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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실험 방사능 누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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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규모 6.2 지진과 함께 8분 뒤 규모 4.6의 추가지진이 연이어 발생했다. 외국 전문기관들은 핵실험 전후의 인공위성사진을 분석해 북한이 핵실험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만탑산 정상에서 대규모(면적 35만 ㎡)의 지표면이 4m 깊이로 침하됐고, 산사태도 계곡부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후 닷새 만인 지난달 8일에는 국내 북동부지역에서 핵실험 증거인 제논이 미량 검출됐다고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발표하기도 했다. 그리고 20일 만인 지난달 23일에 만탑산에서 규모 2.6과 3.2 지진이 또 발생했다. 그런데 핵실험 후 연이어 발생한 추가 지진의 원인과 방사능 누출 여부를 놓고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6차 핵실험 후에 나타난 만탑산 정상부의 대규모 침하, 계곡부에 집중된 산사태, 추가지진 등 일련의 이상 징후들은 현재 만탑산의 암석상태와 앞으로의 위험성을 알려 주는 중요한 정황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만탑산을 구성하고 있는 암석의 특징, 땅속 응력변화에 따른 암석의 움직이는 특성, 하부 갱도와 상부 지표침하의 상관관계, 지표 침하시 방사능물질의 노출 가능성, 산사태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만탑산을 구성하는 화강암은 마그마가 굳어진 암석인데, 한반도에서 가장 흔하다. 필자는 1987년 영국에서 지질학과 토목공학을 융합전공할 당시 박사학위논문 주제가 바로 한국 화강암산의 풍화와 암석 균열상태, 이에 따른 토목공학적인 연구였다. 이 학위 논문과 관련해 미국 국방부 전문가들이 90년대 초 필자가 재직하던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미국 국방부는 화강암 깊은 곳에 만들어진 북한 핵실험장을 파괴하기 위한 목적으로 폭탄을 개발하려 했고, 이를 위해선 국내 화강암의 지질 특성을 알아야 했다.
 
만탑산을 포함해 국내에서 볼 수 있는 화강암산의 특성은 몇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풍화 특성이다. 화강암산은 지표면에 1m 두께의 얇은 토사가 덮여 있고, 그 아래는 암석으로 돼 있다. 암석이 풍화하면서 생긴 흙이 이불처럼 쌓여 있다가 폭우 때 산사태가 발생하면 토사만 흘러내린다. 만탑산도 이와 같은 상태일 것이다.
 
둘째, 산의 균열 특성이다.  정상부는 균열이 적은데 비해 계곡부는 균열이 많아서 취약하다.  6차 핵실험 후 위성사진을 보면 계곡부 하부에 산사태가 집중돼 있다. 이는 하부 핵실험 응력에 의해 균열이 많은 계곡부 암석이 더 쉽게 움직였다는 걸 보여 주는 증거다. 이는 일반적으로 폭우 때 나타나는 산사태의 양상과 전혀 다르다. 폭우 때 산사태는 1m 두께의 얇은 토사가 산 위쪽에서 계곡하부로 흘러내린다.
 
셋째, 같은 화강암산이라고 하더라도 균열상태가 다른데, 이는 나무 발달 상태로 추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화강암으로 구성된 서울의 관악산과 북한산을 비교해보자. 관악산은 균열이 많은 산이다. 균열 틈새로 나무 뿌리가 쉽게 들어가 나무가 많이 자란다. 균열이 많은 만큼 암석 상태는 불량하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북한산의 인수봉은 균열이 적어 나무가 못 자라는 민둥산이나 암석 상태는 매우 양호하다. 만탑산도 나무가 많으므로 균열이 많은 비교적 불량한 암석으로 추정된다.  
 
이런 암석 상태에서 6차례 핵실험으로 인해 갱도 붕괴 및 추가 지진까지 발생한다. 이는 최근 발생한 국내의 갱도 붕괴 사례와 매우 유사하다. 90년대부터 경북 울진 남수산에서 석회암 발파 채굴을 위해 산정상에서 200~250m 깊이에 여러 층의 광산갱도를 만든 적이 있다. 그러다 지난해 2월 갱도가 무너지면서 산정상부에 대규모 타원형 균열(길이 500m, 폭 250m, 만탑산 침하 면적의 40% 규모)과 침하(3m 깊이)가 발생했는데 당시 규모 3.5의 지진이 관측됐다. 그리고 올해 7월 또다시 쿵하는 천둥소리가 나며 큰 진동과 함께 50m 직경의 대규모 싱크홀까지 새로 발생했다. 울진 남수산 사례로 볼 때, 만탑산에서도 앞으로 크고 작은 추가 갱도붕괴 및 지진이 계속되리라 본다.
 
6차 핵실험 후에 만탑산 정상부에서 광범위하게 침하가 발생한 건 땅속 갱도에서부터 만탑산 정상부까지 균열이 길게 연장되었기 때문이다. 이 긴 균열을 따라 방사능이 이미 누출됐을 가능성이 크다. 원상회복은 불가능하다. 균열 틈새를 시멘트 등으로 채울 수는 있으나 범위가 넓어 제대로 보강도 어렵고, 기간도 오래 소요된다. 그런데 추가 핵실험을 서두르는 북한이 그대로 7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더 많은 방사능이 대기 중에 누출될 수 있다. 아울러 지하수를 통한 광범위한 환경오염 재앙도 우려된다.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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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