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굿모닝 내셔널]'골목 여행의 천국' 전주 서학동예술마을 가보니

"골목길에서 / 널 기다리네 / 아무도 없는 / 쓸쓸한 골목길"  
 

전주천 두고 한옥마을과 마주한 동네
옛 풍경 간직한 골목길 걷기 좋은 곳
교사·학생 많아 '선생촌'으로 불리다
2010년 작가들 모이면서 예술촌 형성
화가·도예가 등 갤러리·공방 20여 곳

가수 이재민이 부른 '골목길'의 가사 일부다. 누군가에게 골목길은 어릴 때 친구들과 숨바꼭질하던 동심의 장소이고, 누군가에게는 첫사랑과 입맞춤한 두근거리는 공간이다. 골목길은 '큰길에서 들어가 동네 안을 이리저리 통하는 좁은 길'을 말한다. 아파트 단지가 즐비한 도시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길이 됐다.
 
지난 26일 드론으로 촬영한 전북 전주시 서학동예술마을(오른쪽) 모습. 전주천을 사이에 두고 전주 한옥마을이 보인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26일 드론으로 촬영한 전북 전주시 서학동예술마을(오른쪽) 모습. 전주천을 사이에 두고 전주 한옥마을이 보인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26일 드론으로 촬영한 전북 전주시 서학동예술마을(오른쪽) 모습. 전주천을 사이에 두고 전주 한옥마을이 보인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26일 드론으로 촬영한 전북 전주시 서학동예술마을(오른쪽) 모습. 전주천을 사이에 두고 전주 한옥마을이 보인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북 전주시는 여전히 골목길이 많이 남은 도시 가운데 하나다. 1년에 1000만 명의 관광객이 몰리는 전주 한옥마을과 전주천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서학동예술마을은 '골목 여행의 천국'으로 불린다. 평일에도 인파로 북적이는 한옥마을과 달리 한적하게 골목 구석구석을 자유롭게 걷기에 좋은 동네다.  
 
전주시 서학동은 원래 '선생촌'이라 불렸다. 마을 안에 전주교대와 전주교대부설초등학교가 있고 교사와 학생들이 많아서다. 전북도가 2005년 인근 전동에서 효자동으로 청사를 옮기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2010년 9월 음악가 이형로(53)씨와 소설가 김저운(61·여)씨 부부가 마을 중심에 있던 한옥을 고쳐 '벼리채'라는 문패를 달고 창작 활동을 하면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이후 예술가들이 하나둘 이 마을에 작업실 겸 안식처를 마련하면서 자연스레 예술촌이 만들어졌다.  
 
전주 서학동예술마을의 골목 풍경. 프리랜서 장정필

전주 서학동예술마을의 골목 풍경. 프리랜서 장정필

지금은 30~60대에 걸쳐 화가와 설치미술가·음악가·도예가·사진작가 등 예술가 30여 명이 마을 주민과 공존하고 있다. 1980년~1990년대 옛 풍경을 간직한 골목길에는 오랫동안 주민들과 함께해 온 쌀집과 떡집·이발소 등 일반 상점들 사이사이에 예술가들이 운영하는 갤러리와 공방이 오밀조밀하게 자리 잡고 있다.
 
지난달 25일 오후 3시 서학동예술마을 들머리에 있는 '서학아트스페이스'. 지하 1층 작업실에서 '서학아트스페이스' 관장인 조각가 김성균(45·여)씨가 찰흙으로 뭔가를 빚고 있었다. 민화에 나오는 호랑이였다. 작업실 옆에는 김씨의 조각 작품들이 진열돼 있었다. 한옥 툇마루와 대들보 등에서 나온 송판들로 만든 것들이다. 
 
김씨는 이들 작품에 대해 "'나'는 갑자기 나온 게 아니고 수많은 조상들의 유전자가 구축된 것"이라며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표현하기 위해 각각의 쓰임새에 따라 다른 경험을 가진 나무 조각을 재료로 썼다"고 설명했다.
전북 전주시 서학동예술마을 들머리에 자리 잡은 '서학아트스페이스'. 프리랜서 장정필

전북 전주시 서학동예술마을 들머리에 자리 잡은 '서학아트스페이스'. 프리랜서 장정필

서학아트스페이스에서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 프리랜서 장정필

서학아트스페이스에서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 프리랜서 장정필

 
김씨는 2013년 12월 갤러리와 작업실·카페·게스트하우스를 갖춘 '서학아트스페이스'를 열었다. 당초 탁구장과 미용실·전파사·건강원이 있던 3층 건물을 김씨가 사들여 복합 문화 공간으로 개조했다. 작업실이 있는 지하는 '콜라텍'(콜라+디스코텍)이었다.
 
김씨는 1층에서 자신이 만든 도자기와 쟁반·앞치마 등은 물론 다른 작가들이 만든 소품도 판다. 1층 카페는 조각과 그림 등이 곳곳에 전시돼 갤러리나 다름 없다. 3층 게스트하우스에는 방마다 고흐와 피카소 등 유명 화가들의 이름이 붙었다. 김씨는 "한옥마을에 온 관광객들이 알음알음 찾아 온다"고 말했다.  
 

서학아트스페이스 1층 카페. 그림과 조각 등이 많아 갤러리와 다름 없다. 프리랜서 장정필

서학아트스페이스 지하 1층 작업실에서 조각가 김성균씨가 찰흙으로 민화 속 호랑이를 빚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서학아트스페이스 지하 1층 작업실 겸 전시실. 프리랜서 장정필
그는 최근 '서학아트스페이스' 2층 갤러리를 활용한 '아방가르드 인 서학'이라는 축제를 기획했다. 지역의 젊은 예술가들에게 본인을 알릴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 주기 위해서다. 아방가르드(avant-garde)는 예술 운동에서 선구적이고 실험적인 창작을 시도하는 사람이나 단체를 말한다.

