여 지원이 중단되고 아내 의료비 지원까지 끊겨 오히려 생활수준이 떨어지는 역효과가 나기 때문이다. 박씨는 12일 “넉넉하진 않지만 기초생활수급권자인 지금이 차라리 낫다”고 말했다.
 
4년이상 기초생활수급 지속자

4년이상 기초생활수급 지속자

 
박씨와 같이 기초생활수급권자로 지정된 이후 4년 이상 수급 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빈곤층으로 계속 유지되고 있는 사람이 약 1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기초생활보장제도 최초 수급판정 이후 지속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최초 수급 이후 4년 이상 기초생활보장 대상에서 탈출하지 못한 수급자 수는 99만3923명이었다. 이는 1년 이상 수급권이 지속된 수급권자(2016년 12월 기준 연인원 229만7380명)의 43.3%에 해당한다. 전체 수급자의 41.6%인 95만6119명은 최초 수급 이후 1년 이상~2년 미만이었고, 2년 이상~3년 미만인 수급자와 3년 이상~4년 미만인 수급자 수는 각각 19만4650명(8.5%), 15만2688명(6.6%)으로 나타났다.
 
특히 4년 이상 지속 수급자 수는 ▷2014년 88만4499명 ▷2015년 94만1881명 ▷2016년 99만3923명으로 최근 3년 동안 매년 5만여명씩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빈곤의 고착화’가 확산되고 있는 이유는 기초생활수급권을 유지하는 편이 더 낫다는 현실적 계산 때문이다. 전 의원은 “서울에 사는 4인 가구를 기준으로 자체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니 기초생활 수급자 가족의 경우 생계급여 134만여원에 각종 세금과 건강보험료 면제 혜택이 주어져 주거ㆍ의료ㆍ식비 등 지출을 제외하면 월 18만원 정도의 여유분이 남은 반면 가장이 월급 230만원을 받아 ‘탈(脫)수급’을 한 4인 가구의 경우 오히려 9만여원이 마이너스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전 의원에 따르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있다 직장 취업 등으로 탈수급했더라도 자립생활을 계속 유지하지 못하고 다시 수급자로 복귀한 사람이 최근 5년 간 8만9655명에 달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5년 기초생활수급자 70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탈수급이 언제 가능할 것 같은가’라는 물음에 ‘벗어나기 힘들 것’이란 답변이 67.4%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잘 모르겠다’(25.9%) ▷‘3년 후’(2.6%) ▷‘1년 후~3년 이내’(2.5%) 등 순이었다.
 
전 의원은 “기초생활수급자가 근로소득을 통해 자립할 가능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수급자를 벗어나더라도 다시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방증”이라며 “자활을 돕기 위해 도입된 기초생활보장제도가 빈곤층 사각지대 해소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고 탈수급을 위한 ‘계층이동 사다리’를 만드는 데는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중앙대 김연명 교수(사회복지학과)는 “노동능력이 아예 없는 빈곤층에게는 최저생활을 보장하고 노동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사회투자정책으로 자립을 적극 유도하는 방향으로 사회안전망 구조를 짜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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