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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다산에게 길을 묻다…중고생을 위한 교양 필독서는?

 중·고교 시절에는 나와 주변을 돌아보게 되고 구체적으로 미래를 꿈꾸기 시작한다. 희망에 차면서도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혼란스럽기도 하다. 교사와 학부모 독서교육 연구모임인 ‘전국독서새물결모임’의 안장호(인천 정석항공과학고·인천지회장) 교사는 “나를 성찰하고 미래를 꿈꾸는 독서를 해 보라”고 권한다. 전국독서새물결모임은 전국 초·중·고 교사와 독서교육 전문가, 학부모 등 3만2000여 명이 속해 있다. 독서교육단체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전국 단위 독서토론논술대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교과별 추천도서 목록도 개발해 전국 학교에 무료로 배부한다. 
 
 전국독서새물결모임의 안 교사를 비롯해 강숙희(인천 동양중)·김재수(경남 의령초)·김종연(성보고)·권순애(인천 검암중)·박정현(인천 만수북중)·박희현(인천 생활과학고)·이수진(인천 청라고)·이화수(인천 부평서여중)·임선희(인천 부평공고)·오영애(인천 부개고)·최선길(부산 광명고)·허용회(소명고)·홍은숙(인천 서운고)·황지은(인천 계산여고)·황초희(동화고)·황혜경(인천 제물포고) 교사가 ‘성찰과 미래’를 주제로 한 책들을 추천했다. 김양희 인천 서운고 교감과 임희종 전주신흥고 교감, 고현숙 인천시 강화교육지원청 장학사도 함께 책을 골랐다. 
 
