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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상수가 된 트럼프발 외교 도전

유지혜 정치부 기자

유지혜 정치부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은 정상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대통령이 하는 발언에는 ‘말 값’이라는 것이 있다”는 말을 참모들에게 자주 했다. 최고 수준의 권한과 책임을 담은 대통령 메시지가 상대국에 갖는 무게감을 강조한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과 직접 대화를 타진 중이라는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발언에 “시간 낭비”라고 면박을 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말 값은 어떻게 쳐 줘야 하나. 내부 회의도 아니고, 1일(현지시간) 트위터로 전 세계에 내보낸 공개 질책이다.
 
전날 “(한·미는) 대북 접촉 채널 유지 노력에 대해 긴밀히 협의해왔다”는 입장을 낸 청와대로선 누구의 말에, 어느 정도 무게감을 둬야 할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미국 내에서도 “이러면 동맹국들이 미 외교관을 믿겠는가”(에이브러햄 덴마크 미 국방부 전 동아시아 부차관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고민해봤자 달라지는 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임기 대부분 호흡을 맞춰야 할 가장 중요한 카운터파트이고, 한국이 걱정할 만한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일러스트=박용석]

[일러스트=박용석]

이로 인한 오판과 오해를 막으려면 특히 북핵 문제 같은 중요한 이슈는 양국 간 긴밀한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 북한의 도발 등 위급 상황에서는 한·미 정상이 수시로 전화를 들고 협의해야 한다. 장관급부터는 그야말로 분·초 단위의 논의가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난 6월 30일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북핵 고위급 전략협의체’ 구성은 감감무소식이다.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되길 바란다면 한국 역시 그래야 한다. 출범 초기 문재인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결정을 번복할 수 있다는 듯한 여지를 두는 태도를 취했던 것은 그런 면에서 아쉽다. 동맹 간의 약속을 깰 수 있다는 신호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견국인 한국이 미국 같은 강대국을 상대할 때는 국익에 기반한 원칙을 정하고, 일관성 있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핵심 이익과 가치에 대해선 동맹국이라도 양보해선 안 되는 선도 있어야 한다. 그 선을 상대국에 알리고 우리의 기준을 존중하도록 하는 것이 지도자의 몫이고, 정상외교의 핵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처럼 그 변화를 미리 짐작하기 어려운 파트너일수록 우리의 원칙과 일관성은 더 중요하다. 문 대통령에게 ‘김정은 관리’에 ‘트럼프 연구’까지 해야 하는 숙제가 쌓이고 있다.
 
유지혜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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