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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사립대 입학금 중 3분의 1, 입학 용도 외 사용”, 대학들 “사실상 등록금” 반발

교육부가 전국 80개 사립대의 입학금 사용처를 조사한 결과 전체 평균 33.4%가 입학과 무관한 업무의 운영비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참여연대·반값등록금국민본부 회원들이 지난달 8일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가 열리는 여의도 켄싱턴호텔 앞에서 입학금 폐지와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가 전국 80개 사립대의 입학금 사용처를 조사한 결과 전체 평균 33.4%가 입학과 무관한 업무의 운영비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참여연대·반값등록금국민본부 회원들이 지난달 8일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가 열리는 여의도 켄싱턴호텔 앞에서 입학금 폐지와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사립대 대부분이 수십 년간 입학금을 사실상 등록금처럼 받아온 가운데 10일 교육부가 ‘사립대 입학금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학 입학금 폐지’ 공약에 따른 후속 조치다.   
 

교육부, 10일 사립대 입학금 조사 발표
사립대 156곳 중 80곳만 조사에 응해

입학금 33% 대학 운영, 20% 장학금에 써
사립대 “수십 년 된 관행, 교육부는 몰랐나”

대학 입학금 인하는 문 대통령 공약
교육부 “내달 사립대 입학금 인하 계획 마련”

교육부는 이날 “입학금 중 상당 부분이 입학금과 무관하게 쓰이고 있다”며 입학금 폐지에 박차를 가할 방침을 밝혔다. 교육부의 입학금 실태 조사 발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사립대들은 “수십 년간 입학금이란 명목으로 받았으나 사실상 등록금의 일부였음을 교육부가 모르지 않는데, 마치 사립대들이 입학금을 부당하게 써온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며 반발했다. 
 
교육부는 전국 사립대 156곳 중 80곳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사립대 입학금 사용 현황을 이날 발표했다. 나머지 대학은 내역을 빼고 입학금 총액만 교육부에 제출하거나 아예 제출하지 않았다. 절반에 가까운 사립대들이 교육부 조사에 응하지 않은 것은 교육부 조사에 대한 사립대들의 반감을 보여준다. 
 
교육부 조사에 응한 80곳 대학은 입학금 중 3분의 1가량(33.4%)은 입학 외의 일반적인 대학 운영비로 써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입학금 중 20%를 신·편입생 장학금 지원에, 14.3%를 홍보비, 14.2%를 입학 관련 부서 운영비, 8.7%를 신입생 진로적성 검사, 5%를 입학식·오리엔테이션 행사비 등으로 쓴 것으로 집계됐다. 신미경 교육부 대학장학과장은 “행사비와 학생 지원 경비 등 입학금을 입학과 직접 관련된 업무에 사용한 비율은 20% 내외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자료: 교육부

자료: 교육부

교육부는 이런 조사를 토대로 사립대에 입학금 인하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신 과장은 “오는 13일 전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회장단 소속 대학의 기획처장 20명과 함께 입학 실비 인정 기준과 단계적 감축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르면 11월까지 입학금 감축 계획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입학금 인하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대학이 입학금을 받을 수 있는 근거를 관련 법규(고등교육법)에서 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행 고등교육법에선 “대학이 수업료와 그 밖의 납부금을 받을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대학들은 입학금을 ‘그 밖의 납부금’ 성격으로 받아왔다. 교육부는 이 조항에 ‘입학금’ 명목의 돈을 학생들에게 받지 못하게 하는 내용의 문구를 추가할 계획이다.
 
정부의 압박이 강해서 사립대들은 공식적으로 '입학금 인하 반대'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수십 년째 입학금이 사실상 등록금 성격이었음을 교육부가 익히 알면서도 이를 외면하는 것에 대해 불만스러워 하고 있다. 현재 입학금을 어떤 용도에 써야 한다는 규정도 없는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소재 사립대의 총장은 “사립대들은 입학금을 등록금(수업료)과 마찬가지로 교비회계에 넣어 전반적인 대학 운영에 써왔고 교육부가 이를 익히 알고 있다. 그런데도 대통령 공약이라는 이유 때문에 대학이 입학금을 부당한 용도에 써온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사립대 기획처장은 “입학금은 사실상 등록금이나 다름 없기 때문에 일부 대학은 입학금을 낮춰 등록금에 포함시키고 또 일부 대학은 계속 입학금 명목으로 받아왔다. 이런 사실을 모르지 않는 교육부가 느닫없이 ‘왜 입학금을 이렇게 많이 받느냐. 빨리 인하하라’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정부 요구로 등록금이 8년째 동결된 상황이다. 입학금을 줄이면 학교 시설 운영비, 교직원 인건비를 줄여야 한다. 결국 대학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대학 입학금 폐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고, 국정과제에도 포함돼 있다. 현재 국공립대 41곳은 정부 방침에 따라 내년부터 입학금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사립대 중 일부는 내년부터 10년 동안 입학금을 80%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기준으로 사립대의 입학금은 평균 67만8000원이다. 국공립대(14만3000원)의 5배에 이른다. 동국대(102만4000원)·한국외대(99만8000원)·고려대(99만6600원) 등 일부 사립대는 100만원에 가깝게 받고 있다.
 
교육부는 입학금 인하의 대안으로 대학에 정부 재정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학교육 수혜자인 학생 가정에서 부담하던 비용을 국민 세금으로 내주겠다는 얘기다. 우선 입학금 인하에 따라 재정 지원을 늘리고, 입학금을 낮추는 대학엔 국가장학금 Ⅱ유형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가장학금 Ⅱ유형은 정부와 대학이 함께 재원을 마련해 학생을 지원하는 제도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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