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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도 치료제 선택 보장 받을 수 있길"

이정민

이정민

이정민 (부산 사하구) 
 
나는 5년 전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을 진단 받은 남성 암 환자다.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우리나라에서는 드문 희귀 백혈병으로 재발이 잦은 암이라고 한다. 환자 대부분이 증상이 없어 나와 같은 경우도 건강검진으로 우연히 발견했었다. 처음 진단 후 항암치료를 시작했을 때 체중이 줄고 근육이 다 빠져서 부축 없이는 걷기 힘들 정도로 몸이 허약해 상당히 고생한 기억이 있다. 우여곡절 끝에 관해에 도달했지만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재발이 잦은 혈액암인지라 나도 예외 없이 3년도 채 지나지 않아 암이 재발했다.
 
다행히도 재발 후 일부의 환자만 가능하다고 하는 자가 조혈모 세포이식을 진행했었다. 이식을 받기로 결정할 때만 해도 이것이 나의 마지막 치료가 되리라 생각했다. 이식 후 관해의 상태에서 암이 재발하지 않고 유지되는 것이 희망사항이었지만 혹여나 재발된다 하더라도 더 이상의 치료는 받지 않을 심산이었다. 오랜 투병으로 가족들에게 너무나도 큰 고통을 주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암은 또다시 재발했고 두 번째 자가 조혈모 세포이식도 실패했다. 나에게는 사망 선고나 다름없는 결과였다. 막상 최악의 상황이 닥치니 나는 살고 싶었다. 다행히 그즈음 재발에 효과적인 신약이 국내에서 허가되었고 나는 8개월째 해당 약을 복용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신약의 효과는 대단했다. 반복되는 치료로 인해 망가졌던 몸이 회복되었고 이전 항암치료와는 다르게 독성으로 인한 각종 부작용이나 합병증도 없었다. 무엇보다 경구제이기 때문에 치료를 위해 병원에 오랜 기간 입원해 있을 필요가 없어 집에서도 치료가 가능했다.  
 
하지만 이 치료제는 아직 비급여라 경제적인 부담이 너무나 크다. 한 달에 600만원에 달하는 신약 비용을 부담하느라 전 재산도 쏟아 부었다. 가족들에게도 언제나 큰 짐을 주는 것 같고 가장의 소임을 다하기는커녕 내 병 때문에 집안경제를 이 지경으로 끌고 온 것 같아 하루하루가 갑갑하다.
 
끝날 것 같지 않던 신체적 고통에서는 벗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감당이 안 되는 약값으로 인해 현재 그보다 더한 경제적, 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다. 암 환자에게 필수적인 치료제 접근성이 보장되지 않는 것은 환자를 절벽으로 내치는 것과 다름없다. 효과 좋은 치료제가 많은 환자들에게 그림의 떡이 되지 않고, 치료에 적극 활용되어 환자들의 건강에 보탬이 되어야 한다. 암 환자들에게 효과 좋은 새로운 치료제는 내일을 꿈꿀 수 있도록 하는 유일한 희망이다. 이러한 희망을 단지 비싸다는 이유만으로 포기해야 한다면 암 환자에게 내일은 너무나 먼 이야기일 수 밖에 없다. 하루빨리 새로운 치료제에 건강보험혜택이 적용 되어 암 환자들도 맘 편하게 내일을 꿈꿀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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