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울주군청 장애인 댄스스포츠팀. 장애인 댄스스포츠는 장애인과 장애인 혹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 조를 이룬다. (왼쪽부터) 이영호·박영선·이익희·장혜정 선수. 최은경 기자
울산광역시 울주군 댄스스포츠 실업팀
매년 13여 개 국내외 대회서 기량 뽐내
장애·비장애 선수 4명 매일 8시간 훈련
‘제3의 선수’인 휠체어와 호흡 중요
이영호,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장혜정 “하반신 못 움직여도 자유로워”

장혜정·이영호 선수가 퀵스텝 음악에 맞춰 연습하고 있다. 장애인 댄스스포츠는 몸의 균형을 잡으면서 근력을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 최은경 기자
![울주군청 장애인 댄스스포츠팀이 지난 달 15일 열린 전국장애인체육대회 댄스스포츠 종목에서 휠체어 5개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10/10/f3f5d169-724b-45a1-afa4-907d727ae0a2.jpg)
울주군청 장애인 댄스스포츠팀이 지난 달 15일 열린 전국장애인체육대회 댄스스포츠 종목에서 휠체어 5개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연합뉴스]
장 선수는 “선수마다 장애 상태가 달라 맞춤으로 제작한다”며 “신발로 보면 댄스 슈즈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바쁜 숨을 몰아쉬며 “발레처럼 몸의 균형을 잡으면서도 근력을 최대한 이용하기 때문에 몹시 힘든 운동”이라고 말했다.
오래전 사고로 하반신을 쓰지 못하는 두 사람은 새 동작을 익힐 때마다 필요한 근육을 어떻게 쓰는지 하나씩 새롭게 배워야 한다. 선수들의 장애 부위와 정도가 모두 달라 지도하는 일도 쉽지 않다. 댄스스포츠 선수 출신의 서상철 울주군청 장애인 댄스스포츠 감독은 비장애인이지만 휠체어를 타며 선수들과 감을 공유한다.

2014년 2월에 창단된 울주군청 장애인 댄스스포츠팀은 많은 국내외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최은경 기자
서 감독은 “실업팀이 된 것은 3년 전이지만 이영호 선수는 10년 넘게 나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며 팀워크를 강점으로 꼽았다. 이들은 국가대표로 1년에 2~3개의 국제대회와 10여 개 국내 대회에 출전한다.

장혜정 선수는 춤 출 때 장애를 잊을 만큼 자유로움을 느낀다고 했다. 최은경 기자
춤이 아닌 장애만 보는 사람들의 시선도 힘겨웠다. “국제대회에서 사지마비 선수가 전동 휠체어를 타고 춤 추는데 정말 아름다웠어요. 저도 관객들에게 그런 감동을 주고 싶어요.”
이후로 장 선수는 표정과 섬세한 몸짓에 더 신경 쓴다. 안 되던 동작을 해냈을 때 벅찬 기쁨 때문에 울면서도 연습을 계속한다고. 처음에는 힘든 운동을 왜 하느냐던 가족도 든든한 응원군이 됐다. “춤 출 때는 장애가 있다는 것을 잊을 만큼 자유로움을 느껴요. 신경은 죽었지만 몸을 움직여 근력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권투 선수로 활동하던 이영호 선수는 14년 전 사고를 당한 뒤 댄스스포츠를 시작했다. 최은경 기자
초기에는 재활에 도움이 될까 해서 취미로 했다. 그러다 김용우 선수가 국가대표로 활동하는 것을 보고 진지하게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이 선수의 말이다. “박자를 타는 손맛이라고 할까요. 묘한 매력이 있어요. 실업팀 선수가 되고나서 타이틀을 지켜야 한다는 부담이 생겼지만 춤 추는 것이 좋아요.”
장애인 댄스스포츠 종목은 장애인·비장애인 선수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휠체어를 사용해 비장애인 선수들의 부상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비장애인인 박 선수는 “발·무릎을 자주 다치는데다 챙겨야 할 것이 많지만 장애인 선수들을 빛나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이 종목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울주군청 장애인 댄스스포츠팀이 매일 8시간씩 훈련하는 울산종합운동장 체육관. 최은경 기자
지원이 부족하고 미래가 불투명한 것 역시 걱정거리다. 부산이 집인 이 선수는 실업팀 창단 전에 받았던 우수선수 지원금(월50만원)을 거의 매일 부산과 울산을 오가면서 교통비로 소진했다. 몇 년 전에는 경제적 이유로 운동을 그만두려고도 했었다. 하지만 춤이 좋아 그러지 못했다고. 이 선수는 은퇴 뒤 후배 양성, 체육 정책과 관련한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장 선수는 장애인 인권 상담을 한 경험으로 은퇴 뒤 장애인 스포츠 심리 전문가가 되는 것이 목표다. 그는 “장애가 있는 몸으로 운동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심리 장애가 온다”며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익희·장혜정 선수가 왈츠 음악에 맞춰 연습하고 있다. 두 선수뿐 아니라 '제3의 선수' 휠체어와 호흡도 중요하다. 최은경 기자
울산=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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