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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싸고 외롭지 않고 … 주택도 공유경제 바람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있는 한 4층 빌라엔 20~30대 15명이 산다. 이들은 함께 살기 전에는 ‘모르는 사이’였다.
 

‘코 리빙 하우스’ 20~30대에 인기
가전·가구 갖추고 전문업체서 관리
거실·주방·지하 헬스장은 공동사용
원룸에 비해 임대료 10~30% 저렴

빌라에 있는 10개의 방을 1인 또는 2인이 독립적으로 사용하고 대형 TV가 있는 거실, 요리 시설이 갖춰진 주방, 헬스장(지하), 화장실 4곳은 공동 사용한다. 1인당 월 평균 50만원(보증금 100만원)의 월세를 내는데 여기엔 수도세부터 인터넷 이용료까지 모두 포함돼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다.
 
모르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사는 ‘코 리빙 하우스’가 늘고 있다. 서울 관악구에 있는 코 리빙하우스의 개인 공간인 2인용 방. [사진 우주]

모르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사는 ‘코 리빙 하우스’가 늘고 있다. 서울 관악구에 있는 코 리빙하우스의 개인 공간인 2인용 방. [사진 우주]

최근 국내 주택시장에 이같은 ‘코 리빙(co-living) 하우스’가 크게 늘고 있다. 주택시장에도 공유경제가 스며든 영향이다. 생활용품, 자동차, 숙소, 오피스에 이어 집까지 공유하는 것이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주거비 부담을 낮추려는 20~30대 젊은층이 늘고 있다”며 “이들을 중심으로 ‘코리빙’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주택시장에 공유주택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2~3년 전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불황이 장기화하는 반면 내려갔던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다. 대개 주거비 부담을 줄이려는 대학생이나 갓 사회생활을 시작한 직장인이 몰렸다.
 
업계에 따르면 공유주택 시장은 3년 새 7배 가까이 성장했다. 현재 국내에는 5~6개 업체가 서울에만 공유주택을 1500실 가량 운영하고 있다. 가장 규모가 큰 ‘우주’는 서울에서 64채(입주민 360명)를 운영한다. 대개 다세대·다가구, 단독주택, 오피스텔 등의 형태다.
 
코 리빙은 집만 빌려서 여러 명이 나눠 쓰는 셰어하우스와 다르다. 우선 전문 업체가 주택을 관리한다. 월세 외에 관리비 같은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고 생활에 필요한 가전제품이나 가구, 생활용품 등이 갖춰져 있다. 개인 용품만 지닌채 몸만 들어가도 불편 없이 생활할 수 있다. 입주민 간 친목 도모를 위한 크고 작은 행사가 있고 직원이 상주하며 생활 편의를 돕기도 한다.
 
    모르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사는 ‘코 리빙 하우스’가 늘고 있다. 서울 관악구에 있는 코 리빙하우스의 공용 공간인 거실. [사진 우주]

모르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사는 ‘코 리빙 하우스’가 늘고 있다. 서울 관악구에 있는 코 리빙하우스의 공용 공간인 거실. [사진 우주]

코 리빙 하우스의 임대료는 대개 주변 원룸 보다 10~30% 정도 저렴하다. 소득이 많지 않은 젊은 층에게는 무시못할 금액이다. 예를 들면 서울 봉천동에 있는 한 코 리빙 하우스(아파트 40평, 8명 거주) 임대료는 월 44만원(보증금 104만원)이지만 인근 오피스텔(6평)은 보증금 500만원에 월 60만원을 내야 한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대 가구주의 월평균 실질근로소득(2016년)은 230만원으로, 2007년보다 40만원 줄었다. 반면 전체 소비의 18.9%를 차지하는 주거비(수도광열비 포함) 부담은 2.9% 늘어났다.
 
집값이 크게 오른 데다 전세 중심의 주택 임대시장이 월세 중심으로 재편된 영향이 크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20~30대 10명 중 8명은 월세인데 월세 주거비 부담은 평균 32.1%로, 전세보다 10.1% 높다”고 말했다.
 
유학이나 해외출장 등으로 외국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코 리빙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든 것도 이유다. 미국의 경우 30여 년 전부터 뉴욕처럼 임대료가 비싼 대도시를 중심으로 ‘쉐어하우스’라는 주거 방식이 존재했다. 여러 명이 집 한 채를 빌려서 함께 사는 방식이다.
 
쉐어하우스에서 한층 진화한 코 리빙 수요가 늘자 최근 미국에서도 5년새 10곳의 전문업체가 생겨났다. 미국에서 가장 큰 주택공유업체인 ‘올리’ 창업자인 크리스토퍼 블레드쇼는 “뉴욕에 거주하는 젊은층 10명 중 9명은 코 리빙 형태로 거주하고 있다”며 “공유경제 시대에 딱 맞는, 싸고 안전하고 편안한 미래 주거 형태”라고 말했다.
 
코 리빙 시장은 더 커질 전망이다. ‘혼밥’, ‘혼술’, ‘혼행’ 등 혼자 하는 활동에 지친 1인 가구가 커뮤니티를 찾아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인구에서 1인 가구(2016년 기준)가 차지하는 비중은 28%다. 2030년엔 37%로 높아질 전망이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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