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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잠자던 발전소에 애플 英본사…글로벌 사옥 덕에 살아나는 런던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템즈강변에 위치한 배터시 화력발전소 공사현장. 발전소 벽돌 외벽과 굴뚝 네개를 그대로 살린 채 세계 시총 1위 기업 애플의 영국 신사옥으로 탈바꿈된다. 오른쪽은 1차로 완공돼 입주가 시작된 고급아파트. 런던=강혜란 기자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템즈강변에 위치한 배터시 화력발전소 공사현장. 발전소 벽돌 외벽과 굴뚝 네개를 그대로 살린 채 세계 시총 1위 기업 애플의 영국 신사옥으로 탈바꿈된다. 오른쪽은 1차로 완공돼 입주가 시작된 고급아파트. 런던=강혜란 기자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템즈강 남쪽(사우스뱅크) 나인 엘름스 지역에 위치한 배터시 화력발전소를 찾았을 때 요란한 기계음 속에 화물트럭이 분주히 드나들고 있었다. 높이 103m에 이르는 굴뚝 위로 뻗은 초대형 타워크레인이 육중한 자재를 위아래로 실어날랐다. 각각 두 개의 굴뚝을 지닌 두 개의 쌍둥이 건물로 이뤄진 이 발전소는 1983년 전력 가동을 중단했다. 적갈색 벽돌 외벽과 굴뚝을 제외한 건물 내부는 일단 철거됐다가 재조립을 기다리고 있다. 4년 내 이곳은 오피스ㆍ상점ㆍ주거시설이 밀집한 거대한 복합공간으로 탈바꿈한다. 

템즈강변 배터시 화력발전소, 복합주거지로 변신
시총1위 애플, 13조원 투자해 신사옥 입주키로

구글·페이스북 등 글로벌기업들 런던에 새 사옥
영 정부 "브렉시트 불구, 英 경제에 대한 신뢰"

일자리 창출 등 공공기여 감안해 규제 유연화
'기업 유치=도시 활성화' 세계 도시 경쟁 치열

 
그 중 핵심은 애플의 영국 사옥 탄생이다. 지난해 9월 애플은 2021년까지 총 90억 파운드(약 13조3000억원)를 들여 새 사옥을 배터시 발전소 안에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전체 부지의 40%(약 4만6000㎡)에 해당하는 6층짜리 건물이 완공되면 런던 각 사무소에서 일하는 직원 1400명이 모두 옮겨온다. 소규모 오피스가 산재한 베드타운에 그칠 뻔했던 배터시 발전소 일대가 전 세계 시총 1위 기업의 유럽 교두보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죽은 도심의 화려한 부활이다.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템즈강 남쪽(사우스뱅크) 나인 엘름스 지역에 위치한 배터시 화력발전소 공사현장.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발전소는 고유의 적갈색 벽돌 외벽과 굴뚝 네개를 그대로 살린 채 주거·오피스·상가 복합시설로 탈바꿈된다. 런던=강혜란 기자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템즈강 남쪽(사우스뱅크) 나인 엘름스 지역에 위치한 배터시 화력발전소 공사현장.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발전소는 고유의 적갈색 벽돌 외벽과 굴뚝 네개를 그대로 살린 채 주거·오피스·상가 복합시설로 탈바꿈된다. 런던=강혜란 기자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템즈강변 배터시 화력발전소 부지에 들어선 아트 스페이스. 공연·전시 등 예술활동을 유치해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지역 경제·문화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런던=강혜란 기자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템즈강변 배터시 화력발전소 부지에 들어선 아트 스페이스. 공연·전시 등 예술활동을 유치해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지역 경제·문화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런던=강혜란 기자

애플은 배터시 입주 계획을 밝히면서 “우리 팀 전체가 한 데서 일하며 역사성 있는 지역의 재생을 돕게 되는 멋진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배터시 발전소 개발사 최고경영자(CEO) 롭 틴크넬도 “(배터시가) 런던에서 가장 번창하는 새 공동체로 변신하는 데 확실히 도움된다”며 반겼다.  
 
