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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분 급속 충전 320km주행 기술 개발…전기차 시간과의 싸움

자동차 산업에서 배터리 기술 혁신이 벌어지고 있다. 한발 앞선 배터리 기술이 전기차 산업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열쇠라는 판단에서다. 편의성을 높인 고성능·고효율 배터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도시바는 6분 만에 완전 충전이 가능한 전기차(EV)용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한번 충전에 테슬라 모델 3과 비슷한 320㎞까지 주행할 수 있다. 고속 충전을 해도 1시간 이상 걸리는 현재 출시된 전기차 배터리와 비교하면 획기적인 속도다. 현재 개발 중인 20~30분이 걸리는 초고속 충전 기술보다 충전 시간을 60% 이상 줄였다. 전기에 대한 저항이 거의 없는 나이오븀이란 소재를 음극 재료에 섞어 충전 시간을 크게 단축하고 용량도 늘린 덕이다. 도시바는 이 제품의 주행거리를 400㎞까지 늘려 2019년 상용화할 계획이다.

전기차 판매 부진 고속충전, 용량 증가로 대전환 맞을수도
도시바·닛산 등 5~6분 충전에 200~300km 주행가능 배터리 개발
고속 충전 더불어 유휴 전력 이용한 완속 충전 방식 기술도 발전
한국 배터리 제조사는 사실상 용량 경쟁만…정부·업계 협업 필요

 
단 30초 만에 스마트폰을 완전 충전시켜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이스라엘의 스토어닷도 초고속 충전이 가능한 EV용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다임러와 삼성벤처스·노마인베스트먼트 등이 6000만 달러(약 682억원)를 투자한 기업이기도 하다. 스토어닷은 자체 개발한 유기 나노 물질을 사용해 5분 충전에 480㎞를 주행할 수 있는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혼다 ·닛산도 15분 충전으로 240km를 주행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나섰다. 초고속 충전기 개발로 충전 시간을 단축하고 배터리 셀을 촘촘하게 박는 한편 모터의 출력을 높여 주행거리를 늘릴 계획이다. 상용화 목표 시점은 2022년이다. 청소기 회사인 다이슨과 시계 제조사인 스와치 등도 자체 기술을 이용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다. 다이슨은 리튬이온이 이동하는 전해질을 고체로 굳힌 고체 배터리를 내놓을 계획이다. 도요타와 포르쉐 등도 이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데, 종전 배터리보다 친환경적이고 효율성이 높다. 스와치는 테슬라가 사용하는 파나소닉 배터리 팩보다 충전 시간이 절반, 무게는 3분의 1에 불과한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현재 전기차 보급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배터리 성능과 긴 충전 시간이었다. 휴대전화는 1990년대 말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 발전으로 전환기를 맞았다. 에너지 효율이 올라 크기는 손바닥만 해졌고, 30분에 불과하던 배터리 지속시간도 4~5시간으로 늘었다. 휴대성과 통화 품질이 개선돼 휴대전화 가입자 수는 2000년 2400만 명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최근의 배터리 기술 발전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면 휴대전화처럼 전기차 시장의 대전환이 시작될 가능성도 높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2018년을 배터리 기술의 혁신적 발전과 인프라 확충, 판매량 증가 등 전기차 시장의 빅뱅 시점으로 보고 있다"며 "새로운 기술들이 어느 정도의 경제성을 갖고 출시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초고속 충전 기술과 더불어 회사나 가정의 플러그, 태양열 전지, 유휴 전력 등을 이용한 완속 충전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기존의 저속 충전기는 사라지고 차량을 단기간에 충전할 수 있는 설비와 자동차를 쓰지 않을 때 여유있게 충전하는 방식이 공존할 전망이다. 실제 세계환경청에 따르면 글로벌 저속 충전기 보급은 지난해 21만2394대로 증가세가 정체되는 사이, 고속 충전기는 2016년 10만9871대로 2년새 10배 이상 늘었다.
 
이런 가운데 벤츠·BMW·혼다·닛산 등 완성차 업체들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차량을 중심으로 무선 충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이 널리 보급되면 전기선의 제약을 받지 않고 여러 대가 한 번에 완속 충전을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혼다는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가정에서 사용하는 태양광전지를 이용한 전기차 충전 방식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전기차를 가정의 비상 전력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해외에서는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한 신기술이 넘쳐나는 데 비해 국내 기업들은 한 발 뒤처져 있다. LG화학과 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은 2020년 한번 충전으로 700㎞ 주행이 가능한 배터리 개발을 목표로 하는 등 용량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충전 속도에 대한 개발은 사실상 손을 놓은 상태다. 현대자동차 만이 고속충전기 인프라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한장현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배터리와 충전 기술의 전환에 대응하지 못하면 현재 국내 전기차 부품 회사들은 한순간에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며 "배터리·파워트레인·충전기 등 각 부문별 제조사 별로 능동적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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