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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여왕개미가 낳은 공주들, 신혼비행해 이미 퍼졌을 가능성”

김병진 원광대 생명과학부 교수

김병진 원광대 생명과학부 교수

“여왕개미가 언제 국내에 들어왔는지가 중요하다. 알을 낳는 여름 이전에 들어왔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여왕개미가 낳은 공주개미들이 수개미들과 ‘신접살림’을 차리러 최초 발견 지점인 부산항을 벗어나 ‘신혼비행’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개미 연구 권위자 김병진 교수 진단
여왕개미 죽었다고 단정 일러
지난해 국내 유입됐다면 큰일
부산항 밖 개미집 만들었을 수도

미국 막대한 예산 쓰고 방역 실패
전문팀 꾸려 확산가능지 조사해야

지난달 28일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붉은불개미(Solenopsis invicta)’의 여왕개미 행방에 대해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9일 “조사를 해봤지만 추가로 발견된 붉은불개미는 없다”며 박멸됐을 가능성을 거론했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은 엇갈린다.
 
국내 개미 연구 권위자인 김병진(70·사진) 원광대 생명과학부 명예교수는 신중론을 편다. 여왕개미의 ‘서거(逝去)’를 거론하는 것은 이르다고 지적한다. 이미 또 다른 군락(콜로니)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왕개미는 죽었을까.
“여왕개미의 사체가 발견되지 않았기에 (사망을)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핵심은 부산 감만부두에서 발견된 개미 군락의 여왕개미를 발견하느냐 못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여왕개미가 언제 국내로 들어왔는지가 핵심이다.”
 
무슨 의미인가.
“올해 부산에서 여름을 지냈을 것으로 가정해 보면 여왕개미가 낳은 ‘공주개미’들이 수개미들과 번식해 이미 다른 곳에 여러 군락을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1000마리가 발견된 부산 군락은 개미떼의 성공적인 국내 안착을 보여 주는 사례다. 만약 지난해 국내로 유입됐다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붉은불개미의 군락을 통솔하는 여왕개미. 확대해서 촬영한 사진이다. [사진 앤트웹 홈페이지]

붉은불개미의 군락을 통솔하는 여왕개미. 확대해서 촬영한 사진이다. [사진 앤트웹 홈페이지]

신접살림을 차리러 부산항 밖으로 비행했을 가능성도 있나.
“개미는 신혼비행을 한다. 여왕개미와 수개미 사이에서 낳은 공주개미들은 교미를 하러 군락 밖으로 나온다. 대개는 날이 따듯한 5~6월쯤이다. 공주개미가 페로몬(화학물질의 일종)을 분비하면 수개미들이 흥분하고 공주개미를 따른다. 비행 과정에서 교미가 이뤄진다. 이후 또 다른 각각의 불개미 군락이 만들어진다. 여왕개미의 딸인 공주개미는 이때 비로소 새로운 군락을 통솔하는 ‘새 여왕개미’가 된다. 여왕의 수명은 7년쯤이다.”
 
방역 당국은 경기도 의왕 등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조사 결과를 근거로 다른 지역 확산은 없다고 보는데.
“부두나 컨테이너 기지야 개방된 공간이라 불개미 확산 여부를 정밀 조사하기 쉽겠지만 부산항 인근 야산에 군락을 이뤘다면 어떻게 찾을 것인가. 여왕개미 크기는 8~10㎜다. 곧 날이 추워진다. 생존을 위해 수십m 땅 속으로 들어가 산란할 것이다. 내년 봄 붉은불개미 활동 시기가 되면 퍼져 나가는 것은 한순간이다.”
 
붉은불개미의 확산 능력은 어느 정도인가.
“남미가 원산지다. 1930년 미국 화물선에 실린 목재에 붙어 플로리다에 상륙한 뒤 다른 지역으로 확산됐다.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에서는 그 지역 개미의 3분의 2가 붉은불개미에 의해 사라졌다. 생태계 교란이 일어난 셈이다. 사람을 숨지게 하는 것은 물론 소를 비롯해 가축을 공격해 눈을 멀게도 했다. 미국 방역 당국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박멸에 실패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국내 유입 경로를 어떻게 추정하나.
“2004년 11월 중국 광둥(廣東)성 일대에서 붉은불개미가 발견됐다. 당시 광둥성 검역 당국은 대만에서 수입한 재활용 폐품에 묻어 들어왔다고 발표했다. 이후 홍콩으로 건너가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고 사람까지 무차별 공격했다. 중국에서 한국에 유입됐을 것으로 본다. 선박이나 항공기를 통해 상륙할 수 있다.”
 
어떻게 방역해야 하나.
“붉은불개미는 대형 군락을 이룬다. 30만 개체가 될 때까지 성장하기도 한다. 몸에 치명적인 독을 갖고 있다. ‘공포의 살인개미’라고 부르는 이유다. 전문 방역팀을 꾸려야 한다. 컨테이너 수송 경로 외에 부산항을 벗어난 확산 가능 지역도 조사해야 한다.” 
 
수원=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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