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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이후 부동산 시장은]'관망세' 접어든 시장… 양극화 속 옥석 가려내야

경기도 분당 일대 아파트 밀집지역 전경. [중앙포토]

경기도 분당 일대 아파트 밀집지역 전경. [중앙포토]

5일 경기도 분당구 서현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투기과열지구로 추가 지정된 뒤 실거래만 가끔 이어질 뿐 매수 문의나 거래가 뜸해졌다. 하지만 거래가 없다고 해서 아파트값이 크게 떨어진 것도 아니다. 말 그대로 ‘눈치 보기’에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9월 주택가격 상승세 한풀 꺾여… 규제 본격 적용하고 입주 물량 증가
매수 서두를 필요 없지만 부양가족 많은 장기 무주택자에겐 '기회'
재건축 시장 전망 어둡고 전월세 양극화 심화, 오피스텔은 안갯속
전문가 "대출 끌어쓰기보다 '돈'에 '집' 맞추는 보수적 접근 유효"

 
확실히 최근 부동산 시장은 ‘관망세’다. 정부가 의도한 대로 ‘투자(투기) 수요’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집값은  계속 오르는 게 아니라 사이클을 이루며 등락을 거듭한다. 특히 올 상반기에 집값이 많이 올라 단기적으로 크게 오르기 벅찬 구조다. 거기에 규제 태풍까지 불어닥쳤다. 
자료: 한국감정원

자료: 한국감정원

시장에 미친 영향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한국감정원 ‘9월 전국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9월 서울 주택(아파트ㆍ연립ㆍ다세대ㆍ단독ㆍ다가구 포함) 매매가격은 지난달 대비 0.07% 상승했다. 오름폭이 지난달(0.45%)에 비해 크게 줄었다. 2016년 3월(0.01%)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8ㆍ2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책의 직격탄을 맞은 강동구(-0.14%)ㆍ서초구(-0.13%)ㆍ강남구(-0.09%) 등 ‘강남 4구’ 주택 가격이 약세를 보였다. 지난달 투기과열지구ㆍ투기지역으로 중복으로 지정된 노원구는 0.18% 하락해 서울에서 가장 많이 떨어졌다. 역시 투기지역으로 중복으로 지정된 성동구도 0.14%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범위를 아파트로만 좁혔을 땐 대책 효과가 더 분명해진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달보다 0.01%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값이 떨어진 건 지난해 3월(-0.01%)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이런 상황에서 재테크의 최대 적은 쓸데없이 서두르는 것이다. 지금이 아니더라도 기회는 또 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위원은 “실거주 목적의 내 집 마련은 구매력이 된다면 공급 과잉 지역을 제외하곤 매수해도 좋다. 하지만 투자 목적이라면 인내력을 갖고 기다리며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는 것도 괜찮다”고 조언했다.
 
추석 연휴 이후 부동산 시장을 주도할 흐름은 크게 두 갈래다. 먼저 8ㆍ2 대책에서 발표한 각종 규제가 투기과열지구에서 시차를 두고 본격 적용된다. 예를 들어 분양가상한제가 10월 말부터 본격 적용된다. 서울 전역과 경기도 분당 등 수도권을 비롯해 세종시, 대구 수성구가 적용 지역으로 거론된다.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고분양가 행보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장치다. 청약 1순위 자격 요건을 강화하고 가점제를 확대하는 내용의 청약제도 개편안은 지난달 20일 입주자 모집을 공고한 아파트부터 시행됐다.
 
재건축만 해도 재건축 조합원에게 ‘핵폭탄’으로 불리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내년부터 부활한다. 재건축으로 얻은 이익이 가구당 편균 3000만원이 넘을 경우 초과이익의 최대 50%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제조다. 
 
내년 4월부턴 다주택자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중과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8ㆍ2 대책은 국회 법률 개정과 맞물려 있는 내용이 많아 일시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 시차를 두고 연쇄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큰 흐름은 입주 물량의 폭발적인 증가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 하반기 전국 입주 예정 물량은 31만3000가구다. 상반기(26만1000가구)보다 약 20% 많다. 2010년 이후 역대 최대 입주 물량이다. “수급 앞에 장사없다”는 증시 격언은 부동산 시장에서도 통한다. 단기간에 입주가 급격히 늘면 전셋값이 약세를 보인다.
 
지방의 경우 가뜩이나 미분양이 늘어나는 추세다. 여기에 입주 폭탄까지 떨어지면 시장이 급속도로 양극화할 수 있다. 연구원은 입주물량 급증이 예상되는 지역으로 경기ㆍ인천ㆍ대구ㆍ울산ㆍ경남ㆍ충남 등을 꼽았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입주 물량이 급증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미입주, 신규 분양 단지에서 미분양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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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집을 사야할까.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은 ‘매수자’ 우위 시장이다. 집값 상승세가 한풀 꺾인데다 정부가 추가 대책도 예고한 상태라 매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청약가점제 적용 물량이 대폭 늘어난 점은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부양가족이 많은 장기 무주택자라면 인기 지역 당첨확률이 높아진 만큼 적극적으로 청약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차장은 “서울 분양시장 전망은 좋다고 본다. 특히 주택도시보증(HUG)에서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한 강남 4구, 경기도 과천에서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이 계획돼 특별공급 대상자거나 청약가점이 높은 사람이라면 청약할만 하다”고 말했다. 
 
전재범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 상승기에 단기 차익을 노린 ‘갭 투자(전세가율 높은 주택을 전세를 끼고 산 뒤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는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최근 최고 50층 재건축이 확정된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아파트 전경. 내년 부활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은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중앙포토]

최근 최고 50층 재건축이 확정된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아파트 전경. 내년 부활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은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중앙포토]

정부 규제의 직격탄을 맞은 재건축 아파트는 시장 전망이 어두운 편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위원은 “내년 초 부활 예정인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해간 단지라면 몰라도 사업속도가 느린 곳은 거품이 끼었을 가능성이 높다. 일단은 지켜보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신정섭 신한은행 차장은 “재건축 사업 수익성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분양가상한제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영향으로 투자 매력이 낮아질질 전망이다. 구입 시기를 내년 이후로 미루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전월세 시장은 양극화가 심화할 전망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입주 물량이 많은 수도권은 ‘갬’, 전세 수요가 많은 서울은 ‘흐림’”이라고 내다봤다. 박원갑 수석위원은 “입주 물량이 워낙 많아 안정세를 다질 전망이다. 특히 물량이 몰린 수도권ㆍ지방은 ‘역전세난(전세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현상)’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8ㆍ2 대책 이전까지 청약ㆍ전매 제한이 없어 ‘규제 무풍지대’로 주목받았던 오피스텔은 전망이 엇갈렸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오피스텔은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물렁한’ 규제를 적용했다. 아파트와 달리 실수요자라면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김덕례 주택정책실장은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데다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꾸준해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반면 신정섭 신한은행 차장은 “임대수익률이 낮아지는 추세인데다 금리까지 오를 경우 실질 수익률 하락이 가속화할 것”이라며 ‘흐림’으로 내다봤다.
 
박원갑 수석위원은 “시장이 안갯속일 수록 대출받아 투자하는 레버리지(지렛대) 극대화 전략보다 보수적인 접근이 바람직하다. ‘집’에 ‘돈’을 맞추기보다 ‘돈’에 ‘집’을 맞출 때란 얘기”라고 강조했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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