서학아트스페이스 1층 소품 판매장 모습. 프리랜서 장정필

서학아트스페이스 1층에서 파는 소품들. 프리랜서 장정필
서학아트스페이스 1층에서 파는 소품들. 프리랜서 장정필
 
매달 첫째 주 수요일마다 축제를 여는데 이미 지난 8월 2일과 지난달 6일 두 차례 현대무용가와 인디밴드·팝핀댄서 등이 무대에 섰다. 김씨는 "다른 예술가들의 공간으로 축제를 확대하고 횟수도 늘릴 계획"이라며 "예술가들은 서학동예술마을을 자신만의 개성과 색깔이 드러나는 밀도 있는 예술 공간으로 가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학아트스페이스 2층에 있는 갤러리 겸 전시장. 프리랜서 장정필

 
'서학아트스페이스' 맞은편에는 '인디앨리 토경'이 있다. 도예가 유애숙(51·여)씨와 화가인 딸 조원(27·여)씨가 운영하는 작업실 겸 카페다. 50년 넘게 병원으로 쓰였던 건물을 유씨 모녀가 2011년께 사들여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인디앨리(in the alley)는 '골목 안'이란 의미이고 토경(土璟)은 유씨의 호(號)다. 유씨는 "골목 안에 있는 유애숙의 작업실이란 뜻"이라고 설명했다.  

도예가 유애숙씨와 화가인 딸 조원씨가 병원 건물을 개조해 문을 연 '인디앨리 토경'. 프리랜서 장정필

도예가 유애숙씨와 화가인 딸 조원씨가 병원 건물을 개조해 문을 연 '인디앨리 토경'. 프리랜서 장정필
화가 조원씨가 매니저로 일하는 '피크니크 아트카페' 내부 모습. 프리랜서 장정필
'인디앨리 토경' 정원 모습. 프리랜서 장정필
 
'인디앨리 토경'은 재생 건축으로도 유명하다. 접수 창구와 진료실 등 병원 골격을 원형 그대로 살려 리모델링했기 때문이다. 창문도 거울로 재활용했다. 유씨는 "딸아이(조원)가 건물 안팎을 직접 페인트칠했다"며 "접수 창구는 딸이 작업실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엔 유씨가 작업실로 쓰던 건물 일부를 개조해 '피크니크 아트카페'를 열었다. 카페 벽에는 조씨와 그의 동료들이 그린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카페 정원은 예술가들의 공연장이 되기도 한다.  
오래된 한옥 건물에 사진 전시실과 카페 등이 꾸며진 '서학동사진관'. 프리랜서 장정필

오래된 한옥 건물에 사진 전시실과 카페 등이 꾸며진 '서학동사진관'. 프리랜서 장정필

 
'인디앨리 토경' 옆 골목을 따라 깊숙이 들어가면 길 끄트머리에 '서학동사진관'이 있다. 오래된 한옥 건물에 사진 전시실과 카페 등이 꾸며진 곳이다. '서학동사진관'에서는 주인장인 사진작가 김지연(69)씨의 작품뿐 아니라 다른 작가들의 사진도 감상할 수 있다.
 
김씨는 앞서 전북 진안에서 갤러리 겸 공동체 박물관인 '계남정미소'를 운영하기도 했다. 관람료는 찻값으로 대신한다. 누구나 차를 마시면서 작품들을 둘러보면 된다.  
 

서학동예술마을에서 화가 부부인 이희춘·임현정씨 부부가 운영하는 '선재미술관'. 프리랜서 장정필

화가 이희춘씨가 선재미술관에서 그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서학동예술마을의 다른 골목에 둥지를 튼 '선재미술관'은 부부 화가인 이희춘(55)씨와 임현정(50·여)씨가 2012년 5월 문을 열었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뜻하는 '화양연화(花樣年華)'라는 주제로 이씨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관람은 무료다. 원하는 사람에겐 아내 임씨가 꽃차도 만들어 준다.
 
미술관 맞은편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면 이씨 부부가 운영하는 작업실 겸 게스트하우스가 나온다. '화가가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로 입소문 난 곳이다. 2층 작업실에는 이씨가 그린 작품들이 벽마다 빼곡히 걸려 있다. 
 
국내외에서 이미 20여 차례 전시회를 가진 이씨는 오는 11월 12일부터 18일까지 독일 칼스루에서 개인전을 열 정도로 이름값 있는 중견 화가다. 이씨는 "게스트하우스 손님들에게는 직접 원두 커피도 타주고 작품도 구경시켜 준다"고 했다.  

화가 이희춘씨가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이희춘씨의 작업실. 프리랜서 장정필
 
서학동예술마을에는 이들 갤러리 말고도 아기자기하고 이색적인 공간이 많다. 주말에만 개방하는 카페 겸 화실 '적요숨쉬다', 프랑스 자수 공방 '이소', 골동품과 가구를 전시하는 '마담초이' 등이다. '초록장화' 등 작업실을 겸한 게스트하우스도 마을 곳곳에 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주말에만 개방하는 카페 겸 화실 '적요숨쉬다'. 프리랜서 장정필

주말에만 개방하는 카페 겸 화실 '적요숨쉬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주 서학동예술마을 위치. [사진 네이버 지도 캡처]

전주 서학동예술마을 위치. [사진 네이버 지도 캡처]

 
굿모닝 내셔널 더보기
관련기사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