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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처는 지방선거 … 차기 주자 차출 vs 보수 야당 통합

문 대통령, 진영논리 고집 땐 지지율 악영향 
국감·예산 처리 앞두고 좌표 수정 가능성도
올 하반기 주요 정치일정

올 하반기 주요 정치일정

출범 5개월째를 향해 가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지지율은 65%를 기록했다. 하지만 추세가 변하고 있다. 6~7월 두 달간 80%대를 지켰던 지지율은 8월에는 70%대, 9월 넷째 주엔 60%대가 됐다.

 
하강 흐름의 원인은 북핵과 인사다. 인사사고가 이어진 데다 북핵 문제 등 자력으로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는 과제가 현안으로 부상하면서 지지율이 조금씩 빠진 결과다. 이 중 인사는 그나마 마무리 수순이다. 남은 주요 자리는 박성진 전 후보자의 사퇴로 공석이 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국회에서 임명안이 부결된 헌법재판소장 정도다. 그러나 장기 과제인 북핵은 언제 어떻게 상황이 변할지 모른다. 커다란 ‘우환’을 안고 국정을 펴 나가야 하는 가운데 이제 추석연휴가 지나면 12일부터 정기국회 국정감사와 예산국회라는 ‘정책의 타임’이 다가온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 100대 과제를 발표했고, 여기에 드는 비용을 9월 초 제출한 예산안에 대부분 반영시켰다. 사회간접자본(SOC)·산업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대선공약대로 복지와 교육, 공공일자리 예산을 대폭 늘렸다. 문 대통령도 “이제 성과와 실적으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121석 소수여당의 국회 운영이 순조로울 리 없다. 특히 문 대통령의 ‘적폐 청산’ 드라이브가 ‘협치’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은 적폐 청산을 ‘개혁’ 또는 ‘혁신’의 동의어로 인식한다. 사정기관과 각 부처는 벌써 관련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높은 지지를 받는 초반에 드라이브를 걸지 않으면 지방선거의 평가 기준이 될 실적을 아예 쌓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드라이브를 걸면 걸수록 자유한국당 등 야권의 반발은 격렬해질 게 분명하다. 정국 대치가 격렬해지면 다시 문 대통령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단 전통적 지지층은 결집시키겠지만 반대로 분열된 보수 야권의 지지층 역시 재결집할 수 있다.
 
관심 있게 지켜볼 대목은 문 대통령이 추석 연휴 직전 ‘전략 수정’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은 분배 중심의 ‘소득 주도 성장’에만 치중했던 경제정책의 중심추를 당분간 공급 중심의 ‘혁신 성장’에 둘 뜻임을 밝혔다. 이상일 아젠다센터 대표는 “탄핵이라는 비정상적 상황에서 문 대통령에게 투표하지 않았지만 정부에 기대를 거는 다수의 관망층은 정치의 정상화를 바란다”며 “국정감사와 주요 법안 처리를 앞두고 타협한 현실적 좌표 수정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강태화 청와대 팀장

강태화 청와대 팀장

121석의 소수여당과 정부의 입장에선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사실상 국정 운영의 동력이나 다름없다. 문 대통령이 70%대 지지율을 회복하거나 최소한 60%대를 유지할지, 아니면 50%대 이하로 떨어질지에 따라 국정 운영의 성패는 물론 내년 지방선거 결과까지 좌우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결국 시선이 진영을 향해 고정돼 있느냐, 아니면 진영 너머를 향해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강태화 청와대 팀장 thkang@joongang.co.kr
 
한국당·바른정당 보수지지층 결집 모색
일각선 안철수·유승민 느슨한 연대설
한국은 다당제를 실험하고 있다. 국회 의석은 현재 더불어민주당(121명), 자유한국당(107명), 국민의당(40명), 바른정당(20명), 정의당(6명)의 5당 구도다. 여당인 민주당뿐 아니라 어느 정당도 자력으로는 법안 하나 통과시키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여야의 정치방정식이 매번 복잡하다. 국정운영 책임이 있는 민주당은 추가경정예산안 등을 통과시킬 때는 1여+3야(국민의당·바른정당·정의당)의 한국당 포위 전략을 썼다. 김명수 대법원장 인준표결 때는 ‘초록은 동색’ 연대(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로 여소야대 상황을 극복했다. 하지만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부결 사례로 보듯 매번 이런 전략이 통한 건 아니었다. 특히 안철수 대표의 등장 이후 국민의당이 호락호락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어정쩡한 다당 구도에 변화의 조짐이 엿보이고 있다. 한국당과 바른정당 내 통합 세력이 ‘야권통합’으로 국면 전환의 계기를 삼으려는 게 전조다. 홍준표 대표의 한국당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으로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고, 내년 6월 지방선거의 동력을 마련하려 한다. 물론 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한 바른정당 내 자강파(당 사수파)가 배수진을 치고 막고 있어 당장은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
 
하지만 내년 6월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보수야당 통합론’에 다시 속도가 붙을 수 있다. 끝내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이 물건너가더라도 또 다른 합종연횡의 변수가 있다. 유승민 의원 등 바른정당 사수파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느슨한 연대’, 혹은 그 이상을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양측 간에는 벌써 탐색전 성격의 물밑 접촉도 있었다고 한다.
 