당장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인한 글로벌 기업 이탈을 우려하던 영국 정부의 입이 찢어졌다.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은 “영국 경제에 대한 또다른 신임투표”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템즈강변 나인 엘름스 지역에 위치한 배터시 화력발전소 인근의 고급 주거시설. 1차로 지어진 아파트 800여채는 이미 각국에서 몰려든 부호들에게 완판됐다. 런던=강혜란 기자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템즈강변 나인 엘름스 지역에 위치한 배터시 화력발전소 인근의 고급 주거시설. 1차로 지어진 아파트 800여채는 이미 각국에서 몰려든 부호들에게 완판됐다. 런던=강혜란 기자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템즈강변에 위치한 배터시 화력발전소 공사현장. 발전소 벽돌 외벽과 굴뚝 네개를 그대로 살린 채 세계 시총 1위 기업 애플의 영국 신사옥으로 탈바꿈된다. 오른쪽은 1차로 완공돼 입주가 시작된 고급아파트. 런던=강혜란 기자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템즈강변에 위치한 배터시 화력발전소 공사현장. 발전소 벽돌 외벽과 굴뚝 네개를 그대로 살린 채 세계 시총 1위 기업 애플의 영국 신사옥으로 탈바꿈된다. 오른쪽은 1차로 완공돼 입주가 시작된 고급아파트. 런던=강혜란 기자

런던은 도시의 역사성 및 경관 보존을 위해 건물에 엄격한 고도제한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행정규제 또한 까다롭기 짝이 없다. 하지만 최근 들어 낙후된 도심 재개발에 발벗고 나서면서 규제에 유연성을 높이고 있다. 런던에서 만난 건축설계사무소 TP베네트의 도시계획담당 도널드 콘시다인은 “카운슬이 자체 개발 계획에 따라 기업을 유치하면 런던 시당국도 개발에 따른 공공 기여를 감안해 가이드라인을 탄력 적용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거대 기술 기업 사옥 유치는 런던 도심 재생의 노림수다. 양질의 일자리를 갖춘 기업이 들어서는 것 자체가 해당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킹스 크로스 역사 인근에 구글 런던 사옥이 문을 연 것도 그런 사례다. 구글은 곧바로 2018년 제2ㆍ제3사옥을 착공한다는 안을 발표하면서 현재 런던 직원 4000명 외에 추가로 3000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9만3000㎡ 규모로 옥상정원 등을 갖춘 현대적 신사옥은 킹스 크로스의 지역 특성을 살리면서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구글 스타일을 구현할 전망이다. 앞서 페이스북도 옥스퍼드 거리에 사옥을 건립하고 직원을 500명 늘린 1500명 규모로 운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글로벌 신사옥 유치가 건설경제 부양과 함께 고소득 일자리 창출의 효과도 낸다는 의미다.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템즈강 남쪽(사우스뱅크) 배터시 화력발전소 공사현장. 공사장 펜스 광고판을 통해 발전소 재개발(도심재생)이 지역에 가져올 경제효과를 홍보하고 있다. 런던=강혜란 기자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템즈강 남쪽(사우스뱅크) 배터시 화력발전소 공사현장. 공사장 펜스 광고판을 통해 발전소 재개발(도심재생)이 지역에 가져올 경제효과를 홍보하고 있다. 런던=강혜란 기자

애플 사옥이 들어설 배터시 발전소 일대에도 달라질 지역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넘실댔다. 주거시설 분양을 전담하는 BPS 에스테이트의 직원은 “신축 아파트 3400여 채 가운데 1차 분양분 865 채가 이미 완판됐고 대부분 입주를 마쳤다”고 말했다. 최고가 600만 파운드(약 90억원)에 이르는 펜트하우스 상당수는 홍콩 등 아시아 부호들에게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와 건축사무소 포스터스앤파트너스가 설계한 기하학적 유선형의 고급 아파트들 분양도 착착 진행 중이다.
 
‘일자리 2만개 창출’ ‘음식점 250여개 신설’ ‘1300만 파운드짜리 의료시설 신설’…. 배터시 공사장을 둘러싼 펜스에 적혀있는 ‘배터시 2025 비전’은 방문객들의 눈길을 잡아끈다. 배터시가 속한 나인 엘름스 지역은 19세기 중반부터 철도역과 산업시설이 들어서면서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 중심엔 한때 영국 3위의 전력생산량을 자랑했던 배터시 발전소가 있었다. 하지만 발전 엔진이 꺼지고 제조업이 쇠퇴하면서 지역 경제도 활기를 잃었다. 
 
