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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인사이드] 정권 실세 틈에서 별명 많은 살림꾼이 사는 법

청와대의 안살림을 책임지는 이정도(52) 청와대 총무비서관에게는 유난히 별명이 많다.
 

청와대 안살림 책임지는 이정도(52) 청와대 총무비서관
7급 출신으로 엘리트 관료 많은 기획재정부에서도 두각
청와대에선 ‘통곡의 절벽’ 별명 붙을 만큼 짠돌이 살림

청와대 각 수석실이 업무를 위해 돈을 쓸 일이 있을 때면 이 비서관을 거쳐야 하는데 그럴 때마다 “예산을 아껴야 한다”며 거절하는 경우가 많아 ‘통곡의 절벽’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서명이 들어간 손목시계가 이른바 ‘이니템’의 대표 상품으로 인기를 끌며 대통령 시계를 달라고 요청하는 청와대 직원들이 많지만 이 비서관은 그럴 때마다 원칙을 내세워 시계를 주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생긴 별명은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사람에서 따온 ‘찔러도 시계 하나 안 나올 사람’이다.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 김성룡 기자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 김성룡 기자

지난 5월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들어오기 전에도 이 비서관의 친정인 기획재정부에는 “‘이 정도’는 일을 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다고 한다. 행정고시가 아닌 7급 공채 출신이면서도 엘리트 관료가 즐비한 기획재정부에서 이 비서관이 업무 능력을 인정받으면서 이름을 빗대 칭찬하는 표현으로 쓰였다고 한다.

내로라하는 권력 실세가 많고 시민단체나 교수, 정치인 출신이 핵심 주류인 청와대에서 정통 관료 출신인 이 비서관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맡은 자리 자체가 역대 정권의 핵심 보직이었기 때문이다. 역대 청와대에서 총무비서관은 ‘대통령의 집사’와 같은 역할을 했다. 그러다 보니 총무비서관 자리는 언제든 터질 수 있는 ‘비리의 뇌관’ 같은 자리이기도 했다. 역대 총무비서관 상당수는 법의 심판을 받거나 불명예 퇴진을 하는 불운을 겪었다.
 
문 대통령은 그런 자리에 별다른 인연이 없는 이 비서관을 발탁했다. 이 비서관은 노무현 청와대에서 변양균 당시 정책실장이 청와대에 입성하자 경제정책수석실에서 행정관으로 일한 경험은 있지만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문 대통령과 따로 대화조차 나눈 기억이 없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취임 다음날인 5월 11일 신임 수석, 비서관과의 오찬에서 이 비서관에게 “그동안 총무비서관은 패밀리(가족)처럼 그런 (친분) 관계있는 분이 맡아야 하는, 뭔가 좀 비밀스러운 직책이었는데 저는 좀 투명하게 운용해 보고 싶다”며 “청와대 살림살이를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11일 오후 청와대 참모진과 오찬을 함께한 뒤 커피를 들고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조국 민정수석, 권혁기 춘추관장, 문 대통령, 이정도 총무비서관, 조현옥 인사수석, 송인배 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일정총괄팀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임종석 비서실장. 김성룡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11일 오후 청와대 참모진과 오찬을 함께한 뒤 커피를 들고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조국 민정수석, 권혁기 춘추관장, 문 대통령, 이정도 총무비서관, 조현옥 인사수석, 송인배 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일정총괄팀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임종석 비서실장. 김성룡 기자

출범 5개월을 앞두고 있는 청와대의 살림 방법은 실제 변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비서관의 주도로 청와대는 허투로 예산을 쓰는 행위를 상당수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관행과의 단절’이다. 청와대는 출범 직후에 ‘정권이 바뀔 때 별정직 공무원에 대해 퇴직 후 3개월 동안 70%의 급여를 지급’하는 조항을 1개월로 줄였다. 늘 공무원이었다는 의미로 ‘늘공’으로 불리는 직업공무원과 달리 대선 캠프 등에서 일하다가 어쩌다 공무원이 됐다는 의미로 ‘어공’이라 불리는 청와대 직원들이 새 일자리를 구할 때 겪는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주자는 취지의 관행이었다.
 
역대 청와대가 줄곧 그렇게 해왔고, 현 청와대 직원들에게도 적용될 규정이었기 때문에 상당수 청와대 참모들은 규정을 바뀌는 걸 반대했다고 한다. 또한 “굳이 (박근혜 청와대 직원들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 비서관은 “우리 돈이면 상관없지만 국민 세금 아니냐”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고, 결국 문 대통령도 이 비서관의 의견에 손을 들어주면서 결국 관련 조항은 바뀌게 됐다고 한다.
 
이 비서관은 청와대 직원의 연차휴가 일수를 실제 근무 기간에 비례해 부여하도록 청와대 내규도 바꿨다. 그 바람에 지난 5월 취임한 문 대통령의 올해 연차도 당초 21일에서 14일로 줄어들었다. 또한 이번 추석 연휴를 앞두고는 전통시장 살리기와 내수활성화를 위해 청와대 직원에게 지급된 복지포인트로 전통시장 상품권을 공동 구매하자는 아이디어를 내고 실천으로도 옮겼다.
 
청와대 내에선 지금까지 보여준 이 비서관의 업무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앞으로 이 비서관이 각종 의혹에 연루되지 않는다면 이 비서관은 총무비서관의 새로운 ‘전형(典型)’으로 기록될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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