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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혼화의 예상치못한 부작용 '더블케어'

도쿄도의 맞벌이 부부인 나카가키 유키(43)씨는 아들 출산에 맞춰 2009년 친정집 근처로 이사를 왔다. 남편이 출근길에 아이를 보육원에 맡기면 부모님이 오후에 아이를 데려와 돌봐줬다. 나카가키씨 부부가 야근으로 늦는 경우엔 친정 집에서 저녁을 먹이고 목욕도 시켜서 재우곤 했다. 
 

육아할 시기에 부모 병간호 동시 부담
결혼 늦고 출산 고령화 '더블케어' 직면
日 정부 집계 전국 25만명...점차 늘어
한창 일할 30ㆍ40대 퇴직 증가
"일 가정 양립 어려움ㆍ불임 증가 복합적 문제"

그런데 이 생활도 친정 어머니가 병으로 입원하면서 180도 달라졌다. 부모님 대신 남편이 보육원에서 아이를 데려왔다. 다행히 어머니의 수술은 잘 됐지만, 친정부모님의 나이도 어느덧 70대. 늘 의지해왔던  부모님이 이제는 보살펴 드려야 하는 대상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더 큰 걱정은 지방에서 홀로 살고 있는 78세의 시어머니다. 시누이가 한 명 있지만 미국에 있어 도움이 안된다. 그는 “매일 다닐 수 있는 거리도 아니고, 만일의 경우 어떻게 해야하는지 남편과 이야기는 하고 있지만 답이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사진=www.kosodate.co.jp]

[사진=www.kosodate.co.jp]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최근 소개한 ‘더블케어’ 가정의 흔한 고민이다. ‘더블케어’는 결혼하는 나이가 점차 늦어지면서 육아를 해야 하는 시기에 부모도 돌봐야 하는 이중 부담을 안게 된 상황을 가리킨다. 저출산과 만혼화 현상이 두드러면서 2010년대 들어 생겨난 개념이다.
 
‘더블케어’라는 용어는 요코하마국립대학 소마 나오코(相馬直子) 교수가 처음 만들었다. 2012년~2014년 동안 6세미만의 자녀를 두고 있는 부모 약 19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약 20%가 부모의 병간호를 동시에 하고 있거나 그런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답한 사람까지 포함하면 약 40%가 더블케어의 당사자라는 게 소마 교수의 설명이다.  
 
출산연령의 급속한 고령화는 통계에서 확인된다. 40세 이후에 출산한 여성은 1985년 약 9000명 이었으나, 2014년엔 5만명을 넘었다. 출산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1985년 0.6%에서 2014년에는 5%로 크게 늘었다. 그만큼 육아와 부모의 병간호를 동시에 맞딱뜨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오사카부 사카이시는 '더블케어' 상담창구를 마련해 주민들의 고충을 상담해주고 있다. [사진=닛케이 스타일]

오사카부 사카이시는 '더블케어' 상담창구를 마련해 주민들의 고충을 상담해주고 있다. [사진=닛케이 스타일]

 
일본 정부는 지난해 4월 총무성의 ‘취업구조 기본조사’를 바탕으로 처음으로 ‘더블케어’ 인구를 추산했다. 이에 따르면 ‘더블케어’에 직면하고 있는 인구는 전국에 25만명으로 집계됐다. 남성이 8만명, 여성이 17만명으로 평균나이 39.7세로 나타났다. 이는 육아를 하고 있는 인구 약 1000만명의 2.5%, 병간호를 하고 있는 인구 약 557만명의 4.5%에 해당한다. 
   
일본 정부가 ‘더블 케어’를 심각한 사회문제로 보는 이유는 노동력 부족 문제와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더블 케어’를 경험한 여성의 39%, 남성의 19%가 ‘육아나 병간호를 이유로 일을 그만 둔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더블케어’ 인구의 80%는 30, 40대여서 한창 사회에서 활약할 노동력이다. 그렇지 않아도 일손 부족으로 허덕이는 상황에서 이는 기업으로서도 큰 문제일 수 밖에 없다.  
 
소마 교수는 “행정이나 기업이 지원책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더블케어에 직면해 괴로워하는 사람 대부분이 여성이다. ‘육아도 병간호도 여성의 역할’이라는 의식부터 바뀌지 않으면 고령화 사회를 버텨나갈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에서 '더블케어'에 직면한 여성 40%가 일을 그만 둔 경험이 있다고 조사됐다. [일러스트=www.minnanokaigo.com]

일본에서 '더블케어'에 직면한 여성 40%가 일을 그만 둔 경험이 있다고 조사됐다. [일러스트=www.minnanokaigo.com]

1947년~1949년에 태어난 단카이세대가 70대가 되는 2017년~2019년에는 ‘더블케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돼왔다. 오사카부(大阪府) 사카이(堺)시는 작년 10월부터 '더블케어' 상담창구를 개설하는 등 원스톱상담을 시작했다. 
 
다이이치 생명경제연구소 기타무라 아이코(北村 安樹子) 주임연구원은 “만혼화는 단순히 개인의 선택의 결과가 아니다. 결혼과 일, 육아를 양립하기가 어려운 환경, 불임으로 고생하는 부부의 증가 등 다양한 배경이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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