배터시 화력발전소 주거시설 분양사무소에 공개돼 있는 배터시 부지의 미래 모형. 가운데 적갈색 벽돌 외벽의 발전소는 세계 시총 1위 기업 애플의 영국 신사옥으로 탈바꿈되고 인근엔 호화 아파트 등 총 3400여 채의 주거지가 들어선다. 런던=강혜란 기자

배터시 화력발전소 주거시설 분양사무소에 공개돼 있는 배터시 부지의 미래 모형. 가운데 적갈색 벽돌 외벽의 발전소는 세계 시총 1위 기업 애플의 영국 신사옥으로 탈바꿈되고 인근엔 호화 아파트 등 총 3400여 채의 주거지가 들어선다. 런던=강혜란 기자

배터시 화력발전소 주거시설 분양사무소에 공개돼 있는 배터시 부지의 호화주거지 모형. 세계적 건축가 프랭크 게리 등이 설계한 독특한 외관의 유선형 아파트를 비롯해 총 3400여채의 주거지가 들어선다. 런던=강혜란 기자

배터시 화력발전소 주거시설 분양사무소에 공개돼 있는 배터시 부지의 호화주거지 모형. 세계적 건축가 프랭크 게리 등이 설계한 독특한 외관의 유선형 아파트를 비롯해 총 3400여채의 주거지가 들어선다. 런던=강혜란 기자

배터시 화력발전소 주거시설 분양사무소에 공개돼 있는 배터시 부지의 미래 모형. 벽돌 외관의 발전소는 세계 시총 1위 기업 애플의 영국 신사옥으로 탈바꿈되고 인근엔 호화 아파트 등 총 3400여 채의 주거지가 들어선다. 런던=강혜란 기자

배터시 화력발전소 주거시설 분양사무소에 공개돼 있는 배터시 부지의 미래 모형. 벽돌 외관의 발전소는 세계 시총 1위 기업 애플의 영국 신사옥으로 탈바꿈되고 인근엔 호화 아파트 등 총 3400여 채의 주거지가 들어선다. 런던=강혜란 기자

테마파크 조성 등 숱한 활용방안이 제기됐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그러다 2012년 말레이시아 개발업체 컨소시엄이 4억 파운드(약 6000억원)에 부지를 매입하면서 청사진이 새로 그려졌다. 굴뚝 네 개와 외벽을 보존한 채 발전소 일대를 복합시설로 개조하는 80억 파운드(약 12조원)짜리 리노베이션 안이 확정됐다. 이를 포함해 나인 엘름스 지역엔 총 130억 파운드(약 19조 5000억원) 규모의 도심재생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2012 런던올림픽 때 (북부) 스트랫포드 재개발을 뛰어넘는, 유럽에서 손꼽히는 대규모 재생안”(영국 일간지 가디언)이다. 탁월한 입지 경쟁력에 주목한 미국대사관과 네덜란드대사관 등이 줄줄이 옮겨오고 있다. 워털루와 연결되는 지하철 노던라인도 2020년 연장 개통한다.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템즈강 남쪽(사우스뱅크) 나인 엘름스 지역에 위치한 배터시 화력발전소 공사현장. 발전소 앞 테마공원 곳곳에 현대 미술품이 들어서 있다. 런던=강혜란 기자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템즈강 남쪽(사우스뱅크) 나인 엘름스 지역에 위치한 배터시 화력발전소 공사현장. 발전소 앞 테마공원 곳곳에 현대 미술품이 들어서 있다. 런던=강혜란 기자

업계에선 애플ㆍ구글ㆍ페이스북이 잇따라 런던 사옥을 신설하는 것은 브렉시트 위기에도 영국 경제에 대한 신뢰가 탄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런던이 세계 최대 기업에 개방돼 있을 뿐 아니라 무역과 투자를 이끄는 도시임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했다. 런던에서 금융컨설팅 업체 JTS 파이낸셜을 운영하는 최요순 대표는 “사무용 부동산을 임차할 때 10년에서 25년까지 장기 계약이 가능하단 점 등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의 사옥 유치를 통한 도시 경쟁력 강화라는 ‘재생 모델’은 세계 주요 도시를 자극하고 있다. 최근 아마존이 제2사옥 건립 계획을 밝히자 뉴욕ㆍ시카고ㆍ애틀란타 등 미국 주요 도시가 ‘수주 경쟁’에 뛰어들었다. 아마존이 50억 달러(약 6조6500억원)를 투입할 신사옥은 해당 도시에 평균 연봉 10만 달러의 일자리 5만여개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이 도시 경쟁력이다.
1930년대부터 50년대까지 두 단계에 걸쳐 지어졌던 런던 배터시 화력발전소. 1983년 가동을 중단한 후 30여년 간 잠자고 있던 배터시 발전소가 화려한 비상을 꿈꾸고 있다. [사진 위키피디아]

1930년대부터 50년대까지 두 단계에 걸쳐 지어졌던 런던 배터시 화력발전소. 1983년 가동을 중단한 후 30여년 간 잠자고 있던 배터시 발전소가 화려한 비상을 꿈꾸고 있다. [사진 위키피디아]

 
런던 글ㆍ사진=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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