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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도발은 핵 운반능력 … 북, ICBM·SLBM 쏠 가능성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7일 당 중앙위 전원회 의에서 핵 개발 의지를 강조하면서 노동당 창건 기념일(10일)을 전후로 추가 도발할 가능성이 제기 되고 있다. 9일 주한미군 오산 공군기지에서 대공감시 레이더가 가동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7일 당 중앙위 전원회 의에서 핵 개발 의지를 강조하면서 노동당 창건 기념일(10일)을 전후로 추가 도발할 가능성이 제기 되고 있다. 9일 주한미군 오산 공군기지에서 대공감시 레이더가 가동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와 군 당국이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군은 특히 북한 노동당 창건일인 10일을 ‘위험일’로 보고 격상된 대북 감시 및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북, 며칠째 ‘반미 결전’ 대대적 강조
한·미, U-2S·이지스함 감시 강화
문 대통령 수석·보좌관 회의 주재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9일 “북한이 지난 6차 핵실험으로 핵능력을 갖췄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운반체 격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쏠 가능성이 크다”며 “대기권 재진입과 사거리를 확보한 미사일 기술을 증명하는 방식으로 미국을 직접 위협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향후 이를 협상력의 극대화 조건으로 삼겠다는 오판”이라고 말했다.
 
한·미는 U-2S 고공 전략정찰기, RC-800 및 RF-16 정찰기, 피스아이(E-737) 항공통제기, P-3C 해상초계기 등의 감시자산을 증강 운용하며 대북 감시태세를 강화했다. 동해상에는 탄도미사일을 탐지하는 레이더(SPY-1D)를 갖춘 이지스 구축함이 출동해 있고, 지상에는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인 그린파인이 가동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을 2분 내에 탐지할 수 있는 장비다.
 
북한은 노동당 창건일을 앞두고 ‘반미(反美) 대결전’을 대대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은 지난 7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고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의 병진노선을 틀어쥐고 주체의 사회주의 한 길을 따라 힘차게 전진해 온 것이 천만번 옳았으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이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핵·경제 병진노선’의 재천명이다. 8일 녹화중계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노동당 총비서 추대 20주년 경축대회에서 최용해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반미 대결의 역사를 끝내기 위한 최후 결사전에 총궐기해 나서면서 일촉즉발 첨예한 정세 요구에 맞게 전투적으로 일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금까지 소위 ‘꺾어지는 해(5·10으로 끝나는 정주년)’를 기념한 노동당 창건일에 대규모 열병식 등을 열어 왔다. 2015년 70주년 창건일에는 김정은의 25분간 연설을 생중계했다. 당시 김정은은 “인민보다 더 귀중한 존재는 없다”며 ‘인민’을 97번 언급했지만 “경제·국방 병진”이라고 말했을 뿐 ‘핵’이라는 말은 의도적으로 회피했다. 하지만 채 2년이 안 돼 북한은 6차 핵실험을 감행했고, 김정은은 지난 7일 다시 ‘핵무력 건설’이라는 말을 썼다.
 
정주년이 아닌 이번 72주년 창건일에는 대대적 행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행사 때도 김정은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당시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생략한 채 꽃바구니만 전달했다. 올해엔 지난 7일 미리 참배를 마쳤다. 국제적 대북제재 중 노출된 북·중 관계 균열 등도 내부 결속 위주의 창건일을 예상케 한다.
 
청와대와 군 당국은 그러나 이런 상황이 오히려 외부적 도발 가능성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9일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 대신 통상 월요일에 주재해온 수석·보좌관회의를 화요일인 10일 오전에 열기로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연휴에도 국가안보실은 평소처럼 가동됐고, 북한의 동향은 실시간으로 문 대통령에게 보고됐다”며 “현재는 추석 전에 포착됐던 도발 징후가 유지되는 ‘정중동’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도발 시기가 10일 이후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영태 동양대 통일군사연구소장은 “북한의 ICBM 발사는 시기의 문제일 뿐 정해진 수순에 가깝다”며 “다만 미국이 북한 미사일에 대한 격추 가능성까지 시사했기 때문에 당 창건일 등이 아닌 불시에 상당히 진전된 ICBM 기술을 증명하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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