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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살인 개미의 습격

나현철 논설위원

나현철 논설위원

개미는 인간 못지않게 성공한 동물이다. 1억1000만~1억3000만 년 전 백악기 중기에 나타나 공룡 멸종과 인간의 출현을 지켜보며 생존해 왔다. 퓰리처 수상작 『개미』를 함께 쓴 베르트 횔도블러와 에드워드 윌슨은 지구상에 항상 1경 마리의 개미가 산다고 추산한다. 개미 한 마리의 평균 몸무게를 인간의 100만 분의 1로 보고 전부 다 합하면 인간종의 무게와 비슷해진다. 전체 동물 무게의 15~20%다.
 
개미는 1만2000종에 달한다. 작으면 길이 0.75㎜, 크면 5cm이다. 화석 기록에 따르면 한때 6cm가 넘는 큰 개미도 살았다. 사는 방식은 제각각이다. 주로 사냥과 채집을 하지만 농사를 짓고 낙농을 하고 노예를 부리기도 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소설 『개미』에서 인간을 비유하는 동물로 등장시킨 것도 이런 사회성 때문일 것이다. 김병진 원광대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적어도 120종의 개미가 산다. 열대우림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영국과 핀란드(각 40종)보다 훨씬 많다.
 
개미는 오늘날 이주가 가장 활발한 동물이다. 작은 몸을 여행가방이나 수출입 상품에 싣고 국경을 넘나든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고향인 아르헨티나개미는 이미 그린란드와 극지방을 제외한 지구 전역을 ‘정복’했다. 하와이에 사는 50종 이상의 개미 가운데 토종은 한 종도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 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애집개미도 원래 아프리카가 고향인 외래종이다. 한 군집에 여왕개미가 여럿이라 이주와 정착 능력이 탁월하다.
 
개미를 나타내는 한자는 의(蟻)다. ‘의를 아는 벌레’라는 뜻이다. 동양문화에서 오랫동안 개미를 익충으로 받아들여왔다는 점을 시사한다. 하지만 맹독성인 붉은 독개미, 이른바 붉은불개미가 부산항에서 발견되면서 개미에 대한 이런 인식이 바뀔지 모른다. 남미가 원산지인 이 개미는 미국·중국·호주·대만 등 세계 곳곳으로 급속히 퍼지는 중이다. 물릴 경우 호흡곤란이 오거나 심하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한다. 열대성 개미답게 홍수가 나면 일개미들이 뗏목을 만들어 여왕개미를 보호할 만큼 생존력도 강하다. 부산에서도 시멘트 바닥 아래 집을 짓고 1000여 마리가 살고 있는 게 확인됐다. 한번 정착하면 퇴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조기 퇴치만이 답이다.
 
나현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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