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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집권 5년 만에 김정일 운구차 7인방 모습 사라졌는데…

지난 7일 노동당 7기 2차 전원회의를 열어 당 간부들의 진용을 가다듬은 북한이 김기남과 최태복 당 부위원장 등 김일성 시대 때부터 핵심역할을 했던 인물들을 2선으로 후퇴시킨 것으로 10일 파악됐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기동 북한체제연구실장은 “북한이 회의 직후 새로 등장한 인물들을 밝히면서도 후퇴한 인물들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9명의 부위원장 중 6명을 새로 포함시켰고, 지난 7일과 8일 김정일 총비서 추대 20주년 행사의 사회를 선전부장이던 김기남 대신 박광호가 했다는 점에서 고령인 김기남과 최태복이 해임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도 8일 관영 언론을 통해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들을 해임 및 선거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또 노동당 정책결정 기구인 정치국 위원 18명 중 5명을 교체했고, 여기에도 박광호와 박태성 등 5명을 새로 선출했다. 정부 당국은 김기남과 최태복 등을 대신해 이들이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북, 지난 7일 노동당 전원회의 열어 중앙당 간부 교체
최태복, 김기남 당 위원장 해임하고 박광호, 박태성 등 기용
2011년 12월 김정일 영결식서 운구차 호위했던 7인방 모두 사라져
이영호ㆍ장성택 처형, 김정각은 군사학교 총장으로, 김영춘ㆍ우동측은 활동중단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왼쪽 앞)과 당·정·군 실세들이 지난 2011년 12월 28일 김정일 영결식에서 운구차를 호위하고 있다. 이들은 ‘운구차 7인방’으로 불렸으나 5년만에 모두 처형되거나 교체됐다. 김정은의 뒤로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김기남 당비서,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 이영호 당시 총참모장 뒤로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김정각 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현국가보위성) 제1부부장이 서 있었다. [사진 노동신문]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왼쪽 앞)과 당·정·군 실세들이 지난 2011년 12월 28일 김정일 영결식에서 운구차를 호위하고 있다. 이들은 ‘운구차 7인방’으로 불렸으나 5년만에 모두 처형되거나 교체됐다. 김정은의 뒤로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김기남 당비서,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 이영호 당시 총참모장 뒤로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김정각 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현국가보위성) 제1부부장이 서 있었다. [사진 노동신문]

 
이에 따라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운구차 옆을 지켰던 7인방(김정은 제외)은 김정은 집권 5년 만에 모두 역사의 뒤편으로 물러났다. 운구차 7인방은 김·최 당 부위원장을 비롯해 장성택 당 행정부장(국방위 부위원장), 이영호 총참모장,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김정각 총정치국 제1부부장,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당시 직책)으로, 김정일 장례식에서 눈이 내리는 가운데 김정은과 함께 운구차를 옆에서 호위하며 걸었던 핵심 인물들이다. 정부 당국자는 “젊은 김정은이 집권하면서 김정일 운구차를 지켰던 핵심 측근들이 한동안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며 “하지만 이영호와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한 데 이어 김기남과 최태복을 마지막으로 모두 사라졌다”고 말했다.  
 
김정은 집권 후 군복을 벗고 당부장(군사부장 추정)으로 자리를 옮겼던 김영춘은 지난해 4월 인민군 원수 계급장을 다시 달기는 했지만 현직이 파악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또 김정각 총정치국 제1부국장은 현직에서 물러나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총장으로 옮겼고,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도 2012년 3월 김정일 사망 100일 중앙추모대회 참석 이후 모습을 감췄다. 처형과 교체를 통해 김정일의 측근으로, 김정은의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던 핵심인물들이 모두 사라진 셈이다.  
 
일각에선 김일성의 동생 김영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명예부위원장처럼 최태복과 김기남에게 ‘명예당원’ 등의 명예직을 줬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그렇더라도 지난 8일 김정일 총비서 추대 20주년 기념보고대회 등에 이들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실상 퇴진을 의미한다.  
 
정창현 현대사연구소장은 “김정일은 1994년 김일성이 사망한 이후 아버지 시대 사람들을 그대로 기용하면서도 신진 테크노크라트(기술관료)들을 중용하는 노·장·청의 조화를 이뤘다”며 “측근들이 고령 또는 질병으로 실제 업무를 보지 못하더라도 부부장 등을 통해 통치를 하면서 해당 인물들이 죽을 때까지 현직을 유지시켜주던 김일성이나 김정일과 달리 김정은은 조기에 세대교체를 통해 친정체제를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익명을 원한 고위 탈북자는 “북한에선 현직에서 물러나면 총화나 학습 등 당 생활을 지역의 일반인들과 해야 한다”며 “주택이나 승용차, 생필품 배급 등도 끊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핵심권력에서 멀어지면서 자연인 생활을 하게 된다는 얘기다.  
 
◇정보수장에 정경택?= 김정일 시대부터 권력의 중심에 있다 지난해 말 좌천됐던 김원홍 전 국가보위상(국가정보원장 격)은 지난 4월 15일 김일성 생일 기념 열병식을 기해 모습을 드러내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그가 이번 전원회의에서 정치국 위원이나 당중앙군사위원에서 배제됐고, 총정치국 제1부국장에 임명된 것으로 파악됐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최용해의 서열이 기존 4위에서 2위로 올랐고, 이번 회의에서 부장으로 임명된 점을 고려할 때 조직지도부장에 임명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박광호는 선전 담당 부위원장 겸 선전부장이 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에 국가보위부장이 중앙군사위 위원을 겸직한 전례에 비춰 이번에 정치국 후보위원과 군사위원이 된 정경택이 국가보위상에 오른 것으로 판단했다. 정보 당국자는 “국가보위성의 인물들은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다른 사람들이 맡은 직책 등을 고려하면 그가 국가보위상에 오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에 처음으로 당의 중앙 조직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에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처럼 단번에 정치국 위원으로 가지는 못하고 2010년 김원홍 전 국가보위상 처럼 후보위원에 머물렀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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