이런 야권의 통합 또는 연대전략에 맞서 민주당은 ‘포스트 문재인 후보군’을 대거 투입하려는 움직임이다. 대선경선 후보였던 이재명 성남시장의 경기지사 출마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및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의 대구·부산시장 차출설에 박원순 서울시장(경남 창녕 출신)의 경남지사 ‘전출설’까지 나오고 있다. 차기주자군의 재배치를 통해 전력 극대화를 꾀하려는 포석이다. 다만 안희정 충남지사는 지방선거 이후 8월에 열릴 민주당 전당대회에 뜻을 두고 있다고 한다.
 
지방선거를 바라보는 민주당 내 전망은 “나쁘지 않다”(우상호 의원)는 쪽이다. 민주당은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인위적으로 정계개편을 추진하지 않더라도 현재의 5당 구도에서 국민의당이나 바른정당 일부 의원들의 ‘원심력’이 커지면서 변화가 올 것으로 본다.
 
채병건 국회 팀장

채병건 국회 팀장

사실 지금의 다당제는 뿌리가 약하고, 자생력이 충분치 않다. 특히 원내 3, 4당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다당제가 일상인 나라에서처럼 수십 년에 걸쳐 이념과 노선으로 뭉쳐진, 작지만 견고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 과거 3김처럼 정당의 구심력을 유지하게 만드는 자석 같은 당수들도 없다. 이번 추석 민심 탐방 이후의 정기국회에선 물밑에서 오가던 제 정파의 합종연횡 움직임이 조금씩 수면위로 부상할 수도 있다. 
 
채병건 국회 팀장 mfemc@joongang.co.kr
 
김정은, 당 창건일인 10일 전후 추가 도발 우려
미사일 실거리 발사, 핵실험 등 시나리오 거론
한반도 정세가 짙은 안개로 등대조차 보이지 않는다. ‘말폭탄’이란 단어론 담아내지 못할 정도로 북한과 미국은 일촉즉발(一觸卽發)이다.

 
문제는 안개가 더욱 짙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군사적 옵션’과 ‘외교적 해법’을 번갈아 언급하며 치고 빠지기로 협상가 면모를 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강경 일변도다. 지난달 23일 밤 괌에서 B-1B 전략폭격기가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었을 때 미군은 F-15C 전투기와 공중급유기, 다목적 수송기까지 동원했다.
 
북한 역시 “죽음은 있어도 굴복은 없다”고 맞서고 있다. 당장 유엔 총회에 참석했던 북한 외교수장 이용호 외무상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앞으로 미군의 전략폭격기가 북한 근처로 오면 영공 밖이라도 격추하겠다”고 했다. 이에 앞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공식 성명을 통해 “(미국에) 불을 안겨 주겠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런 입장은 30대 초반인 김정은의 호기(豪氣)와 핵·미사일 능력의 고도화가 배경인 듯하다. 미국의 강경정책에 물러설 경우 김정은의 리더십엔 결정적 타격일 수 있다. 전직 안보부처의 고위 당국자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전쟁을 통해 미국의 힘을 경험한 만큼 신중한 모습이었지만 김정은은 즉흥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김정은은 핵과 미사일 카드를 들고 “전략적 지위가 달라졌다. 이번에는 끝장을 보겠다”고 말한다.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 중단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와 제재 해제 ▶북·미 관계 정상화 ▶평화협정 체결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강한 제재와 군사적 압박에도 모든 걸 걸고 핵과 미사일 카드를 활용해 김정은의 체제를 항구적으로 보장받겠다는 의도다.
 
그러면서도 북한은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본토 핵 공격 위협을 받고 있는 미국이 시간에 쫓기는 상황이다. 더구나 내년 2월 평창 겨울올림픽과 연례 한·미 연합훈련인 키리졸브·독수리연습이 예정돼 있어 북한은 이를 명분으로 추가 도발과 자극 수위를 높이면서 입장을 관철해 나갈 가능성이 크다. 당분간 현재 상황이 유지되거나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북한의 도발시점이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지난달 27일 문재인 대통령의 여야 4당 대표 초청 만찬회동 때 10일(당 창건기념일)을 전후해 북한의 추가 도발이 예상된다는 청와대 안보실의 대외비 보고서가 언급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화성-14형 등 각종 미사일의 실거리 발사나 핵실험·국지전 등의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정용수 외교안보팀 차장

정용수 외교안보팀 차장

다만 한·미가 미국의 전략자산을 수시로 들여오면서 억제력을 높이기로 했고, 한국 정부가 전쟁을 막기 위한 미국과의 협력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러시아가 한반도 문제의 중재자로 나서고, 북한도 러시아를 찾아 협의하는 등의 모습도 기대케 하는 부분이다. 이달 중순 유럽 지역에서 예정된 북·미 간 반관반민 접촉(1.5트랙) 역시 한반도의 안개를 거둘 기회가 될 수 있다.  
 
정용수 외교안보팀 차장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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