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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잡은 뒤 바뀌는 靑…테러방지법처럼 규제프리존법 입장 바꿀까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에스플렉스센터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인사말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에스플렉스센터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인사말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정권이 바뀌면서 ‘규제프리존특별법’의 운명도 바뀌게 될까. 
 
이 법안은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14개 시ㆍ도에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주는 규제 프리존(free zone)을 만들어 각 지역별 미래 먹거리를 육성하겠다는 목적을 담고 있다. 2015년 12월 규제프리존 설치를 공식화한 박근혜 정부는 적극적으로 법안 처리를 추진했지만 당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은 규제프리존법을 반대했다. 당시 민주당 의원들은 “규제프리존법은 재벌에게 특혜를 주기 위한 법”이라거나 “대통령이 나서서 비선실세(최순실)를 위해 만든 법”(손혜원 의원)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대선 당시 법안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대선 도중 상대 후보였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규제프리존법 통과를 주장하자 캠프 수석대변인이었던 유은혜 의원은 “규제를 풀어 공공성 침해 우려가 제기된 법을 통과시키자는 것은 자신이 이명박ㆍ박근혜 정권 계승자임을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20대 국회 첫날인 지난해 5월 30일 소속 의원 122명이 공동 발의한 규제프리존법안을 제출하는 모습 [중앙포토]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20대 국회 첫날인 지난해 5월 30일 소속 의원 122명이 공동 발의한 규제프리존법안을 제출하는 모습 [중앙포토]

 
하지만 막상 문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여권 고위관계자들은 잇따라 법안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발언을 내놨다. 전남도지사 때부터 찬성하던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5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과 허심탄회하게 얘기해 보겠다”고 했고, 민주당 의원 출신인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도 지난 7월 “규제개혁 차원에서 규제프리존법에 대해서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러다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신산업 육성을 위해 규제완화를 강조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4차산업혁명위원회 출범식에서 “창업과 신산업 창출이 이어지는 혁신생태계를 조성하다”며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겠다고 공언하면서 규제프리존법은 새 운명을 맞게 될 상황에 놓였다.
 
규제 프리존이 특정 지역의 규제를 풀어주는 방식인 반면 규제 샌드박스(Sand box)는 사업 프로젝트 단위로 규제를 풀어주는 방식이다. 모래 위에서 자유롭게 놀게 해주는 샌드박스에서 유래된 표현으로 규제완화의 수준은 규제 프리존보다 규제 샌드박스가 더 높다는 평가다.
 
청와대로선 문 대통령이 직접 강조한 만큼 적극적으로 규제완화 법안의 처리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무라인 등을 중심으로 국회에서 입법이 되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여당인 민주당의 입장도 미묘하게 변했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규제완화와 관련된 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규제 샌드박스와 규제 프리존을 포함해서 법안 내용을 어떻게 해야 할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야당 시절에는 규제프리존법을 반대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다른 법을 침해하는 내용의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법안 이름을) 규제프리존법으로 해서 통과시킬지, 다르게 해서 통과시킬지는 더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의 입장 변화에 대해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야당 시절 반대를 위한 반대를 했다는 걸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테러방지법에 대해서도 야당이던 지난해 2월에는 법안 처리에 반대하며 192시간 동안 국회 본회의장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했지만 여당이 된 후 서훈 국정원장이 “테러방지법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히자 침묵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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