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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는 킬링필드였다…59명 사상자 발생(종합)

 미국 사상 최악의 총기 난사사건으로 인해 사망자 수는 59명까지 늘었고, 부상자도 520명을 넘어서고 있다.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전역은 슬픔과 충격에 빠졌다.
사건이 발생한지 만 하루가 지나면서 관광객들이 촛불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사건이 발생한지 만 하루가 지나면서 관광객들이 촛불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총기난사 사건 후 슬픔과 충격
용의자 범행동기는 오리무중
IS와 연관성은 드러나지 않아

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64세 백인 남성 용의자는 전날 밤 10시 8분께 만달레이 베이 호텔 32층에서 자동화기를 이용해 300m 떨어진 야외콘서트장에 모여있는 2만2000여 명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퍼부었다. 특히 출구를 찾다가 막다른 길에 갇힌 군중에 집중적으로 난사하면서 가장 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다. ‘킬링필드’가 따로 없었다.  
11시 20분 특수기동대(SWAT)이 그의 방에 폭탄을 터뜨리고 급습했을 때 백인 남성은 숨진 채로 발견됐다고 경찰이 밝혔다.
 
CNN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경찰은 라스베이거스 인근에 거주하던 64세 남성 스티븐 패독을 단독 용의자로 지목했다. SWAT이 급습하기 전 자살한 것으로 확인됐다.
용의자 스티븐 패덕은 1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호텔의 스위트룸에서 유리창 두개를 깨고 총기를 난사했다. [AP=연합뉴스]

용의자 스티븐 패덕은 1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호텔의 스위트룸에서 유리창 두개를 깨고 총기를 난사했다. [AP=연합뉴스]

 
그의 호텔 방에서는 자동소총을 비롯해 16자루의 총과 탄약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북동쪽으로 130㎞ 떨어진 메스키트의 집에서도 총 18자루가 추가로 나왔다. 패덕의 자동차에서는 폭발물 제조에 사용되는 질산암모늄이 발견되기도 했다. 메스키트 이웃들은 패덕이 냉담한 성격에 도박을 좋아한 것으로 기억했다. 비행기 조종사 자격증과 비행기 두 대도 갖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생 에릭 패덕이 보여준 생전의 용의자 스티븐 패덕의 모습. [AP=연합뉴스]

동생 에릭 패덕이 보여준 생전의 용의자 스티븐 패덕의 모습. [AP=연합뉴스]

용의자의 동생 에릭 패덕은 2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형은 과거 회계사로 일했고 군 복무를 한 적은 없다. 총기에 열광하는 사람도 아니었다”면서 “2주 전 모친과 대화를 하다가 모친이 보행보조기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알고 바로 보내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모친은 아들의 범행을 알고 엄청난 충격에 빠졌다고 한다. 실제 용의자는 지금껏 교통법규 위반 외에는 범죄경력도 없는 평범한 은퇴자였다고 전했다.  
 
에릭은 “스티븐은 상당한 부를 갖고 있다. 도박에서 돈을 따면 내게 얘기를 했고 잃으면 불평을 했다”면서 “1년 전 형이 플로리다주 멜버른에서 메스키트로 이사할 때 도와줬는데, 당시에는 기관총을 소지하고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에릭은 패독이 한때 결혼했으나 이후 여자친구인 마리루 댄리(62)와 생활해왔다며 슬하에 자녀는 없다고 전했다. 경찰은 패덕과 함께 호텔에 투숙한 댄리가 패덕의 범행을 도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으나, 조사 결과 혐의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에릭은 아버지 벤자민 호스킨스 패덕이 유명한 은행 강도로 연방수사국(FBI)의 10대 수배자 명단에 든 적이 있다고 말했다. 폭스뉴스 등은 1969년 FBI의 탈옥자 수배 포스터에 벤자민 패덕이 등장했으며, 그가 사이코패스 진단을 받고 자살 충동을 느끼는 위험한 인물로 묘사됐다고 보도했다.  
 
총격사건이 발생한 뒤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용의자가 최근 이슬람으로 개종했다고 주장하면서 배후를 자처했으나 미국 당국은 IS와의 직접적 연계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마크 허치슨 네바다 주지사는 “패덕이 경찰의 감시대상이 아니었고 IS와 연관성도 없다”면서 “이것은 완전히 미친 비정상인의 범행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패덕의 범행 동기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자살을 선택하면서 오리무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 백악관에서 이번 범행을 “완전한 악의 행위”라고 규탄하면서 희생자와 그 가족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랑과 희망이 우리를 묶을 것”이라고 피해자들에게 위로를 전했으며, 오는 4일에 라스베이거스를 찾을 예정이다. 백악관은 이날 희생자를 애도하는 의미로 조기를 게양했다.
 
총격사건이 벌어지고 하루가 지나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야외콘서트장 전경. 사건발생 당시의 아우성이 들리는듯 하다.[AP=연합뉴스]

총격사건이 벌어지고 하루가 지나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야외콘서트장 전경. 사건발생 당시의 아우성이 들리는듯 하다.[AP=연합뉴스]

이번 사건은 미국 현대사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으로 기록됐다. 자동화기가 처음으로 사용돼 피해규모를 더 키웠다는 분석이다. 자연스럽게 총기규제론이 재점화됐다. 그러나 백악관은 총기규제를 논의할 때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2일 정례 브리핑에서 총기규제와 관련하여 “정치적인 논의에는 때와 장소가 있는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은 미국을 하나로 단결시킬 때”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직 범행 동기가 밝혀지지 않았고, 모든 사실, 다시 말해 어젯밤 일어난 상황을 충분히 파악하지 않은 시점에서 정책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최대 로비단체인 전미총기협회(NRA)가 트럼프의 강력한 지지세력이기 때문에 그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갑자기 총기규제로 마음을 돌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로스앤젤레스 주재 총영사관 측은  “이번 총격 사건과 관련해 우리 국민 피해는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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