교사가 권하는 연휴 읽을 만한 책 ② <중고생 인문·사회편> 

 
중학생용
『꿈꾸는 미래 진로독서 1·2』(임영규 외, 정인출판사)
 교사들은 중학교 시절 다양한 진로를 탐색해 자신의 적성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중학생들에게 ‘재미있는 직업 이야기’ ‘누구에게 어울릴까’ ‘진로독서 함께해요’ ‘미래를 여는 진로 탐색’ 등의 코너를 통해 다양한 직업을 소개하면서 진로 탐색을 돕는다.
『진로독서 가이드북 - 중학교편』(전국독서새물결모임, 고래가숨쉬는도서관)
 현직 교사들이 진로 탐색에 도움되는 책 200여 권의 정보를 이 한권에 담았다. 책들은 직업 군별로 분류돼 관심 있는 직업과 관련한 책 정보를 얻기가 수월하다. 책과 관련한 토론·논술 주제를 함께 제시하고 있어 학생들은 독서 후 직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자기 적성을 알아가는데 좋도록 구성한 것도 특징이다. 
『소녀, 적정기술을 탐하다』(조승연, 뜨인돌)
14살 중학생 승연이는 과학 수업에서 우연히 적정기술에 대해 알게 되면서 작고 가난한 나라를 돕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된다. 친구들과 동아리 활동을 하며 좌충우돌하는 승연이의 도전이 재미있게 펼쳐진다. 저자는 승연이를 통해 삶은 혼자보다는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함께 살아가야 행복하다는 메세지를 전달한다.
『모두 깜언』(김중미, 창비)
 ‘깜언’은 베트남어로 ‘감사합니다’는 뜻이다. 이 책은 다문화·학교폭력·외교 등 무거운 주제를 주인공인 여중생 유정이의 눈으로 유쾌하게 풀어낸다. 유정이가 농촌과 도시에서 겪는 일화를 통해 세상과 친구들의 이야기, 꿈에 대한 내용을 풀어낸다. 이번 연휴에 가족의 의미를 돌아보기에도 좋은 책이다.
『빨강 머리 앤이 하는 말』(백영옥, 아르테)
 만화영화 속 ‘빨강 머리 앤’은 무한긍정의 아이콘이다. 이 책은 저자가 빨강 머리 앤의 에피소드 하나하나를 보면서 느낀 정서와 감정을 본인의 삶과 연결해 풀어낸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앤에게서 웃음과 위로를 발견한다. 삶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긍정의 힘을 기르고 싶은 학생에게 추천한다.
『뉴스의 시대』(알랭 드 보통, 문학동네)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매일 수 많은 정보를 만나게 된다. 그 안에는 진실도 있고 거짓도 있다. 혼란스러울 정도로 많은 정보가 가끔은 독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은 우리가 건강한 정보 소비자로서 정보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해석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매일 쏟아지는 뉴스를 목적과 내용에 따라 분류하고 각 뉴스별로 특징을 알기 쉽도록 다양한 시각으로 풀어낸다. 
『다른 게 나쁜 건 아니잖아요』(SBS스페셜 제작팀, 꿈결)
 한국은 이미 다문화사회로 접어들었다. 2020년에는 국내 인구의 5.5%(270만 명)가 외국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책은 다문화사회를 바라보는 한국인의 시각을 냉철하게 파헤친다. “마음을 다쳐도 스스로 알아서 견디고 치유해야 한다”는 다문화 가정의 10대 아이들의 이야기는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공존과 동행에 대해 많은 울림을 준다. 
『다리를 잃은 걸 기념합니다』(니콜라우스 뉘첼, 서해문집)
 전쟁을 게임으로 즐기는 청소년들에게 전쟁은 어떤 의미일까. 청소년들이 느끼는 전쟁의 참상은 피상적이다. 이 책은 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다리를 잃은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친구와 대화하듯 쉽고 편안하게 들려준다. 전쟁이 한 개인과 가족에게 어떤 고난과 상처를 주는지 생생하게 전달한다. 전쟁의 참상과 평와의 의미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성석제, 창비)
 주인공 황만근은 못생기고 발음이 부정확해 늘 마을 사람들에게 놀림을 당한다. 하지만 그는 늘 벙글벙글 웃는다. 바보같아 보이지만 그는 빚에 허덕이는 농민을 불쌍히 여기고 진정한 농사꾼이 사라지는 현실을 안타까워 하는 등 소신이 뚜렷한 사람이다. 이번 추석 연휴, 못난 외모에 모자란 듯 행동하지만 속 깊고 심지 굳은 황만근을 만나보는건 어떨까. 
 
고등학생용 
『로봇시대, 인간의 일』(구본권, 어크로스)
 영화 ‘터미네이터’ 속 터미네이터는 인간일까 기계일까. 공상과학영화에나 등장하던 로봇이 이제 현실로 다가왔다. 다가올 로봇과 인공지능 시대는 인류에게 축복일까, 아니면 재앙일까. 이 물음에 답을 찾아가다 보면 결국 핵심은 역설적이게도 ‘인간’으로 귀결된다. 

