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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조민호의 이렇게 살면 어때(26) “사랑하고, 사랑하라 스스로를!”

기자
조민호 사진 조민호
내 방에 난 바둑판만한 창을 찍다가 사진 찍히기 싫어하는 내가 찍혔다. [사진 조민호]

내 방에 난 바둑판만한 창을 찍다가 사진 찍히기 싫어하는 내가 찍혔다. [사진 조민호]

 
난 사진 찍는 걸 좋아하지만 사진 찍히는 것은 끔찍이 싫어한다. 단 한 번도 내가 원하는 내 모습이 찍힌 사진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원하는 내 모습 한번도 본 적 없어
사진 찍히는 걸 끔찍히 싫어해
정신건강에 도움 안돼 제멋에 살기로


 
친구 회사에서 주최하는 골프 행사 초대장이 거창까지 날아와 참가한 적이 있다. 박찬호 선수가 그 회사 광고모델이라 각 참가자와 사진을 함께 찍는 이벤트를 한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천하의 박찬호 선수 아닌가.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같이 찍었다. 행사가 끝나면 사진을 액자에 넣어 선물로 준다. 박찬호 선수에겐 미안하지만, 그 사진은 포월침두 휴지통에 들어갔다. 혹시 나는 무슨…
 
 
 효리와 나  
 
 
내가 쓴 '흔들어라' 카피 때문에 많이도 흔들었던 효리. 세상 잡사에 흔들리지 않는 효리의 요즘 모습을 보고 있으면 괜히 대견하고 흐뭇하다. [처음처럼 광고 포스터]

내가 쓴 '흔들어라' 카피 때문에 많이도 흔들었던 효리. 세상 잡사에 흔들리지 않는 효리의 요즘 모습을 보고 있으면 괜히 대견하고 흐뭇하다. [처음처럼 광고 포스터]

 
효리를 좋아해서 소주 광고, 카드 광고 모델로 많이 추천해 찍었다. 촬영이 끝나면 모든 스태프가 효리와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북새통인데, 사람 좋은 효리는 바로 가는 법 없이 원하는 대로 같이 사진을 찍어주었다. 촬영장에서 가장 연장자가 바로 나였다. 체통을 지키느라 나서지 않고 “상무님도 효리랑 한 컷 찍으셔야죠~” 해주면 못 이긴 척 끌려가서 “찍어야지~” 하고 내심 기대하고 있는데, 이것들 하는 말이 “상무님, 사진 찍히는 거 싫어하시는지 몰라? 지난번 보아 하고도 안 찍으셨잖아~” 하는 거다. 앞에 있던 효리가 “췟!” 하고 돌아선다. “아놔~ 효리는 예외라고, 이놈들아!” 할 수도 없고. ㅠㅠ
 
 
[사진 pixabay]

[사진 pixabay]

 
나는 내가 아주 잘 생긴 줄 안다. 그런데 사진 속의 내 모습은 단 한 번도 내 기대를 충족시켜준 적이 없다. 프로 카메라 맨이 찍어도 마찬가지였으니까 카메라를 핑계 댈 수도, 조명 탓을 할 수도 없다. 내가 그렇게 생긴 거였다.
 
목소리도 마찬가지다. 녹음실에서 성우가 늦게 오는 바람에 내가 가 녹음을 하고 내 목소리를 들어 본 적이 있다. 이거 뭐지? 이게 내 목소리라고? 그날 이후 노래방에 가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가더라도 마이크는 절대 잡지 않았다.
 
 
 [사진 pixabay]

[사진 pixabay]

 
스스로를 사랑해야 한다. 자애, 자존, 자뻑~ 나 잘난 맛에 사는 거다. 괜히 나 찍은 사진 보고 낙담해 하는 것은 정신건강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연못이 있으면 연못 속에, 없으면 그냥 거울 보고 거울 속에 빠져 죽는 거다. “아~ 이 잘 생긴 새끼~” 나이 들었다고 주눅들 것 없어. 그냥 사랑하는 거야. 사랑하라, 사랑하라, 특히 나 스스로를~ㅋㅋ
 
그런데 사진 찍히는 걸 즐기는 사람들은 뭐지? 원판보다 더 잘 나오나? 아니면 정말 자신을 사랑하는 걸지도…
 
 
 [사진 pixabay]

[사진 pixabay]

 
조민호 포월침두 주인 minozo@naver.com
 
  
[제작 현예슬]

[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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