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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준의 골프 인사이드] 박성현, 디테일, 베어트로피

그린을 살피는 박성현. 베어트로피를 위해선 세심한 전략이 필요하다. [KLPGA 제공]

그린을 살피는 박성현. 베어트로피를 위해선 세심한 전략이 필요하다. [KLPGA 제공]

지난 6월 미국 미시건주 그랜드래피즈에서 열린 LPGA 투어 마이어 클래식. 2라운드 후 밤새 폭우가 내렸다. 코스 일부가 물에 잠겼고 파 5인 5번 홀의 페어웨이는 유실됐다. 주최 측은 3라운드와 4라운드에 5번 홀 그린 근처에 임시 티잉 그라운드를 만들어야 했다. 선수들이 주로 피칭 웨지로 티샷을 할 정도로 홀 전장은 짧아졌다. 파 5홀이 파 3홀이 된 것이다. 원래 파 71이던 코스는 3, 4라운드에선 파 69로 줄었다.  

박성현, 톰슨과 0.07타 최저타수상 경쟁
경험 적은 루키 박성현 어려운 대회 출전
톰슨은 박성현 안 나간 대회서 성적 좋아
시즌 막판 박빙 경쟁에서 디테일 챙겨야

 
특이한 현상도 나왔다. 이 대회 지난해 우승자 김세영과 올해 챔피언 브룩 헨더슨의 스코어는 모두 17언더파였다. 그러나 실제 타수는 김세영이 267타, 헨더슨은 263타였다. 3, 4라운드 기준타수가 71에서 69로 줄어서다.
  
일부 선수들은 공정하지 않다고 불평을 했다. 어려운 코스가 아닌데 파 69라니 그럴 만도 했다.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끼리의 공정성엔 문제가 없다. 그러나 참가하지 않은 선수들은 평균 타수 계산시 4타 손해를 본 꼴이다. 평균타수 1위를 노리는 정상급 선수라면 매우 아프다. 유소연과 전인지가 이 대회에 불참했다.
 
경제학에서 완전경쟁시장은 가정일 뿐이다.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스포츠에서도 완벽히 공정한 경쟁은 없다.  
 
박성현과 렉시 톰슨의 시즌 최저타수상(베어트로피) 타이틀 경쟁도 그렇다. 11일 현재 LPGA 시즌 평균타수는 렉시 톰슨이 69.02로 1위, 박성현이 69.09로 2위다. 0.07타 차의 박빙이다.  
 
박성현과 톰슨은 출전 대회가 일치하지 않는다. 두 선수가 동반 출전한 13개 대회만 보면 박성현의 성적이 상대적으로 좋다. 박성현은 평균 69.20타, 톰슨은 평균 69.50타를 쳤다. 박성현이 0.3타 적게 쳤다.  
 
지난 달 인디 우먼 인 테크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후 경주 트랙에 입을 맞추는 렉시 톰슨. 그는 이 대회에서 평균 65.6타를 기록했다. 박성현은 비교적 쉬운 이 대회에 나가지 않았다. [AP=연합뉴스]

지난 달 인디 우먼 인 테크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후 경주 트랙에 입을 맞추는 렉시 톰슨. 그는 이 대회에서 평균 65.6타를 기록했다. 박성현은 비교적 쉬운 이 대회에 나가지 않았다. [AP=연합뉴스]

 
반면 톰슨은 박성현이 나오지 않은 대회에서 평균 67.79타를 쳤다. 박성현은 톰슨이 나오지 않은 대회에서 68.71타를 쳤다. 따로 따로 나간 대회 성적이 톰슨이 박성현보다 거의 1타가 적다. 톰슨이 점수를 내기 쉬운 대회에 나갔다는 가정이 가능하다. 
 
박성현의 올해 활약은 놀랍다. 실력으로 톰슨에 뒤지지 않는다. 시즌 운영은 차이가 있다. 루키인 박성현은 코스를 고르지 않았을 테지만 6년 차인 톰슨은 경험이 많다. 메이저대회 등을 제외하곤 자신에게 잘 맞는 코스를 택했을 것이다. 
 
박성현은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을 앞두고 “올해 가장 받고 싶은 상은 베어트로피”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전의 불이익을 거듭 당해서는 안 된다.
 
선수가 일부러 쉬운 대회를 골라나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골프에서는 날씨라는 변수 때문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상하기도 어렵다. 그래도 시즌 막판, 반집 계가 바둑처럼 박빙이라면 기준이 달라져야 한다. 디테일이 매우 중요해진다. 2015년 박인비는 리디아 고에 0.02타 차로 베어트로피를 탔다. 박성현도 그런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
  
골프는 상대의 성적에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게임플랜을 따라야 한다. 하지만 마지막 몇 홀을 남기고 우승경쟁을 한다면 얘기가 다르다. 모험을 해야 할지 안전하게 가야 할지 경쟁자의 스코어를 보고 결정을 해야 한다.  
 
베어트로피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명예의 전당을 생각한다면 중요하다. 베어트로피는 LPGA 투어 명예의 전당 포인트 1점을 받는다. 명예의 전당은 27점을 채워야 하는데 쉬운 게 아니다. 로라 데이비스는 당연히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것으로 여겨졌는데 2001년 25점째를 단 후 16년 동안 점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2점이 모자라 못 갔다. 청야니도 2012년 23점에서 멈춰 섰다.
 
렉시 톰슨은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4벌타를 받았다. 그린에서 공을 5cm 정도 옮겨놔서다. 우승만 날린 게 아니다. 메이저 우승에 주는 명예의 전당 포인트 2점을 놓쳤다. 우승했다면 받았을 올해의 선수상(1점), 베어트로피(1점) 점수도 위험하다. 톰슨이 명예의 전당에 가느냐, 못가느냐를 그 5cm가 가를 수도 있다. 
 
조그만 디테일이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경우는 흔하다. 올해처럼 박빙이라면 더욱 그렇다.
 
성호준 골프팀장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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