『사피엔스』(유발 하라리, 김영사)
 저자는 유인원에서 인공지능(AI)까지 종횡무진하며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탐구한다. 역사·심리학·과학·문학의 영역을 절묘하게 넘나들며 ‘인류의 본질’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유쾌하게 풀어낸다. 500페이지가 넘는 두께지만 어렵지 않고 쉽게 읽힌다. 저자의 흐름을 따라가다보면 어느 순간 미래의 인간을 그리는 단계에 오게 된다.
『호모데우스』(유발 하라리, 김영사)
 인간의 역사는 무엇에 의해 결정되고 발전할까. 다양한 답이 있을 수 있으나 이 책은 인간 문명의 과거와 미래를 결정하는 키워드로 ‘정보유통의 효율성’을 제시한다. 저자는 인간의 몸과 행동, 제도까지 모두 하나의 시스템, 즉 알고리즘으로 본다. 인간의 역사는 이런 알고리즘이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미래사회에 대한 독창적인 해석이 깊은 통찰을 제시한다.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사이코 다카시, 뜨인돌)
 세계사를 욕망·모더니즘·제국주의·몬스터·종교 5개의 키워드로 고찰한 책이다. 희소 문물과 힘에 대한 욕망으로 고대부터 현대까지 역사를 재해석하는 등 독창적인 시각을 제시한다. 저자는 역사를 박제화된 기록이 아닌 우리 곁에 살아 숨쉬게 한다. 역사에 대한 독특하고 새로운 시각을 만나고 싶어하는 학생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처음 만나는 문화인류학』(한국문화인류학회, 일조각)
 문화인류학은 인간의 존재와 본질을 탐구하는 학문 분야다. 다른 나라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연구한다. 14명의 저자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전 세계 다양한 사람의 삶과 문화를 조명하며 인류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다양한 관점을 제시한다.
『핵폭발 뒤 최후의 아이들』(구드룬 파우제방, 보물창고)
 핵폭발이 일어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 책은 방학을 맞아 휴가를 떠난 한 가족이 핵폭발 뒤 겪게 되는 비극적인 현실을 생생하게 그린 소설이다. 핵폭발이 벌어진 뒤 세상은 살인과 약탈이 만연한 인간성을 상실한 시대로 변한다. 그런 시대에도 서로를 위하는 따듯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핵의 위험과 인간의 본질에 대한 깊은 울림을 준다.
『사마천, 인간의 길을 묻다』(김영수, 위즈덤 하우스)
 3000년 중국사를 다룬 최초의 통사『사기』의 흔적을 찾아 저자가 160여 회 직접 중국 곳곳을 탐방한 기록을 수필처럼 쉽게 전달하다. 사마천의 『사기』는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을 제시한다. 삶과 죽음, 인간관계, 권력, 리더십, 법과 제도 등 인간과 사회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삼국지, 백번 읽는 것보다 사기 한번 읽는 것이 낫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 이번 추석 책을 통해 사마천과 만나보는 건 어떨까.
『착한 사람 문성현』(윤영수, 창비)
 ‘착함’이란 무엇일까. 속도와 경쟁을 중시하는 현대사회에서 때론 착하다는 것은 바보스럽고 무가치한 것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뇌성마비를 앓는 주인공 문성현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인의 탐욕과 연민의 이중적 잣대를 돌아보게 한다. 인간의 존엄·평등과 같은 삶의 가치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장자, 아파트 경비원이 되다』(김경윤, 사계절)
 쳇바퀴 돌듯 바삐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 사색과 성찰은 가끔 무의미해 보이기까지 한다. 철학은 어렵고 실천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런 우리에게 자연과 공존하며 자유와 평등을 이야기했던 장자의 사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장자의 우화를 통해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법을 깨닫는 건 어떨까.
『철학의 위안』(알랭 드 보통, 청미래)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인공지능의 출현을 앞둔 인류는 막연한 불안함에 휩싸인다. 경쟁에 밀리고 능력도 부족하고 인공지능까지 위협한다면, ‘나의 인생’은 어떻게 될까. 이 책은 ‘나는 누구인가’,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무겁고 난해한 주제를 이론과 훈계로 답하지 않고 철학자의 삶을 통해 쉽게 전달한다. 소크라테스·에피쿠로스·세네카·몽테뉴·쇼펜하우어·니체 등 6명의 철학자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인간의 본질을 탐구한다.
『다산의 아버님께』(안소영, 보림출판사)
 다산 정약용은 조선 후기 실학을 집대성한 대학자다. 유배 중 학문의 끈을 놓지 않을 정도로 강직했다. 정약용도 개인으로선 아버지이자 남편이었다. 이 책은 늘 자식과 부인을 걱정했던 ‘인간 정약용’을 조명한다. 정약용의 저서와 편지 속에 숨겨진 고난의 세월과 희망의 흔적을 되살려 내 깊은 감동을 준다.
 
정리=정현진 기자 jeong.hyeon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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