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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유주열]韓中을 비추는 한가위 보름달

 유주열전 베이징 총영사·㈔한중투자교역협회자문대사

유주열전 베이징 총영사·㈔한중투자교역협회자문대사

  한반도 위기설로 무더위가 더욱 덥게 느껴진 여름이 가고 서늘한 가을로 계절이 바뀌었다. 가을이 되니 우리의 큰 명절 한가위 추석이 찾아온다.  ‘가을의 한가운데 큰 날’의 의미라는 ‘한가위’는 설날과 함께 우리의 큰 명절 중 하나이지만 설날과 달리 좋은 날씨에 햇과일이 넘쳐나는 풍성한 명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추석 명절을 맞아 “온 집안이 보름달 같은 반가운 얼굴들로 환하기를 기원한다“면서 이해인 시를 낭송하며 추석인사를 하였다. 인천 등 주요 공항에서는 유례없는 열흘간의 황금연휴를 맞아 20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해외로 나가 한가위 명절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지난 9월3일 북한이 일본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5배 이상 위력을 가진 수소폭탄의 실험성공을 주장하고 9월21일에는 김정은이 성명을 통해 미국이 상상하지 못할 보복을 하겠다고 선언하여 추석 연휴나 그 직후에 추가 도발이 예상된다 하여 한가위 추석 분위기를 흐리고 있다.
 실제로 북한이 도발해 온다면 최근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방중 시 밝힌 북한과의 대화채널이 모두 닫히고 군사적 긴장이 다시 높아지지 않을까하는 우려로 모처럼 단란하게 모인 가족들의 화제가 김정은의 핵미사일 규탄과 함께 전쟁 가능성에 관심이 쏟아 질 것 같다.  
 해외 근무를 주로 하는 외교관 생활에서 한가위 등 국내 명절에 대한 추억은 그다지 많지 않지만 가까운 중국에 몇 차례 근무하다보니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중국 추석의 분위기가 생각난다.  
 중국은 추석을 중추제(中秋節)라고 부른다. 춘하추동 4계절을 초(初) 중(仲) 만(晩)으로 구분하여 가을의 경우에도 초추(初秋) 중추(仲秋) 만추(晩秋)로 나누어 부른다. 중추제는 음력 8월15일 가을의 한 가운데를 기린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 때가 농업사회에서는 수확의 시기와도 겹친다. 중국에서 중추제는 춘제(春節 1.1설날) 위안샤오제(元宵節 1.15 정월대보름)과 함께 3대 명절의 하나로 친다.  
 중국에서는 민족 대이동을 하는 춘제와 달리 중추제는 비교적 간소하게 위에빙(月餠)을 주고받으면서 명절 기분을 내는 것 같다. 그 무렵 위에빙을 구해 먹어 보았는데 특이한 모습에 단팥소가 너무 달았던 기억이 난다.
 위에빙은 만드는 재료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가끔 뇌물로도 사용되어 최근에는 부패 근절 방침으로 고급 위에빙은 못 만든다고 한다. 위에빙의 기본은 밀가루 빵에 단팥소, 대추 등 말린 과일을 넣어 둥글게 만든다. 중국 사람들은 우리의 송편처럼 위에빙을 먹어야 중추제를 느낀다고 한다. 우리의 송편과 위에빙은 달(月)의 모습을 했는데 위에빙은 둥근 달이고 우리의 송편은  그믐달이나 반달모양이다.
 중국 사람들은 가득 찬 것을 좋아하여 달도 보름달(滿月 full moon)을 좋아하는 것 같다. 중국 사람들과 술을 마시다 보면 술잔의 술이 줄어들면 반드시 첨잔을 해서라도 가득 채워 놓는다.
 중국 사람들이 즐겨 사용하는 ‘원만(圓滿)’라는 말은 둥글고 가득 찬 모습을 말한다. 가족의 화목이나 회사의 발전도 ‘원만’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자동차 중에서도 벤츠나 아우디가 특히 인기 있는 것은 브랜드 로고가 원(圓)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위에빙에는 한족(漢族)의 저항정신을 담겨있다. 14세기 몽골의 원(元)나라가 중국을 지배하고 있을 때 끊임없는 한족의 저항을 받아 결국 100년을 넘기지 못하였다. 당시 몽골의 압제에 신음하던 한족들은 몽골인은 먹지 않는 위에빙 속에 반원거병(反元擧兵)의 비밀 메시지를 넣은 특별한 위에빙을 만들어 몽골 관헌의 눈을 피해 집집마다 돌려 무장 봉기를 하였다고 한다.
 금년의 추석 명절에는 중국의 경우에도 국경절과 겹쳐 장기 연휴에 들어간다. 이맘 때 매년 20만 명 정도가 방한했던 중국인 관광객(遊客 유커)이 ‘사드 보복’ 여파로 절반이하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어 면세점이며 식당들이 한숨을 짓고 있다.
 한중관계는 지금으로서는 백약(百藥)이 무효라고 한다. 10월에는 중국 공산당의 제 19차 당 대회가 개최된다. 5년 마다 개최되는 중국의 큰 행사가 잘 마무리되어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집권 2기에는 역지사지(易地思之 처지를 바꾸어 헤아려보다)의 마음이 되도록 이해인 수녀의 시처럼 ‘달빛기도’를 해본다.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이 달빛처럼 순하고 부드럽기를,
  모난 미움과 편견을 버리고 좀 더 둥글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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